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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성경

사도행전 -오순절 성령강림

by 은총가득 2020. 8. 26.

성령이 강림하다, 엘 그레크(El Greco, 1541~1614, 스페인)가 그린 유화, 톨레도 산 도밍고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609쪽에 있는 글입니다.>

 

 

 오순절에 내리신 성령

 

늘어나는 신도들

 

오순절(유월절로부터 50일째인 유대교의 한 명절. 7주가 되는 날이기 때문에 칠칠절이라고도 하고 맥추절이라고도 하였다)이 되어 예수님의 제자들인 열두 사도들은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었다. 열두 제자 중 예수님을 배신하고 목을 매어 죽은 유다의 직분은 새로 맛디아가 제비로 뽑히어 맡게 되었다. 그 때,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것 같은 소리가 나며,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이 크게 울렸다.

 

그리고 혓바닥 같은 것들이 불길처럼 갈라져 나타나서 각 사람의 머리 위에 가서 머물렀다.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게 되어 성령이 시키는 대로 다른 나라 말로 서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 무렵 예루살렘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신앙이 깊은 사람들과 또 유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열두 사도들이 각각 자기들의 나라 말로 말하는 것을 듣고 모두 놀라 얼떨떨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며 서로들 말하였다.

 

"이것을 좀 보십시오. 이 사람들은 모두 갈릴리 사람들이 아니오? 그런데 우리들이 모두 제각기 태어났을 때부터 쓰던 우리나라 말을 이 사람들한테서 듣게 되다니 어떻게 된 일이오? 우리는 바대 사람, 메데 사람, 엘람 사람, 메스포타미아와 유대와 가바도기아와 본도와 아시아와 브루기아와 밤빌리아와 애굽과 구레네 근방의 리비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며, 또 나그네로 와 있는 로마 사람들도 있으며, 유대 사람들도 있고, 개종한 외국 사람들도 있지 않소. 그리고 그레데 사람들과 아라비아 사람들도 있는데, 사도들이 하나님의 크신 일을 우리 모든 나라의 말로 말하는 것을 듣게 되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람들은 몰라고 당황하여 서로들 '이것이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이상히 여겼다. 그런데, 그 중에는 그렇게 여러 나라 말을 각각 하는 열두 사도들을 조롱하면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새로운 포도주에 취한 것이다."

그러나 그 때, 베드로는 다른 열한 사람의 사도와 같이 일어서서 소리를 높여 그들에게 설교를 하였다.

"유대 사람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여러분,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주십시오. 지금은 아침 아홉 시입니다. 그러니 이 사람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듯이 술에 취한 것은 아닙니다. 이 일은 예언자 요엘을 통하여 말씀하여 주신 일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은 예언자 요엘을 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 날에 나는 나의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 줄 것이다.

너희의 아들과 딸들은 예언을 하고,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며,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꿀 것이다.

그 날에 나는 나의 영을 나의 남자 종과 여자 종들에게 부어 줄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예언을 할 것이다.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 기적을 나타내며,

아래로 땅에서는 표징을 보일 것이다.

그것은 바로 피와 불과 피어오르는 연기이다.

하나님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오기 전에

해는 변하여 어두움이 되고,

달은 변하여 피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때, 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여, 이 말을 들으시오."

그리고 베드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일을 그 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여 주었다.

베드로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마음이 움직여 베드로와 사도들을 보고 말하였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회개하시오. 그리고 여러분 하나 하나가 죄를 용서받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 밖에도 많은 말을 들어 증거하며 사람들에게 비뚤어진 세대로부터 구원을 받으라고 권하였다.

그의 말을 받아들여 세례를 받고 그 날로 신도가 된 사람이 약 3천 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열두 사도들의 가르침을 굳게 지키고 같이 빵을 떼어 먹으며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사도들을 통하여 많은 기적과 표징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모두 함께 살면서 모든 물건을 공동으로 가지고 쓰며,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었다.

신도들은 날마다 깉이 성전에 가며, 또 집에서는 기쁨과 정성을 다하여 순수한 마음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떡을 떼며 음식을 먹었고, 하나님을 찬송하며 모든 사람들에게서 호감을 받았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은 날마다 구원받을 사람들의 친구를 늘어나게 하셨다.

 

앉은뱅이를 고친 베드로

 

앉은뱅이를 고친 베드로

 

 

오후 3시 베드로와 요한은 성전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 때 태어날 때부터 앉은뱅이가 된 한 사람이 성전의 '아름다운 문'이라는 문 앞에서 성전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었다.

앉은뱅이는 베드로와 요한을 보고도 구걸을 하였다.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그를 눈여겨 보았다. 그리고 앉은뱅이에게 말하였다.

 

"우리를 보아라.'

앉은뱅이는 무엇을 주려는가 하고 베드로와 요한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베드로는 다시 말하였다.

"은이나 금은 나에게 없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너에게 준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서서 걸어라."

베드로는 말을 마치며 앉은뱅이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앉은뱅이는 당장에 다리와 발목에 힘이 생겨, 일어나 꼿꼿이 서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베드로와 요한을 따라 성전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그 앉은뱅이가 성전의 '아름다운 문' 앞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는데, 걸어서 성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베드로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스라엘 사람들이여, 왜 이 일을 보고 그렇게 놀라며 이상히 여깁니까? 여러분은 우리들이 우리들의 힘으로 이 사람을 고쳤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며 우리들의 조상의 하나님이신 하나님은, 그의 아들 예수님에게 영광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예수님을 원수에게 넘겨 주었고, 빌라도가 그를 놓아 주려고 작정하였을 때에도 여러분은 거룩하고 의로운 분을 거부하고 살인강도인 바라바를 놓아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생명의 구원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습니다. 우리들은 그 증인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본 대로 예수님의 이름을 맏는 신앙으로 이 사람을 고친 것입니다."

 

붙잡힌 두 사도

 

사도들이 아직도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고 있는데, 제사장들이 성전의 수위대장과 사두개파 사람들과 함께 몰려왔다.

 

귀도 디 피에르토(Guido di Pierto, 1417~1455, 이탈리아)가 1433년에 그린 유화.

성 마르코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들은 사도들이 예수님에 대한 일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사람으로서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며, 예수님의 부활에 대하여 널리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 때문에 마음에 상하였다. 그래서 베드로와 요한을 붙잡았다. 그런데 그 때, 이미 날이 저물었기 때문에 그들은 두 사도를 이튿날까지 가두어 놓았다.

그러나, 두 사도의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말을 믿고, 신도가 되었는데, 그 중에 남자의 수만도 5천 명이나 되었다.

이튿날 의회 의원과 장로와 율법 학자들이 예루살렘에 모였다. 그리고 대제사장 안나스를 비롯하여 가야바와 요한과 알렉산더와 그 밖의 대제사장의 가문에 속한 사람들도 모두 참석하였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저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 사람들이 행한 이상스러운 행위는 온 예루살렘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이 이상, 이런 일이 자꾸 생기고 말이 널리 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앞으로는 예수의 이름으로 이야기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저 사람들을 꽉 눌러 놓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논을 한 그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불러서 어떠한 일이든지 예수의 이름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였다.

 

베드로와 요한이 대답하였다.

"하나님의 말씀과 당신들의 말 중에서 어느 편 말씀을 듣는 것이 의로운 일일까요? 우리들은 우리들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일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제사장들과 율법 학자들, 장로들과 의회 의원들은 베드로와 요한의 말을 듣고도 그들을 벌할 길을 얼른 찾아 낼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그 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보고 사도들의 말을 들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사도들에게 단단히 조심하라는 말만 한 후에 놓아 주었다.

 

사도들의 손을 거쳐 많은 기적과 놀라운 표징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마침내 사람들은 병자를 큰 거리에까지 데리고 나와 침상이나 저리 위에 눕혀 놓고, 베드로가 그 그림자만이라도 병자의 몸에 비치기를 바랐다.

또, 예루살렘 근방에 있는 마을에서도 병자나 더러운 귀신이 들린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으며, 그들은 모두 병을 고치게 되었다.

이것을 본 대제사장과 그 동지인 사두개파 사람들은 모두 시기에 가득 차서 또 다시 사도들을 잡아다가 감옥에 가두었다.

 

감옥에서 나온 사도들

 

옥에 갇힌 베드로 앞에 나타난 천사

 

그런데, 밤에 하나님의 천사들이 감옥 문을 연 다음 사도들을 데리고 나와 말하였다.

"성전에 가서 이 모든 생명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하여라."

이 말을 들은 사도들은 아침 일찍 성전으로 들어가서 여러 사람을 가르치고 있었다.

한편, 대제사장과 그의 동료들은 의회와 이스라엘 사람들의 장로 전체를 모아 놓고 감옥으로 사람을 보내어 사도들을 데려 오라고 하였다. 수위대원들이 감옥에 가 보았으나 감옥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 돌아와서 보고하였다.

"감옥은 아주 단단히 잠겨 있고 문마다 간수가 서 있었으나 문을 열어 보니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때, 한 사람이 그곳에 와서 급히 알려 주었다.

"큰일 났습니다. 당신들이 옥에 가두었던 그 사람들이 성전 안에 서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제사장들도 성전의 수위장들도 제사장들도 이 말을 듣고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몰라 모두 놀랐다.

 

최초의 순교자 스데반

 

신도들이 점점 더 많아짐에 따라 사도들은 신도들 중의 일곱 사람을 뽑아 사도의 일을 돕게 하였다.

그 중에 신앙과 성령이 충만한 스데반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스데반은 백성들 가운데서 큰 기적과 좋은 일들을 행하고 있었다. 스데반은 슬기롭고 또한 성령으로 말하여, 아무리 반대파의 사람들이 그에게 말로 대어들며 토론을 하여도 그를 당하여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반대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선동하여 스데반을 헐뜯었다.

"우리는 스데반이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또 반대파 사람들은 백성과 장로들과 율법 학자들을 선동하여 스데반을 붙잡아서 의회로 끌어오게 하였다.

 

스테파노의 순교

 

그리고 거짓 증인들을 세워 말하게 하였다.

"이 사람은 언제나 거룩한 성전의 율법을 반대하는 말을 합니다. '나사렛 예수님이, 이 거룩한 성전을 헐어 부수고, 또 모세가 우리들에게 전하여 준 관례를 뜯어 고칠 것이다.'라고 그가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의회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모두 스데반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마치 천사의 얼굴과 같았다.

대제사장이 스데반에게 물었다.

"이 사람이 하는 증언이 사실이오?"

 

스데반의 설교

 

스데반이 말하였다.

"여러분, 들어 주십시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집에는 계시지 않습니다. 예언자의 글에 있는 대로입니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판이다.

너희는 나에게 어떤 집을 지어 주려고 하느냐?

또 내가 쉴 곳이 어디냐?

이 모든 것은 모두 나의 손으로 만든 것이 아니냐?'

완고하고 마음이 더럽혀진 사람들이여, 당신들은 당신의 조상들처럼 언제나 성령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조상은 모든 예언자들을 박해하고, 의로운 분들이 오실 것을 예언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들은 그 의로운 분을 배반하여 넘겨주고 죽었습니다. 당신들은 하나님의 천사들이 전하여 준 율법을 받기만 하고 지키지는 않았습니다."

스데반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창자가 뒤집힐 듯이 화를 내며 이를 갈았다.

그러나 스데반은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그곳에서 스데반은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오른편에 서서 계신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하여 스데반은 다시 말하였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오른편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그 때, 사람들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다같이 스데반에게 달려들어 그를 성 밖으로 끌어내어 돌로 쳤다. 그리고 증인들은 그들의 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청년의 발 앞에 놓았다.

사람들이 돌로 스데반을 치는 동안 스데반은 하늘을 향하여 부르짖었다.

"주 예수여, 나의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

그리고 나서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외쳤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말을 마치고 스데반은 죽었다.

 

사울의 회개

 

바울의 회개, 미켈란젤로 (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 이탈리아)가 1542~1545에 걸쳐 그린 후레스코, 로마 바티칸에 보관되어 있다.

 

 

사울이라는 청년은 스데반의 죽음을 마땅하게 여겼다.

사울은 스데반을 죽이는데 찬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예루살렘의 교회를 때려부수려고 집집마다 들어가서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다 끌어내어 감옥으로 보내었다.

그리고 사울은 더욱 더 예수님의 제자들을 위협하여 죽이려는 마음을 먹고 대제사장을 찾아갔다.

그것은 다메섹에 있는 많은 회당으로 보내는 공문을 써 달라고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다음과 같은 뜻의 공문을 제사장에게서 받아 가지고 길을 떠났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을 남자나 여자나 다 만나는 대로 잡아서 예루살렘으로 끌어오도록 하여라."

사울이 길을 떠나 다메섹 가까이 이르렀을 때였다. 갑자기 하늘에서 환한 빛이 비쳐 오며 사울을 두루 비쳤다. 사울은 땅에 엎드렸다. 그리고 그는 울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

사울이 물었다.

"주님, 당신은 누구이십니까?"

대답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네가 핍박하고 있는 예수다."

 

사울은 떨면서 다시 물었다.

"주님, 당신은 저에게 무슨 일을 하도록 하시려는 것입니까?"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일어나서 시내로 들어가거라. 그러면 네가 할 일을 일러 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울과 같이 길을 가던 사람들은 소리는 들었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모두들 아무 소리도 못하고 서 있었다.

사울은 땅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눈을 떴으나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사울의 손을 이끌고 다메섹으로 들어갔다. 사울은 사흘 동안 시력을 잃어 눈이 안 보이고, 또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다.

다메섹에는 아나니아라는 예수님의 제자가 있었다. 예수님이 환상 가운데 그를 부르셨다.

"아나니아야."

"주님,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일어나 '곧은 거리'라는 거리로 가서 유다의 집에 머무르고 있는 사울이라는 다소 사람을 찾아라. 사울은 지금 거기서 기도하고 있다. 사울은, 아나니아라는 사람이 들어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눈을 다시 뜨게 하는 환상을 보았다."

아나니아가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사울이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성도들에게 몹시 악한 일을 하였다는 말을 많은 사람들에게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사울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을 잡아 갈 권세를 대제사장들에게서 받아 가지고 이 곳에 와 있습니다."

그 때, 예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 보아라. 그는 나의 이름을 외국 사람들과 임금들,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널리 가지고 가게 하기 위하여 내가 택한 사람이다. 그것은 내가 그에게 나의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고난을 받아야 하는가를 알려 주려는 것이다."

 

사울의 피신

 

아나니아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가서 그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사울에게 손을 얹고 말하였다.

"형제 사울이여, 당신이 오는 도중에 당신에게 나타나셨던 주 예수님이 나를 보내셨소. 당신은 눈을 떠서 다시 볼 수 있게 되고, 성령이 충만하게 될 것이오."

말이 끝나자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져 나가 다시 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사울은 일어나 세례를 받고 음식을 먹고 힘을 얻었다.

 

그 후, 사울은 얼마 동안 다메섹에 있는 제자들과 함께 지내었다. 그리고 곧 여러 회당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전도하기 시작하였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매우 놀라며 서로들 말하였다.

"이 사람은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을 죽이던 바로 그 사람이 아닌가? 그가 여기 온 것도 그런 사람들을 잡아서 대제사장에게 끌어가려던 것이 아닌가."

그러나 사울은 더욱 더 능력을 얻어, 예수님은 확실히 그리스도라는 것을 증명하며, 다메섹에 사는 유대 사람들을 굴복시켰다.

오랜 시일이 지나고 나서, 유대 사람들은 사울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다. 그들은 사울을 잡으려고 낮이나 밤이나 시내로 드나드는 성문을 지켜 보고 있었다. 사울은 이 일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울의 제자들은 밤에 광주리에 사울을 담아 성 밖으로 달아서 내렸다.

 

베드로와 고넬료

 

가이사랴에 고넬료라는 사람이 있었다. 로마군 이탈리아라는 부대의 백부장(백부장은 군인 백 명을 거느리는 지휘관)이었다. 그는 믿음이 깊은 사람으로 집안 식구들은 모두 하나님을 공경하고 유대 사람들을 많이 구제하며, 늘 하나님께 기도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오후 3시쯤, 그는 환상 가운데서 분명히 하나님의 천사를 보았다. 천사가 그의 방에 들어와서 그를 불렀다.

"고넬료야."

고넬료는 두려워하며 천사를 바라보고 물었다.

"주님, 무슨 일입니까?"

 

천사가 고넬료에게 말하였다.

"너의 기도와 구제를 하나님께서 아시게 되어 기억하고 계시다. 이제 욥바로 사람을 보내어 시몬이라는 사람을 불러라. 그 사람은 베드로라고도 한다. 그는 지금 바닷가에 있는 피장(짐승의 가죽을 가지고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드는 사람) 시몬이라는 사람의 집에 묵고 있다."

천사가 말하고 돌아간 다음 고넬료는 그의 종 두 사람과 또 부하 중의 믿음이 깊은 사병 한 사람을 불렀다. 그리고 천사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여 주며 그들을 욥바로 보내었다.

 

이튿날, 그들 세 사람은 오정쯤 욥바 가까이에 이르렀다. 그 때, 베드로는 오정의 기도를 하려고 지붕에 올라가 있었다.

베드로가 지붕에 있는 동안에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피장 시몬의 집에 이르렀다. 그들은 문 앞에서 큰 소리로 불렀다.

"베드로라고도 하는 시몬이라는 분이 이 곳에 묵고 계십니까?"

그 때, 기도를 하고 있는 베드로에게 성령이 말씀하셨다.

"보아라, 세 사람이 너를 찾고 있다. 내려가서 그들과 함께 가거라. 그들은 내가 보냈으니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베드로는 지붕에서 내려와 그들을 보고 말하였다.

 

"내가 당신들이 찾고 있는 사람인데, 무슨 일로 찾아왔지요?"

그들은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고넬료라는 백부장이 보내서 왔습니다. 그는 올바른 사람이며, 하나님을 공경하고 두려워하며, 온 유대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당신을 집으로 청하여 당신의 말을 들으라고 거룩한 천사가 그에게 이르렀습니다. 우리들과 함께 고넬료의 집으로 가 주십시오."

베드로는 그들 세 사람을 맞아들여 함께 묵고, 이튿날 그들과 함께 떠났다. 욥바에 있던 형제들 몇 사람들도 함께 갔다.

 

외국사람들에게 내린 성령

 

다음날, 베드로와 그들은 가이사랴에 닿았다.

 

이스라엘 가이사랴, 헤롯왕이 로마 황제를 위해 건설했고, 아들 필립보가 확장한 뒤에, 황제 케사르 아우구스투스의 성을 따서 가이사리아( Caesarea)라고 불렀다. 가이사랴라는 지명이 많아서 사람들은 필립보 가이사랴라고 불렀다.

 

고넬료는 그의 친척과 친구들을 불러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베드로가 집 안으로 들어서자, 고넬료는 그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을 하며 그를 맞았다.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일어나십시오. 나도 역시 같은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고넬료를 일으켜 세운 다음, 같이 이야기하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들 유대 사람이 다른 나라 사람들과 사귀거나 가까이 하는 일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이든지 보잘것 없다고 여기거나 깨끗하지 않게 여기지 말라고 나에게 지시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를 데리러 보냈을 때에 마다하지 않고 곧 왔습니다. 그런데, 왜 나를 데리러 사람을 보냈습니까?"

고넬료가 대답하였다.

"나흘 전 이맘 때쯤 나는 집에서 오후 3시의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찬란한 옷을 입은 사람이 앞에 서서 말씀하셨습니다. '고넬료야, 나나님께서 너의 기도를 들으시고 너의 구제를 기억하고 계시다. 욥바로 사람을 보내어, 시몬이라는 베드로를 불러 오너라. 그 사람은 바닷가 피장 시몬의 집에 묵고 있다.' 그래서 나는 곧 당신에게 사람을 보냈던 것입니다."

고넬료는 환상 가운데서 천사가 지시하던 일을 히야기하였다. 그리고 다시 말하였다.

"그런데 잘 와 주셨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주님이 당신에게 지시하신 말씀을 들으려고 다 같이 하나님 앞에 모여 있습니다."

 

베드로는 그 말을 듣고 대답하였다.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겉모양으로 사람을 가리지 않으시며, 하나님을 공경하고 두려워하고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은 어느 사람이든지 다 받아들이십니다. 하나님은 만주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의 복음을 전하심으로써 그의 말씀을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보내셨습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고 있을 때, 그 말을 듣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성령이 내렸다. 욥바에서 베드로를 따라왔던 유대 사람 신자들은 외국 사람들에게도 성령의 선물이 주어진 것을 보고 놀랐다.

그 때, 베드로가 말하였다.

"이 사람들도 우리들과 똑같은 성령을 받았으니 물로 세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누구도 그것을 반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다. 고넬료의 집에 있던 사람들은 그 후, 4,5일 동안만 더 베드로가 그 곳에서 머물러 달라고 청하였다.

 

감옥에 갇힌 베드로

 

그 무렵, 헤롯 왕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을 해치려고 여러 가지로 손을 뻗치기 시작하였다. 그는 먼저 요한의 형 야고보를 칼로 죽이게 하였다.

 

야고보의 순교, 요한 보에코르스트(Johann Boeckhorst, 1605~1668)가 그린 유화.

프랑스 발랑시엔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 일을 유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그는 또 베드로까지 잡으려고 하였다.

마침내 베드로를 잡은 헤롯은 그를 감옥에 가두고 네 사람씩을 한 패로 네 패의 사병들에게 지키게 하였다. 그 때는 마침 무교절 기간이어서 헤롯은 유월절이 지난 다음 베드로를 백성들 앞에 끌어낼 속셈이었다.

교회에서는 베드로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헤롯이 그를 끌어내기로 한 그 전날 밤, 베드로는 두 줄의 쇠사슬에 손목이 묶여 매인 채 두 사병들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감옥 문간에서는 역시 두 병사가 옥문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나님의 천사가 베드로의 곁에 나타나고 감방에는 빛이 비쳤다. 천사는 베드로의 옆구리를 찔러 깨우며 말하였다.

 

"어서 일어나거라."

그러자 쇠사슬이 그의 두 손목에서 벗겨졌다.

천사는 다시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띠를 매고 신을 신어라."

베드로는 그대로 하였다. 천사는 그에게 또 말하였다.

"옷을 고쳐 입고 나를 따라오너라."

 

감옥에서 나온 베드로

 

베드로는 천사를 따라 감방에서 밖으로 나왔다. 베드로는 천사가 하는 일이 아무래도 현실 같지 않고 환상 같이만 생각되었다.

그들은 첫째 초소와 둘째 초소를 지나 거리로 통하는 쇠문 앞에 이르렀다. 그 때, 쇠문이 스르르 저절로 열렸다. 그들은 밖으로 나와 한 거리를 지나갔다.

 

베드로의 해방, 산치오 라파엘로(Sanzio Raffaelio, 1483~1520, 이탈리아)가 1513년에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린 유화. 바티칸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천사가 베드로의 곁을 떠나 안 보이게 되었다. 베드로는 그제야 정신이 나서 말하였다.

"나는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주님이 천사를 보내셔서 헤롯의 손에서 나를 구하여 주시고, 또 유대 백성들이 나에게 하려고 하던 모든 짓에서 나를 벗어나게 하신 것이다."

그런 모든 일을 깨닫게 된 베드로는 마가라고도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으로 갔다. 그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베드로는 대문 앞에 가서 문을 두드렸다. 그 집 안에서 로데라고 하는 어린 여자 종이 맞으러 나왔다. 그런데 로데는 나왔다가 베드로의 목소리를 알아 듣고 너무 기뻐서 문도 안 열어 준 채 다시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 대문 앞에 베드로가 서 있다고 외쳤다.

사람들은 떠드는 로데를 보고 '네가 미쳤다.'고 하였다. 그러나 로데는 자기 말이 정말이라고 우겼다.

로데가 자꾸 우기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말하였다.

"그러면, 그것은 베드로를 지키는 천사일 것이다."

그 동안, 밖에서 베드로는 연달아 문을 두드렸다. 이윽고 사람들은 대문을 열었다. 대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틀림없는 베드로였다.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베드로는 손을 흔들어 그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며, 주의 천사가 감옥에서 그를 데리고 나온 일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다시 말하였다.

"이 일을 다른 형제들에게 알리시오."

 

이렇게 말한 다음 베드로는 다른 곳으로 갔다.

날이 새자 감옥에서는 베드로가 없는 것을 보고 큰 소동이 벌어졌다. 헤롯은 베드로를 샅샅이 찾았으나 찾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지키던 사병들을 심문하고 그들을 사형에 처하라고 명령하였다.

헤롯은 그 후에 유대를 떠나 가이사랴로 내려가 거기서 한 동안을 지내었다.

그런데 그 때 두로와 시돈 사람들은 헤롯의 노여움을 사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 두로와 시돈 사람들은 뜻을 모아 가지고 함께 왕궁을 찾아왔다. 그들은 헤롯의 시종인 블라스도를 만나 그를 설득시켜서 헤롯 왕에게 화평을 청하였다. 그것은 두로와 시돈 지방이 헤롯 왕의 영토에서 식량을 공급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하여진 날에 헤롯은 왕의 옷을 갖추어 입고 왕좌에 앉아 두로와 시돈 사람들에게 연설하였다.

헤롯이 연설을 하자 그 앞에 모인 사람들은 외쳤다.

"이것은 신의 소리다. 사람의 소리가 아니다."

그 때에 하나님의 천사가 곧 헤롯을 내리쳤다. 그것은 헤롯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헤롯은 벌레에게 먹혀 죽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점점 더 널리 퍼지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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