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요난단의 이별, 렘브란트 반 레인(Rembradt Van Rijn, 1606~1669, 네덜란드)이 그린 유화.
48 다윗과 요나단
다윗은 사울 왕을 피해 나욧에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다윗이 요나단에게로 가서 말했다.
"자네 아버님께서 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단 말인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그러자 요나단이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겠네. 무슨 수를 쓰든지 자네를 돕고 싶네. 아버지는 무슨 일이든지 내게 의논하시니까 자네 일도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아버지의 대답을 알리도록 하겠네. 아버지가 끝까지 자네를 죽이려 하신다면 자네가 무사히 도망갈 수 있게 해 주겠네. 우린 어떤 일이 있어도 사이좋게 지내는 친구라는 것을 잊지 말게."
두 사람은 엄숙하게 우정의 맹세를 했다. 요나단은 진심으로 친구 다윗을 사랑했던 것이다.
요나단은 다시 다윗을 보고 말했다.
"내일은 월삭 축제 날인데 축하연에 자네 모습이 안 보이면 아버지께서 자네 일을 궁금히 생각하시고 물으실 것이네. 그럼 내가 아버지의 마음을 떠볼 테니 자네는 사흘 동안 숨어 있다가 사흘이 지나거든 에셀 바위 곁에 와 있게나. 내가 활쏘는 연습을 한다는 핑계로 화살 세 개를 바위 곁으로 쏘겠네. 그리고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화살을 찾으러 보내면서 '화살은 이편에 있다'고 내가 말하거든 자네는 안전하니까 나타나게. 그러나 '화살은 저편에 있다'고 하거든 이곳을 떠나게. 야훼께서 자네를 보내시는 것이야."
두 사람이 이렇게 약속한 후 다윗은 들판에 몸을 숨겼다.
달이 떠올랐을 때 사울 왕은 축하연 자리에 나와 앉았다. 왕의 양쪽 옆에는 요나단과 아브넬이 앉았으나 다윗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그러나 그날 왕은 아무 말이 없었다. 다음 날도 다윗이 자리는 비어 있었다. 그러자 사울은 요나단을 향해
"이새의 아들은 어째서 오늘도 오지 않느냐?" 하고 물었다.
"다윗은 베들레헴에서 가족들과 함께 제사드리기 위해 갔습니다." 하고 요나단이 대답하자 사울 왕은 노발대발하면서 요나단에게 창을 던졌다.
"그따위 이새의 아들을 친구로 삼다니. 다윗이 살아 있는 한 너는 이 나라의 왕이 될 수 없어. 자, 어서 가서 다윗을 데려 오너라. 죽여버릴 테다."
요나단은 아버지가 다윗을 죽이려고 굳게 마음먹고 있음을 알고는 크게 노하여 축하연 자리를 박차고 나와 그날은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다윗의 일을 걱정했다.
다음날 아침 요나단은 다윗과 약속한 시간에 심부름하는 아이를 데리고 들로 나가 화살을 쏘고 나서 그 아이에게 화살을 찾아 오라고 명령했다.
아이가 화살 떨어진 곳으로 갔을 때 요나단은 큰 소리로 외쳤다.
"화살은 저편에 있잖나. 어름어름하지 말고 서둘러라."
아이는 화살을 주어서 요나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지만 무슨 영문인지 전혀 몰랐다. 그 말의 뜻은 요나단과 다윗만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요나단은 아이를 먼저 돌려 보냈다. 아이가 가버리자 다윗은 숨었던 곳에서 나와 땅에 엎드려 세 번 절했다.
두 사람은 서로 입맞추고는 울었다.
요나단은 다윗을 보고
"무사히 잘 가게. 우리들은 야훼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네와 나 사이에는 야훼가 계시고, 자네 자손과 나의 자손 사이에도 언제까지나 영원토록 야훼가 계시기를' 하고 맹세를 했으니까." 하고 말했다.
이리하여 다윗은 사울을 피해 그곳을 떠나고, 요나단은 성 안으로 돌아갔다.
다윗에게 골리앗의 칼을 주는 아히멜렉 제사장, 에르트 드 겔더(Aert de Gelder, 1645~1727, 독일)가 그린 유화.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295쪽에 있는 글입니다.>
49 사울의 노여움
다윗은 놉이라는 곳으로 가서 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갔다.
다윗이 먹을 것을 좀 달라고 청하자 아히멜렉은 하나님께 제사드리기 위해 마련해 둔 거룩한 빵을 주었다. 그리고 다윗이 무기라고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음을 보자 헝겊에 싼 골리앗의 칼을 주었다.
그러니까 결국 다윗은 전에 자기 손으로 죽인 블레셋 사람의 용사 골리앗의 칼을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사울 왕의 노여움을 두려워하여 놉을 떠나 아둘람 굴 속에 숨어 있었다.
다윗이 아둘람 굴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의 형제들과 집안 친척들은 모두 다윗을 만나러 왔다. 또 어려움을 당한 사람과 남의 빚을 지고 갚을 수 없는 사람과 그 밖에 여러 가지 불만과 고민이 있는 사람들이 약 400명이나 모여들어 다윗은 이 사람들의 대장격이 되었다.
다윗이 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갔을 무렵, 에돔 사람 도엑이 놉에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양치기들의 우두머리인데다가 사울의 신하였다. 이 도엑이 사울 왕에게로 가서 제사장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먹을 것과 골리앗의 칼을 주었다는 것을 일러 바쳤다.
이 말을 듣자 사울 왕은 놉까지 사람을 보내어 아히멜렉과 그 가족들을 모두 불렀다.
아히멜렉이 사울 왕의 눈 앞에 끌려 나오자 사울 왕은
"어째서 너는 다윗과 한통속이 되어 나에게 거역하여 다윗에게 빵과 먹을 것을 주었느냐? 또 어찌하여 나를 거역하고 다윗을 위해 기도해 주었느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놉 땅의 제사장 아히멜렉이 대답했다.
"사울 왕이시여, 다윗만큼 진심으로 왕을 받드는 신하는 둘도 없습니다. 더구나 다윗은 사울 왕 당신의 사위가 아닙니까? 그리고 당신의 명령이라면 무슨 명령이건간에 복종하고, 당신 집안 사람 모두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 청년이 아닙니까? 당신께서는 제가 다윗을 위해 야훼 하나님께 기도한 것을 원망하시지만 그것은 지금 새삼스럽게 한 것이 아닙니다. 사울 왕이시여, 부디 이 일 때문에 저와 저의 가족에게 벌을 내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사울 왕은 아히멜렉의 간절한 말을 듣고도
"제사장 아히멜렉아, 너와 너의 가족들은 모두 벌을 받아 죽어야 한다."고 말하더니 곁에 있는 병사들을 향해
"야훼의 제사장들을 모조리 죽여버려라. 제사장들은 다윗의 편을 들어, 다윗이 도망친 줄 알면서 내게 알리지도 않았어." 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병사들은 야훼의 제사장들을 죽이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에돔 사람 도엑을 보고 명령을 내렸다.
"야훼의 제사장들을 쳐라. 나의 원수들이다."
도엑은 제사장들에게 덤벼들어 85명을 죽였다. 또 도엑은 놉의 성읍도 습격하여 거기 있는 사람을 모두 죽여버렸다.
그런데 아히멜렉의 아들 중 아비아달은 몸을 피하여 다윗이 있는 곳으로 도망쳐 와서, 사울이 야훼의 제사장들을 죽이게 한 일을 얘기하여 전했다.
다윗은 그에게 말했다.
"그날 에돔 사람 도엑이 틀림없이 사울 왕에게 일러 바치리라 짐작했어요. 모두가 죽음을 당한 것은 저 때문입니다. 당신은 나와 함께 있으시오. 두려워하지 마시오. 내 목숨을 빼앗으려는 사람은 당신 목숨도 노릴 것이오. 그러나 나와 함께라면 안전합니다."
다윗과 아비가일의 만남, 피터 폴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 플랑드로)그린 유화.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297쪽에 있는 글입니다.>
50 다윗과 아비가일
사무엘이 죽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모여서 슬퍼했다. 사무엘의 시체를 라마에 있는 사엘의 집에 묻고 나서 다윗은 바란의 광야로 나갔다.
마을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갈멜에 땅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나발이라고 불렀다. 대단한 부자로 천 마리의 염소와 3천 마리의 양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갈멜에서 그 양털을 깎고 있는 중이었다.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은 총명하고 아름다운 여인이었지만 남편 나발은 고집통이고 괴팍한 남자였다.
나발이 양털을 깎고 있다는 사실을 광야에 나가 들은 다윗은 10명의 부하에게 일렀다.
"갈멜에 가서 나발을 만나 내가 안부하더라고 인사를 하고 말해라. '당신과 당신의 가족, 그리고 당신이 있는 모든 것이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들은 양치기들이 갈멜에서 양털을 깎고 있는 동안 그 근처에 있었으나 아무 방해도 하지 않았고, 또한 도둑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우리 젊은이에게 친절히 대해 주시오. 이 젊은이들과 이새의 아들 다윗을 위해 가지신 것 중에서 조금만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말해라."
젊은이들은 나발을 찾아가서 말했다. 다윗이 시킨 대로 다윗의 인사말을 전하자, 나발은
"다윗이란 도대체 누구냐? 이새의 아들이란 누구냐? 요즘 주인 곁에서 도망치는 부하들이 많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만난 너희에게 빵이나 물을 주다니, 양털을 깎는 일꾼을 위해 장만해 둔 고기를 주다니, 어림없는 소리다." 하고 거절했다.
젊은이들은 돌아와 이 말을 다윗에게 전했다. 그러자 다윗은
"모두 칼을 잡아라." 명령하더니 자기 자신도 칼을 잡고 400명을 이끌고 나갔다. 나머지 200명은 집을 지키기 위해 남겨 두었다.
나발 밑에서 일하는 젊은 하인이 주인 마나님 아비가일에게 이 일을 알렸다.
"광야에 있는 다윗이 사자를 보내어 주인 나으리에게 인사를 전하게 했는데, 나으리께서 실례되는 말을 하셨기 때문에 다윗은 대단히 화가 났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매우 친절히 해 주어서 우리는 도둑을 맞거나 다치거나 한 일이 전혀 없습니다. 도리어 우리가 들에 나가 일하고 있는 동안 무사하도록 우리를 지켜 주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일은 다 틀려버렸습니다. 그들은 떼를 지어 주인 나으리를 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인 나으리는 아시다시피 성격이 좋지 못한 분이니까, 일이 이렇게 급하게 되어도 누구 하나 가서 주인 나으리께 말씀 드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자 아비가일은 얼른 빵 200개, 포도주가 든 가죽 부대 2개, 요리한 양 5마리, 말린 무화과 덩이 200개를 마련하여 나귀에 싣고는 하인을 보고
"내 앞을 얼른 달려가라. 내가 다윗을 뵈러 가겠다." 하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 나발에게는 이 일을 말하지 않았다.
나귀를 몰고 길을 재촉하던 아비가일이 다윗과 그 부하들과 마주쳤다. 아비가일은 나귀에서 내려 다윗의 발 아래 엎드리고 머리를 땅바닥에 댄 채 말했다.
"부탁이옵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제 남편 나발에 대해 노여움을 푸십시오. 나발은 어리석은 사람이니까요. 저는 당신께서 보내신 젊은이와 만나지 못했습니다만 제발 부탁이오니 저에게 원수 갚거나 피를 흘리게 하는 그런 일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당신이 싸움을 하고 계실 때는 야훼 하나님께서도 함께 싸우고 계십니다. 싸움에 이기신 날에는 아무쪼록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다윗은 아비가일을 향해
"당신을 이곳으로 보내신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참으로 고마우신 분이오. 또 당신의 슬기로운 지혜에도 놀랐소. 만일 당신이 오늘 이곳으로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나발의 집안 사람을 모두 죽여 버렸을 것이오." 하고 말했다. 그리고 아비가일의 나귀 등에 싣고 온 선물을 받고 나서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시오. 당신이 부탁한 대로 할 테니까." 하고 대답했다.
아비가일이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 나발은 주연을 베풀고 있는 중이었다. 나발이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아비가일은 다윗과의 일은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나발이 술에서 깨어났을 때 아비가일이 어제 있었던 일을 모조리 다 얘기했다. 이 말을 들은 깜짝 놀라 기절해 버렸다. 그래서 몸이 돌덩이 같이 굳어지더니, 이윽고 열흘쯤 지난 후 죽어 버렸다.
다윗은 나발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야훼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리고 나서 아비가일에게 사자를 보내어 아비가일을 자기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고 말을 전하게 했다. 이때는 이미 사울이 다윗의 아내인 딸 미갈을 라이스의 아들 발디에게 주어버린 후였다.
아비가일은 다윗이 자기를 아내로 맞이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는 땅에 엎드리어
"저는 주인의 부하들의 발을 씻어 주는 종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리하여 아비가일은 나귀를 타고 다섯 명의 소녀를 데리고 다윗의 사자를 따라가 다윗의 아내가 되었다.
사울의 목숨을 시험한 다윗
사울의 진지에 들어간 다윗
어느 날 다윗은 사울 왕의 진지로 갔다. 사울 왕의 군대장 아브렐은 사울 왕이 거처하는 천막 바로 곁에서 자고 있었다. 사울의 천막은 진지 한 가운데 있었고, 그 주위에는 많은 부하들이 자고 있었다.
다윗은 사울의 머리맡에 있던 창과 물 항아리를 들고 살그머니 나왔다. 그러나 누구 하나 다윗을 보거나, 다윗이 거기 왔다는 기척을 알고 잠을 깨거나 한 사람이 없었다. 모두 깊이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두를 깊이 잠들게 하신 것이다.
다윗은 진지에서 멀리 떨어진 산꼭대기에 올라가 아브렐과 그 부하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중에 용사는 없단 말이냐? 아브렐이여, 이스라엘의 온 나라 안에 너보다 뛰어난 자가 어디 있는가? 그런데도 너는 어찌하여 너의 주인인 사울 왕을 지키지 않았느냐? 어떤 사나이가 너의 왕을 죽이려고 왕의 천막으로 몰래 들어가 왕의 머리맡에 있던 창과 물 항아리를 가지고 가버렸으니 잘 찾아보아라."
그러자 사울은 그것이 다윗의 목소리인 줄 알고 물었다.
"아들, 다윗아, 네 목소리가 아니냐?"
"아아, 임금님이시여, 접니다. 분명히 저의 목소리입니다."
다윗이 대답했다.
"그러나 왕이여, 어찌하여 저를 이처럼 쫓으십니까? 제가 무슨 악한 짓을 했다는 것입니까?" 하고 다윗이 묻자 사울이 말했다.
"내가 잘못했다. 아들 다윗아, 내 곁으로 돌아오너라. 이젠 결코 너를 위험하게 하지 않을 테다. 오늘 너는 나의 목숨을 살려 주었다. 내가 나빴다는 것을 이제 겨우 깨달았다."
이리하여 사울은 다윗을 축복하고 궁전으로 돌아갔다. 다윗도 자기가 온 길로 다시 돌아갔다.
귀신 들린 여자를 찾아간 사울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301쪽에 있는 글입니다.>
51 사울과 사무엘의 영
블레셋 사람이 수넴에 모여서 진을 쳤다. 그래서 사울은 이스라엘 군을 전부 모아 길보아에다 진을 치게 되었다. 그러나 블레셋 사람의 대군을 보자 사울 왕은 두려운 생각이 나서 야훼께 기도로 여쭈어 보았으나 야훼께서는 사울 왕의 기도에 응답하시지 않았다.
그래서 사울은 부하에게
"신 들린 여자가 어디 있는지 알아보아라. 그 여자에게 물어 볼 것이 있으니까." 하고 명했다. 그러자 부하가
"엔돌이라는 곳에 신 들린 여자가 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신 들린 여자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 그 영혼과 얘기하는 여자를 말하는 것이다.
사울은 부하의 말을 듣고 변장하여 밤에 아무도 모르게 그 신 들린 여자에게 가서 부탁했다.
"부탁이오. 내가 말하는 사람의 영혼을 불러 주시오."
"누구를 불러 드릴까요?"
여자가 물었다.
"사무엘을 불러 주시오."
사울이 대답했다.
여자는 사무엘의 영혼을 보고 나서 사울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사울 왕입니다. 어찌하여 변장하여 저를 속이십니까?"
"무서워하지 말아라. 무엇이 보였나? 어떤 사람이냐?" 하고 사울 왕이 물었더니 여자는
"노인입니다. 윗옷을 입고 있어요." 하고 대답했다.
사울은 그가 사무엘인 줄 알기 때문에 땅에 엎드려 절하였다. 그러자 사무엘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사울이여, 나에게 무슨 볼 일이 있는가?"
"지금 큰 일이 나서 매우 곤란합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또 쳐들어오는 중입니다. 야훼께서는 나를 버리셨습니다. 기도를 드려도 응답이 없으십니다. 그래서 당신의 영혼을 부른 것입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사울 왕이 부탁했다.
"야훼 하나님이 그대를 버리시고 그대의 적이 되셨음을 알면서 어찌하여 나에게 묻는가? 야훼는 전에 나를 통해 말씀하신 대로 행하신 것이오. 야훼는 이 나라를 반으로 나누어 그대도 잘 알고 있는 다윗에게 그것을 주신 것이오. 더구나 나머지 반인 그대의 왕국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 넘겨 주신 것이오. 그대와 그대의 아들들은 모두 죽을 것이오." 하고 사무엘이 대답했다.
사울 왕은 사무엘의 말을 듣자 두려워한 나머지 땅에 넘어져버렸다. 그때까지 밤낮없이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 때문에 힘이 아주 빠져 버린 것이다.
여자는 사울이 두려워 떨고 있는 것을 보자
"빵을 조금 드리겠습니다. 싸움터에 나가실 때에 힘이 나도록 잡수십시오." 하고 말했다. 그러나 사울은 먹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부하들이 그 여자와 함께 빵 먹기를 열심히 권했다. 마지못해 사울은 부하들과 함께 빵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짐을 꾸려 밤이 새기 전에 그 신들린 여자 집에서 떠났다.
사울의 자살
사울의 자살, 피테르 브뤼젤 더 엘드(Pteterr Brueghel The Elder, 1525~1569, 네덜란드)가 그린 유화.
블레세 군과 이스라엘 군과의 전투가 벌어지자 이스라엘 군은 크게 져서 블레셋 군의 눈앞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이스라엘 군사가 길보아 산에서 죽었다.
블레셋 사람은 또한 사울과 그 아들들에게로 마구 쳐들어와서 화살로 깊은 상처를 입혔다. 사울은 무기를 가진 부하에게
"칼을 뽑아 나를 찔러 다오. 저 이교도들에게 찔려 죽어 모욕을 당하고 싶지 않으니까." 하고 말했다.
그러나 부하들은 도저히 왕을 찔러 죽일 수 없었다.
그래서 사울은 자기 자신이 칼을 뽑아서 그 칼 위에 몸을 덮쳐 자살했다.
이렇게 하여 사울은 이날, 세 아들과 모든 부하들과 함께 죽었다. 이스라엘 백성 중 계곡 저편과 요단 강 저편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사울과 그 아들들이 죽고 이스라엘 군이 전쟁에 진 것을 보자 성읍을 버리고 도망갔다.
그 성읍에는 블레셋 사람들이 와서 살게 되었다.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슬퍼하는 다윗의 노래
다윗과 요나단, 지오반니 바티스타 치마 다 코넬리아노(Giovanni Battista Cima da Conegliano, 1460~1518, 이탈리아)가 그린 유화. 영국 런던 네셔널갤러리에 보관되어 있다.)
다윗은 사울과 요나단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옷을 찢고 슬퍼하며, 아무것도 먹으려 하지 않았다. 또 다윗이 부하들도 사울과 요나단과 이스라엘의 군의 죽음을 생각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밤까지 슬피 울었다. 다윗은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러 사울과 그 아들 요나단의 죽음을 슬퍼했다.
이스라엘아, 너의 영광은
높은 산 위에서 허물어졌다.
아아, 용사들은 드디어 쓰러졌구나.
가드에도 이 일을 알리지 말고
아스글론의 거리에도 전하지 말라.
블레셋 사람의 딸들이 기뻐하며
할례 받지 못한 사람의 딸들도 기뻐하겠구나.
길보아 산아, 네게 이슬이 내리지 않으며,
죽음의 들아, 네게 비도 내리지 말라.
거기 용사들의 방패는 버려지고
사울의 방패는 기름 부어지지 않은 채 버려졌다.
죽인 사람의 피를 마시지 않고는
요나단의 활은 물러나지 않고,
용사의 기름을 먹지 않고는
사울의 검은 헛되이 돌아오지 않았다.
사울과 요나단은 사랑받았으며, 사람들의 기쁨이었다.
죽건 살건 둘은 함께였으며
독수리보다 빠르고 사자보다 강했다.
이스라엘의 딸들아, 사울을 위해 슬퍼하라.
사울은 화려한 옷으로 너희를 치장했고
황금 노리개를 너희 옷에 장식했다.
아, 용사들은 싸움에서 쓰러졌다.
요나단은 너의 산 위에서 쓰러졌다.
나의 형제 요나단이여,
그대를 슬퍼한다. 그대는 나의 친구
그대는 나를 사랑했다.
여인의 사랑보다 더한 사랑으로.
아, 용사들은 쓰러졌다.
싸움의 병기는 망하였다.
그후 야훼께서는 다윗에게 헤브론에 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다윗은 모든 사람들을 데리고 들판을 가로질러 헤브론의 성읍으로 갔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다윗에게 기름을 붓고, 유다의 왕으로 삼았다.
한편, 넬의 아들이며 사울의 군대장관이었던 아브렐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마하나임이라는 곳으로 데려왔다. 그는 이스보셋을 길르앗과 아술 사람과 이스라엘 전국의 왕으로 삼았다.
이스보셋이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른 것은 그가 40살 때이며, 이스보셋은 2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다. 그러나 유다 지파는 다윗을 따랐다. 유대는 이스라엘보다 나라 힘이 더 강했다.
다윗 왕은 7년 반 동안 유다 지파를 다스리며 그 왕위를 지켰다. <SKTK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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