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감미로운 사랑 노래가 아니다
아가의 표제가 “솔로몬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아가 1,1)이므로 응당 아가에 등장하는 왕은 솔로몬이다.1 그리고 솔로몬의 어머니 ‘밧 세바’는 “엘리암의 딸로 히타이트 사람 우리야의 아내”(2사무 11,3)이다.
따라서 밧 세바의 딸은 모계가 이방인인 여성으로 “나 비록 가뭇하지만 어여쁘답니다.”(아가 1,5) 하는 표현이 자연스럽다.
또한 밧 세바가 귀족인 엘리암의 딸이므로 밧 세바의 딸도 “귀족 집 따님”(아가 7,2)이다. 그래서 같은 어머니의 자식인 솔로몬은 그녀를 “나의 누이 나의 신부”(아가 4,9-10; 5,1)라 부르고, 이 “술람밋”(아가 7,1) 여인은 자신의 연인에게 “당신이 내 어머니의 젖을 함께 빨던 오라버니 같다면! 거리에서 당신을 만날 때 누구의 경멸도 받지 않고 나 당신에게 입 맞출 수 있으련만.”(아가 8,1) 하고 안타까워한다.
이렇게 술람밋은 자신의 연인이 “내 어머니의 젖을 함께 빨던 오라버니 같다면, 나를 가르치시는 내 어머니의 집으로 당신을 이끌어 데려가련만”(아가 8,1-2)이라고 탄식한다. 즉, 아가의 주인공 술람밋은 밧 세바의 딸로 솔로몬의 누이면서 후궁이 된 여성이다. 당시 권력의 중심에 있던 밧 세바와 솔로몬에 의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게 된 여인, 그 비극의 여성이 술람밋이다.
아가의 여러 해석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신랑을 야훼로 신부를 이스라엘 백성으로 보는 알레고리 기법이다.
반면 아가를 은유로 표현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의 사랑 이야기로 보는 것에 반발, 문자 그대로 남녀 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보자는 근대적 관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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