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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 쉴만한 물가190

예쁜 양귀비꽃 ㅡ 예쁜 꽃양귀비 ㅡ 2020. 10. 5.
정직함에 대해 [겨자씨] 정직한 거미 큰 몸집의 거미를 본 것은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거미 한 마리가 서너 줄의 거미줄을 타고 처마 밑으로 오르고 있었습니다. 잠을 자러 집으로 돌아가는 투였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거미가 궁금했습니다. 놀랍도록 덩치가 컸으니 거미줄을 얼마나 크고 멋지게 쳤을까. 운동장만 한 거미줄엔 어떤 것들이 걸려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가서 보니 어제 본 그대로였습니다. 문득 장난기가 동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한 거미를 골려주고 싶었지요. 끊어지지 않을 만큼 거미줄을 흔들었습니다. 거미줄이 흔들리면 뭔가 걸려든 줄 알고 서둘러 내려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거미는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몇 번을 더 해보았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순간 화들짝 낯이 뜨거워졌던 것은 알량한 우리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2020. 10. 5.
가을 풍경 2020. 9. 28.
가을의 기도 익어가는 가을 이해인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도 익어가네 익어가는 날들은 행복하여라 말이 필요없는 고요한 기도 가을엔 너도 나도 익어서 사랑이 되네 가을의 기도 / 이해인 가을이여 어서 오세요 가을 가을 하고 부르는 동안 나는 금방 흰 구름을 닮은 가을의 시인이 되어 기도의 말을 마음속에 적어봅니다 가을엔 나의 손길이 보이지 않는 바람을 잡아 그리움의 기도로 키우며 노래하길 원합니다 하루하루를 늘 기도로 시작하고 세상 만물을 위해 기도를 멈추지 않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가을엔 나의 발길이 산길을 걷는 수행자처럼 좀 더 성실하고 부지런해지길 원합니다 선과 진리의 길을 찾아 끝까지 인내하며 걸어가는 가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가을엔 나의 언어가 깊은 샘에서 길어 .. 2020.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