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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성경

아브라함

by 은총가득 2020. 8. 26.

고향 우르를 떠나는 아브람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49쪽에 있는 글입니다.>

 

6 아브라함과 롯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의 강물이 마주치는 곳 가까이에 갈대아의 우르라는 도시가 있었다. 이 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하나님 대신에 달을 신으로 섬기고 있었다. 달을 신으로 섬기고 사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이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을 믿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아브람이었다.

하나님은 아브람을 올바르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고 온 세상 사람들의 조상으로 삼기로 약속하시면서 아브람에게 먼 길을 떠나도록 말씀하셨다. 그것은 아브람의 믿음을 통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알리시려는 것이었다.

"아브람아! 너는 이 고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가리키는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도록 복을 주겠다. 그리고 네 이름을 크게 빛나게 해 주겠다. 너를 축복하는 사람을 나도 축복해 주고, 너를 저주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그를 저주하겠다. 땅의 모든 민족은 너 때문에 복을 받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이와 같은 명령과 약속을 받은 아브람은 곧 그 곳을 떠났다. 얼마나 먼 길이며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도 못하는 길이었다. 아브람은 늙으신 아버지 데라를 모시고 아내 사래와 자기 동생 나홀과 나홀의 아내 밀가와 롯과 그 밖에 재산과 많은 종을 거느리고 떠났다. 또 소와 양 떼도 그 뒤를 따르게 했다.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난 아브람의 일행이 오랜 나그네 길 끝에 닿은 곳은 메소포타미아의 하란이라는 도시였다. 이 곳은 장삿꾼들이 사는 곳이었다. 이 곳 사람들 역시 달을 신으로 믿고 살고 있었다.

이 곳에서 지내는 동안 205살이 되는 아브람의 아버지 데라가 세상을 떠나자 동생 나홀이 이 하란 성에서 그대로 눌러 앉아 살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브람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더 앞으로 가기를 주장했다. 기진맥진하여 힘을 잃은 나홀은 그대로 이 곳에서 살자고 아브람에게 졸라대었다. 아브람은 나홀의 생각보다 하나님의 뜻이 더 소중했다.

아브람은 할 수 없이 나홀과 나홀의 아내 밀가를 하란에 남겨 둔 채 또 다시 고된 나그네 길을 떠났다. 이 때 아브람의 나이는 75살이었다. 아내 사래와 조카 롯도 그 뒤를 따랐다. 하란에서 모은 그의 재산을 싣고 종들도 아브람을 따라갔다. 사막을 바라보며 아브람 일행은 걷기 시작하였다. 얼마를 가다가 요단 강을 건너게 되었는데, 요단 강 건너편에 있는 땅이 가나안 땅이었다. 바로 이 가나안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아브람 일가를 살게 하시려는 땅이었던 것이다.

이미 가나안 땅에는 많은 가나안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나무와 돌로 깎은 이상한 우상을 하나님 대신에 섬기고 있었다.

 

아브람은 그 사람들과 한데 어울리지 않고 마무레의 상수리나무 밑 수풀에 천막을 쳤다. 이 때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이 땅을 네 자손들에게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아브람은 이 곳에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새 땅에 천막을 치고 자리잡은 아브람과 그의 식구들은 양을 치면서 점점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그 곳에 한창 가뭄이 드는 바람에 애굽까지 건너갔다.

애굽에서 그만 아브람과 애굽의 바로 왕 사이에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 아브람은 다시 하나님의 도움으로 애굽에서 피해 가나안 땅으로 돌아왔다. 그 동안에 아브람이 기르고 있던 가축들이 많이 불어나고 금과 은 여러 가지 보물도 많아졌다.

한편 조카 롯의 양과 낙타 그리고 종들도 날이 갈수록 늘었다. 아브람의 가축과 롯의 가축이 날로 늘어나자 아브람 쪽의 양을 치는 목자와 롯의 양을 치는 목자 사이에는 날마다 싸움이 일어나게 되었다. 양 떼들에게 먹일 물과 풀을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싸움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롯과 헤어지는 아브람

 

화평을 사랑하고 욕심이 없는 아브람은 생각 끝에 아무래도 어느 쪽에서든 다른 땅으로 이사를 가야만 이 싸움이 없어지리라고 생각하고는 조카인 롯을 불러 말했다.

"롯아! 너와 나, 그리고 네 양을 치는 목자와 내 양을 치는 목자 사이에 싸움이 없도록 하자. 아뭏든 우리는 같은 핏줄을 이은 집안끼리가 아니냐. 아직 넓은 땅이 우리들 앞에는 얼마든지 있다. 자, 서로 헤어져서 살자꾸나. 만약 네가 왼쪽의 땅을 잡으면 나는 오른쪽을 택하겠다. 만약 네가 오른쪽 땅을 찾아가겠다면 나는 왼쪽 땅을 찾아서 떠나마. 자, 네 마음에 드는 기름진 땅을 네가 먼저 골라라."

 

마음이 한량없이 넓고 좋은 아브람의 말을 들은 롯은 고개를 들어 눈 앞에 훤하게 트인 들판을 바라보았다. 그 들판은 요단 강이 흐르고 있는 기름진 땅이었다. 또 그 들판 가운데는 소돔과 고모라 같은 번화한 큰 도시도 있었다. 아직 나이 젊은 롯에게는 기름진 평야와 함께 큰 도시에 마음이 끌렸다. 롯이 대답했다.

"저는 이 평야에서 살겠습니다."

"좋아! 그럼 나는 저 언덕 있는 쪽으로 가마."

아브람은 롯에게 기름진 평야를 주고 가나안의 언덕으로 올라갔다.

요단 강 기슭의 기름진 땅으로 내려온 롯은 처음 얼마 동안은 평야에서 열심히 가축을 치며 살다가 나중에는 점점 시가지 가까이로 갔다. 그것은 화려한 소돔이란 도시에 눈이 끌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롯의 천막은 소돔의 시가지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소돔은 눈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도시이지만 속은 무서운 죄악이 가득 들어찬 곳이었다.

아브람은 또 다시 가나안으로 찾아갔다. 그 때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 왔다.

 

"아브람아! 눈을 들어 네가 있는 곳에서 동서남북을 바라보아라. 네 눈에 보이는 땅을 내가 네 자손에게 주겠다. 너와 네 자손이 이 땅을 영원히 차지하여라. 그리고 네 자손은 땅 위에 모래처럼 가득하게 퍼져 나갈 것이다."

곧 아브람은 이 곳에다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감사의 제물을 바쳤다.

롯은 화려한 소돔에서 살다가 그만 큰 어려움을 당하게 되었다. 그것은 소돔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힘을 합하여 또 다른 도시들이 연합한 사람들을 쳐들어 갔다가 도리어 그 사람들에게 몰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 소돔에 살고 있던 롯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붙잡혀 갈대아로 끌려 갔다.

 

이 소식을 들은 아브람은 자기의 양치기와 여러 마을 사람들을 모아 군사를 일으켜 자기가 맨 앞장에 서서 롯을 잡아간 사람들을 무찔렀다. 그리하여 마구 끌려가던 포로들과 빼앗긴 값진 물건들을 도로 찾고 롯의 식구도 빼내었다.

소돔과 고모라의 왕은 용감하게 싸우고 이긴 아브람을 개선 장군처럼 맞이하며 자기네 도시로 데리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아브람은 찾아가지고 온 포로와 물건만 전부 소돔으로 돌려보내었을 뿐, 그 도시에는 한 발도 들여놓지 않고 마무레의 천막으로 돌아와 다시 자기 양들을 치는 것으로 그날 그날을 평화롭게 보냈다.

 

아브라함이 본 환상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53쪽에 있는 글입니다.>

 

7 아브라함의 환상

 

아브람은 양을 치면서 다시 평화 속에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브람이 천막에 있는데 환상 가운데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아브람아! 두려워 말아라. 나는 너를 지키는 하나님이다. 너는 멀지 않아 커다란 선물을 나에게서 받게 될 것이다."

아브람은 쓸쓸한 태도로

"하나님께서 아무리 귀한 선물을 주신들 저는 그것을 물려 줄 자식이 없습니다."

사실 아브람에게는 대를 이을 자식이 없었다.

"그런 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가 네게 자식을 얻게 하마."

하나님은 아브람을 천막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을 가리키셨다.

"저 별들을 다 세어 보아라."

"저는 저 별을 다 셀 수가 없습니다."

"바로 저 하늘의 별만큼 네 자손들도 이 땅 위에 가득히 넘쳐 날 것이다."

그제서야 아브람은 이 말씀을 믿었다. 하나님은 다시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나는 갈대아의 우르에서 너를 데리고 나와 이 땅을 주려고 한 하나님이다."

아브람이 소리쳐 말했다.

"오오! 하나님, 제가 이 땅을 차지하리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이 때 하나님은 3년 된 암소와 3년 된 암염소와 3년 된 숫양과 산비둘기와 집비둘기로 하나님께 번제로 드리라고 하셨다. 아브람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제물을 제단에 쌓았더니 솔개가 내려와서 집비둘기를 쪼아먹으려는 것을 아브람이 쫓아버렸다.

 

이윽고 해가 저문 다음에 아브람이 깊이 잠들었을 때 캄캄한 어둠이 사방을 둘러쌌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네 자손은 앞으로 남의 나라에 가서 고생스럽게 살게 될 것이다. 그 곳 사람들은 400년 동안 너의 자손을 부려먹고 학대할 것이다. 그러나 네 자손을 괴롭힌 그들에게 내가 벌을 내릴 것이다. 400년의 종살이 기간이 지나면 많은 재산을 가지고 네 자손들은 자기 나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너는 오래 평안히 살다가 숨을 거둘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약속하셨다.

"애굽의 나일 강에서부터 유프라테스 강까지 네 자손이 차지할 것이며,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네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연기가 피어오르는 풀무가 보이며, 활활 타는 횃불이 제단 위 제물 사이를 지나갔다.

아브람이 90살이 되던 해였다. 하나님께서는 또다시 아브람에게 약속을 되풀이하셨다.

 

"나는 너의 하나님이다. 너는 나의 가르침을 똑바로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여 많은 백성의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이제부터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부르지 말고 아브라함이라 부르도록 하여라."

아브라함이란 '많은 백성의 아버지'라는 뜻이다. 그리고 아브라함의 아내 사래에게는 사라라는 이름을 주셨다. 그것은 많은 백성의 어머니가 될 이름이었다. 다시 사라에게는 한 사내아이를 낳도록 복을 내려 주셨다. 엎드려서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아브라함은 속으로 웃으면서 믿지 않았다.

"내 나이 100살이요, 아내는 90살이나 되는 늙은이들인데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아브라함이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하나님은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사라가 아이를 낳거든 그 아이의 이름을 이삭이라고 하여라. 나는 이삭의 자손에게도 언제나 변하지 않는 계약을 맺을 것이다."

 

세 천사를 대접하는 아브라함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55쪽에 있는 글입니다.>

 

8 세 사람의 천사와 소돔과 고모라

 

어느 여름날, 해가 하늘 한복판에 떠 있는 점심 때였다. 아브라함은 마무레의 상수리나무 밑 수풀에 친 천막 앞에 앉아 있었다. 그 때 낯선 길손 셋이 부지런히 걸어오고 있었다.

마음씨가 친절한 아브라함은 얼른 뛰어가서 그 길손 앞에 허리를 굽혀 인사하면서

"이 더운 날에 어디로 바삐 가시는 길손들인지요? 내가 물을 떠 올 테니 발을 씻고 나무 그늘에서 쉬어 가십시오."

세 사람의 길손은 아브라함의 친절에

"생전 처음 보는 분에게 폐를 끼쳐서야 되나요." 하고 사양을 했다.

"조금도 그런 것은 염려 마시고..."

아브라함은 세 길손을 천막으로 인도했다. 아브라함은 부랴부랴 서둘러 종들을 시켜 부드러운 송아지 고기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도록 하고, 아내 사라에게는 밀가루로 빵을 굽게 하여 좋은 버터와 우유로 극진하게 대접을 했다.

이 세 사람의 길손은 사실 길손 차림을 한 하나님과 두 천사였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네 아내가 지금 어디 있느냐?"

"예, 지금 천막 뒤에 있습니다."

"내년 이맘 때 네 아내 사라가 사내아이를 낳게 될 것이다."

천막 뒤에서 이렇게 아브라함과 길손이 주고받는 말을 듣고 있던 사라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얼굴을 붉히면서

"호호백발 늙은이가 어떻게 아기를 낳는다고." 하고 크게 웃어버렸다.

웃음 소리를 들으신 하나님은

"사라가 왜 그렇게 웃는 거냐? 야훼께서 하실 수 없는 일이 이 세상에 어디 있던가? 사라는 틀림없이 사내아이를 낳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윽고 길손 셋은 아브라함의 천막에서 떠날 차비를 했다. 아브라함은 그 손님들의 뒤를 따라 한길까지 전송을 나왔다. 손님 가운데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소돔과 고모라로 가시는 목적을 말씀해 주셨다.

그 때 소돔과 고모라 두 도시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저버리고 먹고 마시며 죄를 지어 무서운 죄악이 가득 넘쳐나 있었다. 하나님의 귀에는 죄악의 외침 소리가 그치지 않고 들려 왔기 때문에 그 실정을 직접 보러 가시는 길이라고 밝혀 주셨다.

이 말을 들은 아브라함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밤낮 술을 먹고 향락에 빠져 살면서 착한 일을 하지 않는, 방탕과 죄의 구렁인 소돔과 고모라가 하나님의 벌을 받게 되면 소돔에 사는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식구도 같이 죽음을 당할 것은 뻔한 일이었다.

 

아브라함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에게 똑같이 벌을 주시고 똑같이 멸망케 하십니까? 만일 소돔에 옳은 사람이 50명만 살고 있다면 그 50명의 착한 사람을 위해 소돔의 죄를 용서하실 수는 없으시겠습니까?"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보시면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50명만 착한 사람이 소돔에 있다면 나는 소돔을 용서할 수 있다."

아브라함은 다시 여쭈었다.

"저의 목숨은 티끌이나 재처럼 보잘것 없으나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일 소돔에 50명에서 다섯 명이 모자라는 45명의 착한 사람이 있다면, 다섯 사람이 모자란 것으로 그 성을 벌하시렵니까?"

"45명! 45명의 착한 사람이 있어도 소돔을 멸망시키지 않겠다."

 

아브라함은 다시 안타까운 얼굴로 물어 보았다.

"그럼 거기서 40명을 찾으시면 어떻게 하시렵니까?"

"그 40명의 착한 사람을 위해서 소돔을 용서할 수가 있다."

"하나님, 노하지 마십시오. 30명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렵니까?"

"30명이라도 용서해 주지."

그러나 아브라함이 다시 생각해 보니 소돔에는 착한 사람이 30명도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하나님, 삼가 아룁니다. 20명만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0명만 있어도 벌하지 않겠다."

그러나 소돔 성에 옳은 사람 20명이 있을 리가 없었다.

"하나님, 단 열 사람밖에 없을 경우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열 사람이라도 좋다. 용서해 주마."

인자하신 하나님께서는 소돔 성 안에 옳은 사람이 열 사람만 살고 있더라도 소돔을 용서해 주시겠다고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다. 그 날, 날이 어둑어둑해서 소돔 성 안에는 두 사람의 길손이 들어섰다. 바로 하나님의 분부를 받고 열 사람의 착한 사람을 찾아 내려고 간 하나님의 천사였다.

그 때 소돔의 성문 앞에서 두 길손을 반가이 맞아들인 사람은 롯뿐이었다. 그 밖의 사람들은 악하고 간사스럽고 사치한 옷을 입고 방탕한 생활만 하면서 이 세상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롯의 집에 몰려든 소돔의 악인들

 

롯이 낯선 두 길손을 집에 맞아들이려 했을 때 두 길손은 사양하면서 거리에서 묵겠다고 했다. 그러나 롯은 그 길손들에게 절을 하며 자기 집으로 모셔들였다. 그 손님들이 롯의 집으로 들어가자 소돔 사람들이 몰려왔다. 이 소돔의 사정을 알아보기 위하여 다른 나라에서 온 염탐꾼을 롯이 집에 들여 놓았다는 것이다.

"롯아! 롯아! 다른 나라에서 온 염탐꾼을 내놓아라!"

소리지르던 사람들은 나중에는 롯의 집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 소란을 피웠다. 그대로 두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롯은 밖으로 뛰어나가서 간곡히 부탁하였다.

 

"내게 시집가지 않은 두 딸이 있는데, 그 딸을 당신들에게 줄 테니 우리 집에 오신 두 손님만은 해하지 말아 주오!" 하였으나 그들은 롯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마구 문을 깨뜨려 부수려고 했다.

이 때 두 천사는 롯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의 눈을 어둡게 했다.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던 사람들은 갑자기 눈이 어두워지자 롯의 집 문을 찾을 수가 없어 서로 밀치고 부둥켜 안고 법석을 떨었다.

두 천사가 롯에게 말하였다.

"너와 너의 일가 되는 사람들을 곧 소돔 성 밖으로 피난시켜라. 하나님께서는 무서운 벌을 내려 이 소돔을 없애버리실 것이다."

 

롯은 천사의 이 말을 듣고 급히 성 안의 친척 집을 찾아다니면서 피난하자고 했다. 모두들 롯의 말을 믿지 않고 코웃음만 쳤다. 밤은 깊어져 하나님의 형벌이 내릴 시간이 가까워졌다. 천사는 허둥거리고만 있는 롯을 재촉했다.

"빨리 빨리 떠날 차비를 하여라. 너의 아내와 자식들만이라도 데리고 피난하여라. 늦장을 부리다가는 불더미 속에서 죽을 테니까!"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롯의 식구는 천사가 말하는 대로 산쪽으로 도망쳐 갔다. 얼마 후 아침해가 돋을 때 소돔과 고모라의 하늘에서는 유황과 불이 비같이 쏟아졌다. 그런데 롯의 아내는 집에 두고 온 살림이 아까와 천사의 당부를 잊어버리고 소돔쪽을 뒤돌아보았다. 그 순간 롯의 아내는 그 자리에 선 채 소금기둥이 되어버렸다. 소돔과 고모라의 시민들은 불벼락 속에 타죽었다.

그 아침 일찍 아브라함은 언덕 위에 올라가서 소돔과 고모라의 거리에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낀 것을 보았다.

롯은 목숨을 간신히 건졌으나 무서움을 못 이겨 깊은 산 굴 속으로 들어가서 딸들과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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