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주제
선지서 <오바댜>는 선지자 '오바댜'의 이름을 딴 책이다. 뜻은 '여호와의 종'. 선지자에 딱 맞는 이름이다.
이 선지서는 한 장밖에 안 되는데 내용이 특이하다. 대부분의 선지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메시지다. 그들의 죄악을 고발하고 회개를 촉구하며 하나님의 약속을 선포한다. 그런데 <오바댜>는 에돔의 죄를 드러낸다. 물론 이스라엘의 회복을 약속하기도 한다.
에서, 야곱의 쌍둥이 형
약속의 자녀 이삭에게는 쌍둥이 아들이 둘 있었다. 첫째는 에서, 둘째는 야곱이다. 에서는 '붉다', '털이 많다'는 뜻이고 야곱은 '발꿈치를 잡다'는 뜻이다. 이삭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자녀는 형인 에서가 아니라 동생 야곱이었다.
야곱은 욕심이 많은 동생이었다. 그는 형의 복을 빼앗고 싶었다. 사냥을 좋아하는 에서는,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와 몹시 배가 고팠다. 조용히 장막에 있는 걸 좋아했던 야곱은 죽을 쑤고 있었다. 허기진 에서는 야곱에게 그 '붉은' 죽을 달라고 했다.
야곱은 죽을 줄 테니 장자의 명분을 자신에게 팔라고 했다. 에서는 배고픔에 못 이겨 장자의 명분을 팔아버렸다. 붉은 죽과 붉은 피부의 에서. 에서의 별명은 이제 '붉다'는 의미의 '에돔'이 되었다. 에돔과 에서는 히브리어로 같은 자음을 가진 언어유희라고 한다.
(창세기25:30) 야곱에게 이르되 내가 피곤하니 그 붉은 것을 내가 먹게 하라 한지라 그러므로 에서의 별명은 에돔이더라
에서는 이방 여인과 결혼했다. 에서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은 아들이 이방 여인과 결혼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멀리까지 사람을 보내 리브가 찾았고 아들 이삭과 결혼시켰다. 그런데 에서는 이방 여인과 결혼해서 부모의 마음을 썩였다.
(창세기26:34-35) 34 에서가 사십 세에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 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니 35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에 근심이 되었더라
에서와 야곱의 갈등은 결정적으로 이삭의 축복에서 이루어진다. 나이가 많아져서 눈이 잘 안 보이게 된 이삭은 에서를 축복하려 했다. 그런데 형이 자리를 비운 사이 야곱이 에서인 척 위장해서 축복을 받는다. 에서가 돌아와 아버지에게 갔을 때 남은 축복은 없었다. 에서는 야곱을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창세기24:41)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
어리석은 부분이 있었지만 에서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사냥을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도 있었다. 야곱이 죽도록 무서워했던 존재다. 멋있는 부분도 있다. 자신의 복을 빼앗아갔던 야곱을 용서한다.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가. 그럼에도 하나님은 에서가 아니라 야곱을 선택하셨다. 하나님 마음이다.
(창세기33:1-4)
1 야곱이 눈을 들어 보니 에서가 사백 명의 장정을 거느리고 오고 있는지라 그의 자식들을 나누어 레아와 라헬과 두 여종에게 맡기고
2 여종들과 그들의 자식들은 앞에 두고 레아와 그의 자식들은 다음에 두고 라헬과 요셉은 뒤에 두고
3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4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서로 우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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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의 후손, 에돔 족속
이스라엘. 야곱이 새로 받은 이름이다. 그리고 그의 후손들은 이스라엘 민족으로 정체성을 가졌다. 마찬가지로 에서의 별명은 에돔, 그의 후손은 에돔 족속이다.
에서는 앞서 말했듯 쿨했다. 동생을 떠나서 세일산으로 떠났다. 세일산은 사해 남쪽으로 이스라엘의 남쪽에 있다. 아래 지도에서 에돔으로 표시된 부분이다.
(창세기 36:6-8)
6 에서가 자기 아내들과 자기 자녀들과 자기 집의 모든 사람과 자기의 가축과 자기의 모든 짐승과 자기가 가나안 땅에서 모은 모든 재물을 이끌고 그의 동생 야곱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갔으니
7 두 사람의 소유가 풍부하여 함께 거주할 수 없음이러라 그들이 거주하는 땅이 그들의 가축으로 말미암아 그들을 용납할 수 없었더라
8 이에 에서 곧 에돔이 세일 산에 거주하니라
형제의 갈등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되고 일가족이 모두 애굽으로 들어가 오랜 시간이 지나 출애굽이 있었다. 약속의 땅, 아브라함이 거주하던 땅인 가나안에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가는 길에 에돔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모세는 그들에게 '좀 지나가자'고 했지만 거절당한다.
길을 막았던 다른 민족은 정복당했지만 하나님이 에돔은 놔두셨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돌아서 가야 했다. 두 민족의 갈등은 서서히 나타났다.
이후 사사시대를 지나 이스라엘에도 왕이 세워졌다. 초기 왕인 사울, 다윗은 에돔을 점령했다. 힘이 강성했던 솔로몬 시대에는 에돔을 제패하고 그땅의 에시온게벨(위 지도 참조)이라는 곳을 항구도시로 확장해서 배를 만들어 무역의 중심지로 만들기도 했다.
물론 에돔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끊임없이 이스라엘을 배신하고 괴롭혔다. 그러니 형제국가라고 하지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이다.
결정적인 일은 바벨론 시대에 일어난다. 남쪽의 유다왕국은 바벨론에 침략당해 멸망한다. 이때 에돔은 형제국가 유다를 돕지 않았다. 오히려 멸망을 조장했다. 유다가 없으면 자신들이 더 잘 되리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유다가 멸망하자 북쪽으로 진출해서 사해의 남서쪽까지 차지한다.
하지만 이후 바벨론의 칼은 에돔을 향했다.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은 에돔의 수도(셀라)를 함락시켰다. 이후 헬라 제국, 알렉산더 대왕 시대에 에돔은 완전히 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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