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세마네 동산, 엘 그레코(El Greco, 1541~1614, 스페인)이 그린 유화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577쪽에 있는 글입니다.>
102 겟세마네의 동산
베드로에 대한 예언
예수님은 그 제자들과 함께 만찬을 마치시고 찬송을 부르시면서 감람산으로 가셨다.
그 곳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밤, 너희가 다 나를 버릴 것이다. 성경에 '내가 목자를 치니 양 떼는 뿔뿔이 흩어진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다시 살아 돌아와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간다."
베드로가 예수님에게 말하였다.
"다른 사람이 모두 선생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선생님을 절대로 버리지 않겠습니다."
예수님이 또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오늘밤 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
"저는 선생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선생님을 절대로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도 다 그렇게 말하였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라는 동산으로 가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저기 가서 기도를 하는 동안 너희는 여기 앉아 있어라."
예수님은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을 데리고 그 쪽으로 가셨다.
그 때, 예수님은 마음에 불안을 느끼며 세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마음이 괴로워 죽을 것 같다.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도록 하여라."
기도하시는 예수님
예수님은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 엎드려 땅에 얼굴을 대고 기도하셨다.
"나의 아버지시여, 될 수만 있으면 이 잔을 내가 받지 않도록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나의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그 때,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예수님에게 힘을 돋우어 드렸다. 예수님은 몹시 괴로워하시며 더욱 더 간절히 기도를 드리셨다. 예수님의 얼굴에서는 땀이 커다란 피방울처럼 흘러 땅에 떨어졌다.
감람산에서 기도하시는 예수님
예수님은 기도를 마치시고 세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와 보셨다. 제자들은 슬픔에 지쳐 잠들어 있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향하여 말씀하셨다.
"너희는 한 시간도 나와 함께 깨어 있을 수가 없느냐. 자아,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있어도 육신이 약하구나."
그리고 예수님은 다시 먼저 기도하시던 곳으로 가셔서 두 번째 기도를 하셨다.
"나의 아버지시여, 내가 이 괴로움의 잔을 꼭 마셔야 하는 것이라면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또 제자들이 있는 데로 와 보셨다. 제자들은 또 자고 있었다. 모두들 피로하여 눈이 감겨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을 그대로 두시고 다시 먼저 기도하시던 곳에 가서 세 번째 똑같은 말씀으로 기도를 드리셨다.
그리고 제자들이 있는 데로 돌아오셨을 때, 제자들은 아직도 자고 있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느냐? 내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갈 때가 왔다. 자아, 일어나라. 가자. 나를 배신하고 넘겨 줄 사람이 가까이 왔다."
유다의 배반
예수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열두 제자 중의 하나인 유다가 왔다.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보낸 무리들이 검과 몽둥이를 들고 그의 뒤를 따라왔다.
유다의 키쓰, 지오토(Giotto, 1267~1337, 이탈리아)가 1305년에 그린 후레스토. 이탈리아의 파두아스크로베니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유다는 미리 그들에게 말하여 두었었다.
"내가 입을 맞추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 그 사람을 꼭 잡으시오."
유다는 곧 예수님의 앞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입을 맞추었다. 예수님이 유다에게 말씀하셨다.
"유다야, 네가 무엇하러 여기에 왔느냐?"
그 때 검과 몽둥이를 들고 유다를 따라왔던 사람들이 몰려들어 예수님을 붙잡았다. 그 순간 시몬 베드로는 가지고 있던 검을 뽑아 대제사장의 종에게 덤벼들어 그의 귀를 쳐서 떨어뜨렸다.
그러나 예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검을 거두어 도로 칼집에 꽂아라. 검을 쓰는 사람은 모두 검으로 망한다. 너는 만일 내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12군단 이상의 하늘 나라 군사들을 이리로 보내 주신다는 것을 모르느냐? 그러나 그렇게 하면 이제 내가 당하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는 성경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은 제사장의 종의 떨어진 귀를 고쳐 주셨다. 그리고 잡으로 온 무리들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너희는 마치 강도를 대하듯이 검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러 왔구나. 내가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고 있었건만 너희가 지금까지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하였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예언자들이 써 놓은 글이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시려는 뜻에 따라서이다."
그 때에 제자들은 다 예수님을 버리고 달아났다.
예수님을 모른다고 한 베드로
사람들은 예수님을 끌고 대제사장 가바야의 집으로 갔다. 그 곳에는 율법 학자들과 장로들이 모여 있었다.
베드로는 멀리서 예수님을 뒤따라가며, 일이 어떻게 되나 보려고 대제사장의 집 뜰에까지 들어갔다.
대제사장들과 장로들과 의회 의원들은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려고 그에 대한 거짓 증거를 찾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거짓 증언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증거는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증인이 나와서 말하였다.
"이 사람의 말이 나는 하나님의 성전을 헐고 사흘만에 다시 세울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대제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예수님에게 물었다.
"이 사람의 증언이 그대에게 매우 불리한데, 무슨 할 말이 없소?"
그러나 예수님은 침묵을 지키셨다. 대제사장이 다시 말하였다.
"내가 살아 계신 하나님께 맹세하고 그대에게 명령하니 대답하시오. 그대는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요?"
예수님은 대제사장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는군.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이 말을 일러 준다. 너희는 멀지 않아 내가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아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대제사장은 자기 옷을 찢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 사람은 하나님을 모독하였소. 이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소? 이 일을 어떻게들 생각하시오?"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그는 당연히 사형에 처하여야 하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고, 또 어떤 사람은 손바닥으로 때리면서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조롱당하시는 예수, 두치오 디 부오닌세냐(Duccio di Buoninsegna, 1255?~1318? 이탈리아)가 그린 유화. 이탈리아 시에나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자, 그리스도여, 누가 그대를 때리는지 알아맞혀 보시지."
시몬 베드로는 그 동안 바깥 뜰에 하인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그 때, 여종 하나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도 저 갈릴리 사람 예수님과 함께 다닌 그의 제자요?"
그러나 베드로는 대답하였다.
베드로의 배반,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 1593~1652, 프랑스)가 그린 유화. 프랑스 보르도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아니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그러자, 대제사장의 종 가운데 한 사람이며 베드로에게 귀를 잘렸던 사람의 친척이 되는 사람이 그 곳에 있다가 말하였다.
"나는 당신이 예수와 함께 동산에 있던 것을 보았소."
베드로는 그 말을 듣고 저주하고 맹세하면서 말하였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바로 그 때 닭이 울었다. 그리고 예수님은 얼굴을 돌려 베드로를 보셨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밖으로 나와 몹시 울었다.
유다의 죽음
그 때, 반역자 유다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다른 죄수들과 함께 매달리게 되는 판결을 받으시자 뉘우쳤다. 그는 먼저 받았던 은돈 30개를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돌려 주며 말하였다.
유다의 배반, 두치오 디 부오닌세냐(Duccio di Buoninsegna, 1255?~1318? 이탈리아)가 그린 유화
"나는 죄없는 분의 피를 팔아 배신하였으며, 큰 죄를 지었소."
그러나 그들은 그 말을 듣고 말하였다.
"그런 일은 우리들과 아무 상관도 없소. 당신이 스스로 처리하시오.'
유다는 그 은돈을 성소에 내어 던지고 그 곳을 나가 목을 매어 죽었다. 대제사장들은 유다가 던진 은돈을 주워 들었다. 그리고 말하였다.
"이것은 피와 바꾼 돈이니까 깨끗한 성전 금고에 넣으면 안된다."
그들은 의논한 끝에 그 은돈으로 나그네들의 묘지로 사용할 밭을 샀다. 그리하여 그 밭은 오늘날까지 피밭(그 곳 말로 '아켈다마')이라고 불린다.
십자가의 그리스도, 엘 그레코(El Greco, 1541~1614, 스페인)이 1577-1588에 그린 유화. 파리 루브르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594쪽에 있는 글입니다.>
103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
재판과 조롱을 받으신 예수님
이튿날 아침,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함께 모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어달 계획을 짰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을 결박하여 끌고 가야바의 집으로 떠나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가서 넘겨 주었다.
대제사장들은 유월절 식사를 하기 전에 몸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총독인 빌라도의 관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빌라도가 밖으로 나와 그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이 사람을 무슨 죄로 여기 끌고 와서 고소를 하는 거요?"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대답하였다.
"만일 이 사람이 죄를 짓지 않았다면 우리들은 각하에게 넘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빌라도가 다시 말하였다.
"그러면 당신들이 그를 데리고 나가서 당신들의 법대로 처단하시오."
그러자 유대 사람들이 또 말하였다.
"우리들은 사람을 죽일 권한이 없습니다."
빌라도는 관저 안으로 들어가 예수님을 불러서 물었다.
빌라도 앞에 서신 예수님, 미하이 문카치(Mihaly Munkacsy, 1844~1900, 헝가리)가 그린 유화.
오르세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오?"
예수님이 반문하셨다.
"당신은 그 말을 당신이 생각한 대로 묻는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를 그렇게 말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묻는 것이오?"
빌라도가 말하였다.
"나는 유대 사람이 아니오. 당신의 동족과 대제사장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대체 무슨 일을 하였소? "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나의 나라는 이 세상 나라가 아니오. 만일 나의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하여 있는 나라라면, 나의 제자들은 나를 유대 사람들의 손에 넘겨 주지 않으려고 싸웠을 것이오. 나의 나라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오."
그래서 빌라도는 예수님께 다시 물었다.
"그러면 역시 당신은 왕이오?"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당신이 말한 대로 나는 왕이오. 나는 진리에 대한 증거를 세우려고 났으며, 또 진리에 대한 증거를 세우려고 이 세상에 왔소. 누구든지 진리에 속한 사람은 나의 음성을 듣소."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또 물었다.
"진리가 무엇이오?"
이 말을 한 다음 빌라도는 다시 밖으로 나와서 유대 사람들을 보고 말하였다.
이 사람을 보라, 보쉬(H.Bosch, 1450rud~1516, 네덜란드)가 1500년 경에 그린 유화. 프랑스 푸르트 시립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도 찾아내지 못하였소. 유월절에는 내가 당신들을 위하여 한 사람을 놓아 주는 전례가 있소. 그러니, 당신들은 내가 이 유대인의 왕을 놓아 주기를 원하오?"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모인 사람들을 선동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사람이 아니오. 바라바를 놓아 주시오."
바라바는 무서운 살인강도였다.
빌라도는 재판석에 앉았다. 재판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 때, 빌라도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하여 왔다.
"당신은 그 의로운 사람에게 나쁜 일을 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 사람의 꿈을 꾸었으며, 오늘은 여러 가지 일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두 사람 중에서 누구를 놓아달라는 거요, 바라바요, 그렇지 않으면 예수요?"
그러나 그 동안에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거기 모인 사람들을 선동하여 바라바를 놓아 달라고 청하게 하고, 예수님은 죽이자고 하도록 손을 써 놓았다. 사람들은 모두 함께 말하였다.
"바라바요."
빌라도는 다시 물었다.
"그러면 그리스도라는 예수를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요?"
모두들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빌라도 총독이 말하였다.
"대체 예수가 무슨 나쁜 일을 하였기에 그러오?"
그러나 사람들은 더욱 더 큰 소리로 외쳤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빌라도는 자기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폭동을 일으킬 기세였다. 그는 물을 가져다가 사람들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하였다.
빌라도 앞의 그리스도, 한스 물처(Hans Multscher, 1400~1467, 독일)이 1437년에 그린 유화, 베를린 회화관에 보관되어 있다.
"나는 이 의로운 사람의 피에 대하여 책임이 없소. 그러니 당신들이 알아서 처리하시오."
사람들이 소리쳐 말하였다.
"그 사람의 피의 책임은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에게 돌려도 좋소."
점점 더 흥분하는 사람들을 보고 빌라도는 바라바를 놓아 주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도록 내어 주었다.
그리하여 총독의 사병들은, 예수님을 관저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온 부대 사병들 앞에 그를 세워 놓았다.
희롱당하는 예수님
사병들은 예수님의 옷을 벗긴 다음, 자줏빛 옷을 입히고 가시로 면류관을 걸어 예수님의 머리에 씌우고 그의 오른손에 갈대를 들게 하였다. 그리고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조롱하였다.
"유대인의 왕 만세!"
병사들은 예수님에게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머리를 때렸다. 이렇게 조롱을 한 후에 자줏빛 옷을 벗기고, 먼저 입었던 옷을 입혔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으려고 사형장으로 끌고 갔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의 곳이라는 데로 가셨다. 히브리 말로는 이 곳을 골고다라고 하였다.
예수님을 끌고 그 곳으로 가는 길에, 시골에서 올라오는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을 만났다. 예수님을 끌고 가던 사병들은 시몬에게 억지로 십자가를 지워 예수님을 뒤따르게 하였다.
수난의 길을 가는 예수, 피에르 미냐르(Pierr Mignard, 1612~1695, 프랑스)가 1687년에 그린 유화.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으며, 그 중에는 여자들도 많았다. 그 여자들은 예수님을 위하여 슬퍼하며 울었다.
예수님은 여자들을 돌아보며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의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보아라, 그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사람들은 아이들이 없는 것을 오히려 행복하다고 할 것이다. 그 때에 사람들은 산을 향하여 '우리들 위에 무너지라.'하고 말하며, 언덕을 향하여 '우리들 위에 내려 덮이어라.'하고 말할 것이다."
그 때, 예수님과 함께 사형을 받기 위하야 다른 죄수 두 사람도 사형장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이윽고 그들은 골고다에 이르렀다. 사병들은 예수님을 가운데 십자가에 못박아 매어 달고, 함께 끌려간 두 죄수도 한 사람은 그의 오른편에, 한 사람은 그의 왼편의 십자가에 못박아 매어 달았다.
십자가에 못박히심, 만테냐(Andrea Mantegna, 1431~1516, 이탈리아)가 1456-1459에 그린 유화. 파리 루브르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 때,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옷을 나누어 가진 사병들
사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매어 단 다음 예수님의 겉옷을 벗겨 넷으로 뜯어 나누어 서로 한 가지씩 가졌다.
또 예수님의 속옷을 벗겼는데, 그것은 꿰매지 않고 한 통으로 짜여진 옷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 것이 될는지 제비를 뽑아 정하자."
이렇게 하여 '그들은 나의 겉옷을 서로 나누어 가졌고, 나의 속옷을 제비를 뽑아 가졌다'고 한 성경의 말씀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고난 받는 예수님
그런데,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예수님의 어머니와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서 있었다.
예수님은 어머니와 그 곁에 있는 사랑하는 제자들을 보시고, 어머니를 향하여 말씀하셨다.
"어머니, 보십시오. 당신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제자를 향하여 말씀하셨다.
"보아라, 너의 어머니이시다."
그 때부터 그 제자는 예수님의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셨다.
나를 버리셨습니까
지나가던 사람들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을 가만히 서서 쳐다 보았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십자가에 못박혀 매어 달린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매어 달린 한 죄수도 역시 예수님을 조롱하듯이 말하였다.
"당신이 그리스도라면 당신 자신을 구원하고, 또 우리들도 구하여 보시오."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의 죄수는 그를 날카롭게 나무랐다.
"너는 같은 형벌을 받으면서 하나님이 두렵지 않으냐? 우리들은 우리들이 지은 죄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지만, 이 분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분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예수님에게 말하였다.
"선생님, 당신이 당신의 나라인 하늘 나라에 들어가실 때에 저를 기억하여 주십시오."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하늘 나라로 들어갈 것이다."
낮 12시쯤 되었을 때, 어두움이 온 땅을 덮어 오후 3시까지 하늘과 땅이 캄캄하여졌다. 해가 빛을 잃고 성전의 휘장 한 가운데가 찢어졌다.
십자가, 한스 폰 튀빙겐(Hans von Tubingen, 1380~1462, 오스트리아)가 1430년 경에 그린 유화. 오스트리아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오후 3시에 예수님은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그것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었다.
모든 것이 성경에 씌어져 있는 대로 이루어진 것을 아시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목이 마르다."
옆에 서 있던 사람 하나가 해면에 신 포도주를 적셔 그것을 갈대 끝에 꿰어가지고 예수님의 입술에 대고 말하였다.
"이 사람의 하나님이 이 사람을 구원하러 오나 두고 보자."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희랍 말, 로마 말, 히브리 말로 '이 사람은 유대인의 왕이다'라고 쓴 명패가 달려 있었다.
숨을 거두신 예수님
예수님은 다시 커다란 목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나의 영혼을 아버지의 손에 맡깁니다."
그리고 또 말씀하셨다.
"이제 다 이루어졌다."
말을 마치시자 예수님은 머리를 떨어뜨리시고 숨을 거두셨다.
1500년 경에 그려진 유화. 독일 아헨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그 때, 태양은 빛을 잃고 어두워졌으며, 성전의 휘장은 위에서 아래까지 두 쪽으로 찢어졌다. 땅은 뒤흔들리고, 바위는 터지고, 무덤이 열리며, 잠자던 많은 성도들이 다시 살아났다.
백부장들과 또 그와 함께 예수님을 지키고 있던 사병들은 지진과 여러 가지 일어난 일들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며 말하였다.
"참으로 이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었구나."
또 그 광경을 보러 모여 있던 많은 사람들도 거기서 일어난 일들을 보고 모두 감명을 받고 돌아갔다.
예수님을 알고 있던 사람들과 갈릴리에서 예수님을 따라온 여자들도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님의 제자이며 아리마대의 돈 많은 부자인 요셉이라는 사람이 빌라도를 찾아와서 예수님의 시체를 내어 달라고 하였다.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님
빌라도는 그 청을 들어 주었다. 요셉은 예수님의 시체를 거두어 깨끗한 고운 베로 싸서 바위를 뚫어 만든 자기네 새 무덤에 모신 다음 커다란 바위를 굴려다가 무덤의 문을 막고 돌아갔다.
그 때, 막달라 마리아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가 무덤 맞은 편에 앉아 그것을 보고 있었다.
이튿날 안식일에 대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빌라도에게 몰려가 말하였다.
"총독 각하, 그 거짓말장이가 살았을 때에 자기는 죽은 후 사흘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사흘이 되는 날까지 무덤을 단단히 지키라고 명령하십시오. 혹시 그의 제자들이 그 시체를 훔쳐 간 다음 예수님이 살아났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 전보다도 더 미혹에 끌릴지도 모릅니다."
빌라도는 그들에게 경비병을 시켜 지키라고 하였다. 그들은 무덤을 덮은 돌을 봉하고 도장을 찍어 인봉을 한 다음 경비병을 시켜 무덤을 단단히 지키게 하였다. <SKTK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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