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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성경

사사기 - 드보라. 입다. 기드온

by 은총가득 2020. 8. 26.

 

시스라를 죽이는 야엘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223쪽에 있는 글입니다.>

 

36 시스라의 최후

 

이스라엘 사람들은 야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나쁜 것들을 했기 때문에 그 벌로 가나안의 왕 야빈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야빈의 군대는 시스라라는 용맹스러운 대장의 지휘를 받고 있었는데, 시스라는 전차 900대를 가졌으며, 20년 동안 이스라엘 사람들을 괴롭혀 왔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재판관 중에 드보라라는 한 여자가 있었다. 드보라는 바락이라는 남자에게 심부름꾼을 보내어

 

"1만 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다블 산으로 가세요. 당신은 그곳 전투에서 이길 것이며, 시스라 대장과 그가 가진 전차를 쳐부수게 될 것입니다." 라는 말을 전하게 했다. 그러자 바락은

"만약 당신께서 함께 가 주신다면 가겠습니다. 그러나 동행해 주시지 않는다면 다블 산에 가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해 왔다. 그래서 드보라는 바락과 함께 가기로 승락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게 먼 곳에 간다고 해서 당신이 공을 세우는 것은 아니랍니다. 야훼 하나님께서 어떤 여자의 손에 시스라를 넘겨 주시기로 작정하고 계시답니다.

 

바락이 이끄는 군대와 시스라를 대장으로 하는 야빈 왕의 군대는 다블 산 중턱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하나님께서는 시스라와 그가 지휘하는 전차를 때려부수셨기 때문에 바락은 적군을 모조리 쳐부술 수 있었다.

싸움에 진 시스라는 전차를 버리고 지친 걸음을 재촉하여 게데스 땅까지 도망쳤다. 그곳에 사는 갠 사람들과 시스라의 왕 야빈과는 사이가 좋았기 때문이다. 시스라가 헤벨이라는 사람의 천막으로 들어가려는데 헤벨의 아내 야엘이 나와 시스라를 맞으면서

 

"어서 오세요. 시스라 대장님. 이제 아무 걱정도 마세요." 하고 인사를 했다.

시스라를 천막 안으로 안내한 야엘은 피곤한 시스라를 눕게 하고 담요를 덮어 주었다. 그러자 시스라는

"물을 좀 주시오. 목이 타는 것 같소." 하면서 물을 청했다.

야엘이 우유를 주자 시스라는 한껏 마시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시스라는 너무나 지쳐 있었기 때문에

"천막 입구에 서서 망을 봐 주시오. 누가 와서 묻더라도 아무도 없다고 말해 주시오." 하고는 그냥 쓰러져 깊이 잠들었다.

시스라가 마음을 놓고 깊이 잠들자, 그 틈을 타서 야엘은 시스라를 죽여버렸다.

 

얼마 후, 바락이 시스라를 추격해 오자, 야엘은 바락을 마중하면서

"어서 들어오십시오.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을 보여 드리겠어요." 하고 말했다. 이리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은 가나안의 왕 야빈을 쳐부수고, 그 후 40년 동안은 참으로 평화롭게 살았다.

 

기쁨의 노래

 

 

시스라에게 우유를 주는 야엘

 

이 날, 드보라와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은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겐 사람, 헤벨의 아내 야엘은,

여자 가운데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시스라가 물을 청하자,

야엘은 소중한 그릇으로 우유를 권했다.

야엘은 못을 손에 들고,

오른손으로 무거운 망치를 잡고,

시스라의 머리 위에 내리쳤다.

시스라는 야엘의 발 밑에 구부려

넘어지자 거기서 죽었다.

오, 주여, 당신의 원수는 모두

이렇게 멸망토록 하여 주소서.

 

 

 

미디안을 정복한 기드온 군대

 

 

37 기드온과 미디안 사람들

 

하나님 보시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또 옳지 못한 짓을 하자, 야훼께서는 버릇을 고치시려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7년 동안 미디안 사람들의 지배를 받게 하셨다.

미디안 사람들에게 땅을 빼앗긴 이스라엘 사람들은 산에 있는 바위굴 속이나, 산성 안에서 살아야만 되었다.

이렇게 고생을 하는데 7년이 다 되었을 무렵, 야훼 하나님의 천사가 나타나 아비에셀 사람 요아스가 가진 오브라 땅에 있는 상수리나무 아래로 와 앉아 있었다.

마침 그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미디안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남몰래 밀 타작을 하고 있었다.

 

기드온에게 나타난 천사

 

 

선택받은 기드온

 

야훼의 천사가 기드온에게 나타나

"훌륭한 용사여, 야훼 하나님께서는 너와 함께 계신다." 라고 일렀다.

"오, 하나님이시여, 만일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면 어째서 우리들을 이런 고생 가운데 두십니까? 조상들에게서 들은 하나님의 기적은 어디 갔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우리 백성을 저 애굽에서 데려 나오셨는데, 지금은 우리 백성을 버리시고 미디안 사람들 손에서 고생하게 하십니까?

 

기드온이 이렇게 말하자 천사는 기드온을 바라보면서

"그대의 힘으로 미디안 사람의 손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건져내어라. 내가 그대를 보내는 것이다." 하고 말했다.

그러자 기드온이

"그렇다면 당신이 참으로 야훼라는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제가 주께 드리는 예물을 가지고 당신 앞에 바칠 때까지 아무 데도 가지 마시고 이 자리에 계셔 주십시오." 하고 부탁했다.

"그대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 앉아서 기다리겠다." 라고 천사가 대답했다.

기드온은 얼른 집으로 가서 염소 새끼 한 마리를 준비하고 빵과 고기는 광주리에, 국은 작은 항아리에 담아 가지고 천사가 앉아 있는 곳으로 와서 예물을 바쳤다.

 

하나님의 사자인 천사가 기드온에게 명령했다.

"고기와 빵을 이 바위 위에다 얹어 놓은 다음 국물을 그 위에다 뿌려라."

천사가 시키는 대로 기드온이 빵과 고기를 바위 위에 올려 놓고 거기다 국을 뿌리자 하나님의 천사는 들고 있던 지팡이 끝을 고기와 빵에다 살짝 대었다. 그러자, 바위에서 불길이 일어나 고기와 빵을 태워버리는 게 아닌가. 그리고 천사는 사라졌다.

그제서야 기드온은 그가 참으로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인 것을 알고

"오, 하나님이시여, 황송스럽게도 저는 하나님의 천사와 마주 보게 되었으니 참으로 황송합니다." 라고 말했다.

"안심하여라. 두려워 말라. 너는 죽지 않는다."

그래서 기드온은 야훼를 위해 제단을 쌓고 야훼 샬롬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이 말은 '하나님은 평화'라는 뜻이다.

 

야훼의 분부

 

기드온의 양털, 니콜라 디프르(Nicolas Dipre, 1495~1531, 프랑스)가 그린 유화. 프랑스 아비뇽 프리탈리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날밤 야훼께서 또 기드온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아버지가 먹이고 있는 일곱 살박이 수소를 몰고 와서 네 아버지가 만든 바알 신의 제단으로 가거라. 그리고 제단을 헐어 부수고 그 곁에 있는 아세라나무를 찍어 넘어뜨려라. 그리고 나서 바위 위에 너의 하나님 야훼를 위해 제단을 쌓고 네가 찍어 넘어뜨린 아세라나무로 수소를 구워 하나님께 제사드려라."

그래서 기드온은 하인 열 명을 데리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과 아버지, 그리고 그 가족들의 눈에 띌까 두려워 낮에는 하지 않고 밤이 된 후에 제단을 부수었다.

 

다음날 아침, 마을 사람들은 바알 신의 제단이 엉망으로 부서지고, 그 곁에 있는 아세라나무까지 찍혀 넘어진 것을 보고 서로 누구의 것이냐고 야단들이었다. 드디어 기드온이 한 짓이 드러나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그의 아버지 요아스에게로 몰려와

"아들을 내놓으시오. 죽여버릴 테니까." 하고 야단들이었다.

그러나, 요아스는 아들 기드온을 감싸느라고

"바알이 만일 신이라면 그것을 위해 말다툼을 할 필요가 어디 있겠소? 그런 짓을 한 사람이 있다면 당장에 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할 말이 있다면 바알 신이 자기 스스로 상대방과 서로 말다툼을 해야 하는 겁니다." 라고 했다.

그즈음 미디안 사람은 아말렉 사람들과 합세하여 이스르엘 계곡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성령이 기드온에게 내려, 기드온이 나팔을 불자 사람들이 모두 모여 기드온의 편이 되었다.

 

 

기드온은 야훼께

"만일 야훼께서 저를 뽑아 이스라엘을 건져내게 하시려고 작정하셨다면 그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자, 여기 땅바닥에 양털을 놓아 둡니다. 밤이슬이 양털에만 내리고 그 둘레의 땅이 마른 채로 있다면 야훼께서 저에게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힘을 주신다는 증거입니다."하고 기도했다.

다음날 아침 일찌기 잠이 깬 기드온이 양털을 가져다 물을 짰더니 항아리에 하나 가득히 물이 찼다. 그리고 양털을 놓아 둔 둘레의 땅 위는 깨끗이 말라 있었다.

그러나 기드온은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어 또다시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시여, 다시 한 번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이번에는 양털은 마르게 하시고 그 둘레의 땅에만 이슬이 내리게 하시옵소서."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이 기도한 대로 하셨다.

 

부하를 뽑은 기드온

 

 

강 가에서 뽑은 300명의 전사

 

기드온은 자기를 따라 전쟁터에 나갈 이스라엘 병사를 모집하고는 하롯이란 샘 곁에 진을 쳤다. 미디안 사람의 병사들이 그 하롯 샘 북쪽의 모레라는 언덕을 따라 계곡 안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야훼께서 기드온에게 말씀하셨다.

"네 곁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네가 미디안 군을 정복시킬 수가 없다. 너희는 제각기 자기 힘으로 미디안 군을 쳐부수었노라고 자랑할 테니까. 그러니 사람들에게 '두려워 떠는 자는 길르앗 산에서 돌아가라'고 명령하여라."

기드온이 이 말씀대로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그 중 22,000명이 돌아가고 10,000명이 남았다.

 

그러자, 야훼께서 또 말씀하셨다.

"아직도 너무 많다. 사람들을 강 가로 데려가서 물을 먹도록 해라. 개가 물 마시듯 혀로 마시는 사람과 무릎을 꿇고 손으로 떠 마시는 사람을 구별해 두어라."

시험한 결과 손으로 물을 떠 마신 사람은 300명뿐이었다. 그 밖의 사람들은 모두 엎드려 물을 마셨다.

기드온은 하나님이 시키시는 대로 300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집으로 돌려 보냈다. 기드온이 뽑은 300명의 군인은 두 손에 식량과 나팔을 들었다. 이때 미디안 군은 바로 아래 계곡에 있었다.

 

 

미디안 군을 정찰한 기드온

 

 

횃불 항아리를 든 기드온 군사

 

 

그날 밤 야훼께서 기드온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적진을 향해 쳐들어가거라. 너의 적을 무찌르게 할 것이다. 만일 쳐들어가는 것이 무섭거든 부하 부라를 데려가서 미디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라. 그러면 너는 강해져서 적군을 무찌를 수 있을 것이다."

기드온은 부라를 데리고 적군의 감시병이 서 있는 곳까지 갔다. 거기에는 미디안 사람, 아말렉 사람, 동방 사람들이 메뚜기 떼처럼 무수히 흩어져 자고 있었으며, 낙타도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았다.

기드온이 그들에게로 가까이 접근했을 때 한 사나이가 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꿈을 꾸었는데, 밀로 만든 빵 한 개가 미디안 군의 진지에 굴러와 천막에 부딪치더니 천막을 부수어 버렸어."

 

그러자 다른 사람이 따라 말했다.

"그건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일 것이다. 야훼는 미디안 사람과 그 군대를 모두 기드에게 정복시키시는 거야."

기드온은 이 꿈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돌아왔다.

기드온은 300명의 이스라엘 군을 셋으로 나누고 각자 나팔과 횃불을 넣은 항아리를 들게 했다. 그러고는 병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명령했다.

"모두 내가 하는 대로 따라 해라. 내가 이끄는 부대가 나팔을 불거든 너희도 여러 방향에서 '하나님의 검, 기드온의 검' 하고 외쳐라."

 

이스라엘 사람의 습격

 

 

미디안 진영을 습격하는 기드온 군사들

 

기드온과 100명의 병사는 한밤중에 적진 끝에 다달았는데, 마침 감시병이 교대하는 시간이었다. 기드온과 병사들은 나팔을 불고 손에 들었던 횃불 항아리를 깼다. 그러자 나머지 200명의 병사도 나팔을 불고 횃불 항아리를 깨고, 왼손에 횃불, 오른손에 나팔을 들고 '하나님의 검, 기드온의 검' 하고 크게 외쳤다. 그러면서 모두 그 자리에 일어서니 미디안 군사들은 모두 놀라 깨었다.

300명의 병사들이 모두 나팔을 불어대자 당황한 미디안 군은 허둥지둥 자기네끼리 칼로 찌르고 베고 하여 완전히 혼란 상태에 빠졌다. 그리고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군은 도망가는 미디안 군을 요단 강 건너까지 추격하여 그들의 지휘자 오렐과 스엘을 죽여버렸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드온에게

"당신과 당신의 자손들이 우리를 다스려 주십시오. 미디안 사람들 손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신 것은 당신입니다." 하고 말했다.

 

그러나 기드온은

"나는 당신들을 다스리지 않겠습니다. 나의 자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들을 다스리십니다. 다만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적군에게서 빼앗아 온 금귀걸이를 모두 나에게 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미디안 사람은 이스마엘의 자손들이어서 모두 금귀걸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디안 사람들은 기꺼이 응락했다.

사람들은 땅바닥에다 큰 보자기를 펼치고는 빼앗아 온 금귀걸이를 모두 보자기 속에 던져 넣었다. 모인 금귀걸이는 모두 1,700세겔(19톤)이나 되었다.

거기다가 미디안의 왕들이 가졌던 금귀걸이, 목걸이, 보라빛깔의 옷, 낙타 목에다 걸었던 귀걸이 등도 있었다. 기드온은 이것들을 모두 오브라 성읍으로 가지고 갔다.

이리하여 미디안은 완전히 정복되고, 이스라엘은 기드온이 살고 있던 40년 동안 평화로웠다.

 

 

 

아비멜렐을 죽인 맷돌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231쪽에 있는 글입니다.>

 

38 요담과 아비멜렉

 

기드온은 아내가 여럿 있었기 때문에, 그가 죽었을 때는 아들이 70명이나 되었다. 세겜에 있는 첩도 아들을 낳았는데, 그의 이름이 아비멜렉이었다. 아비멜렉은 세겜에 있는 어머니 친척들에게로 가서 "기드온의 아들 70명이 당신네들을 다스리는 것과, 당신네들의 가까운 친척인 내가 혼자서 다스리는 것과 어느 편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여러 외가쪽 친척들은 아비멜렉 혼자서 다스리기를 원하여 아비멜렉에게 은 70장을 주었다.

아비멜렉은 이 은으로 사람을 고용하여 오브라로 데려왔다. 오브라에 도착하자 그는 형제들을 모두 죽여버렸다. 그러나 막내동생 요담은 숨어 있었기 때문에 죽이지 못했다.

 

 

그 후, 세겜 사람들이 모여 아비멜렉을 왕으로 추대했다.

이 소식을 듣자 막내동생 요담은 그리심 산으로 가 그 산꼭대기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쳤다.

"세겜 사람들이여, 내 말을 잘 들으시오. 그러면, 야훼께서는 당신들이 하는 말에도 귀를 기울여 주실 것이오."

그러고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어느 날 나무들이 자기네 왕을 세우려고 올리브나무에게 가서 '우리들을 다스려 주십시오.' 하고 부택했소. 그러자 올리브나무는 말했소. '사람들이 야훼 하나님께 경배 드릴 때 쓰는 이 훌륭한 기름을 버리고 당신들을 다스리는 왕이 되다니,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을까요? 안 됩니다.'

 

나무들은 또 무화과나무한테 가서 '아무쪼록 우리들의 왕이 되어 주세요.' 하고 부탁했소. 그러나 무화과나무는 '내가 가진 이 달콤하고도 맛있는 열매를 버리고 왕이 되다니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요? 안 됩니다.' 하고 거절했소.

다음에 나무들은 포도나무에게로 가서 '부탁이오니 우리들의 왕이 되어 주세요.' 했소. 그러자 포도나무는 '야훼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 나의 술을 버리고 어떻게 내가 당신네들 왕이 되겠어요? 안 됩니다.' 라고 대답했소.

나무들은 이번에는 가시나무에게로 가서 '우리들의 왕이 되어 주세요.' 하고 간청했소. 그러자 가시나무는 '만약, 진정으로 나를 왕으로 삼겠다면 나의 나무 그늘 밑에 숨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가시에서 불이 나와 레바논 삼나무를 모두 불태워버릴 것이오.' 라고 했소."

 

요담은 계속해서 말했다.

"나의 아버지는 당신들을 위해 싸우고 목숨을 걸어 당신네들을 미디안 사람들의 손에서 구해냈소. 그러나, 지금 당신네들은 아버지의 집에 반항하여 여종이 낳은 아비멜렉을 친척이라고 왕을 삼았소. 그리고 아버지의 아들들을 죽여버렸소. 만일 당신네들이 기드온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면 아비멜렉을 죽이시오. 그렇지 않으면 아비멜렉은 세겜을 멸망시킬 것이오."

말을 끝내고 요담은 형 아비멜렉이 두려워 브엘로 가서 거기서 살았다.

3년 후 아비멜렉은 더욱 세력이 커져 자기를 왕으로 세워 준 세겜 사람들과 다투어 모두 죽여버렸다.

그러나 데베스 성읍 안에 있는 탑을 공격할 때 탑 위로부터 한 여자가 아비멜렉의 머리 위에 맷돌을 던졌다.

 

아비멜렉은 무기를 든 병사를 불러

"칼로 나를 죽여 다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내가 여자의 손에 죽었다고 할 테니까." 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요담이 그리심 산꼭대기에서 세겜 사람들에게 이야기한 비유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이다.

 

 

 

입다의 딸, 지우제페 바차니(Giuseppe Bazzani, 1690~1769, 이탈리아)가 그린 유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233쪽에 있는 글입니다.>

 

39 입다의 맹세

길르앗 사람 입다는 굳세고 용감한 사나이며 또한 부자였다. 입다는 아버지 길르앗과 기생 사이에 태어난 자식이었기 때문에 길르앗의 본 부인이 낳은 아들들이 미워하여 아버지의 집에서 쫓아내었다.

입다는 하는 수 없이 아버지의 집에서 쫓겨나 돕이라는 곳으로 피해 와서 살고 있었다.

얼마 후 이스라엘은 암몬 사람들과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암몬 사람들이 쳐들어온 것이다. 그러자 길르앗의 장로들이 입다에게로 와서 대장의 군대를 지휘하여 암몬 사람들을 쳐부수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입다는 그들의 부탁을 들어 주기로 하고 길르앗의 장로들과 함께 갔다.

 

입다는 군사들을 이끌고 싸움터에 가기 전에 야훼 하나님께 기도하며 맹세했다.

"오, 야훼 하나님이시여, 저와 저희 이스라엘 백성에게 용기와 힘을 주십시오. 그래서 암몬 군에게서 승리를 거두게 해 주십시오. 만일 저희 이스라엘 군이 승리를 거두도록 해 주신다면 제가 싸움에서 돌아와 집으로 갈 때 맨 먼저 문간에서 저를 맞아 준 것을 무엇이든간에 번제(하나님의 제물로서 구워서 바치는 것)로 야훼께 바치겠습니다."

 

제물로 바친 딸

 

 

입다를 맞이하는 딸

 

 

야훼 하나님께 맹세를 하고 난 후 입다는 이스라엘 군대를 지휘하여 싸움터로 나갔다.

하나님께서는 입다에게 힘을 주시어 암몬 사람들을 입다의 손에 넘기셨다. 그래서 입다는 아로엘에서 민닛과 아벨 그라밈(포도밭의 평야라는 뜻)을 쳐부수고 암몬 사람들을 전멸시켰다.

 

입다는 이스라엘 군을 이끌어 큰 승리를 거두고 이제 개선해 왔다.

입다는 미스바로 돌아와 자기 집 대문으로 가까이 걸어갔다.

그러자 한 처녀가 손에 작은 북을 들고 춤을 추면서 대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 춤추는 아름다운 처녀를 자세히 보았더니 이를 어쩌나. 그 처녀는 입다의 외동딸이었다. 입다는 이 외동딸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극진히 아끼고 사랑하던 터였다.

 

딸의 모습을 보자 입다는 절망하여 제 옷을 잡아 찢으면서 외쳤다.

"아, 내 딸아, 어쩌자고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나는 야훼께 맹세해 버렸단다. 그 맹세를 깨뜨릴 수는 없는 거다."

입다는 야훼께 맹세한 내용을 모두 딸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랬더니 딸이 말했다.

"아니어요. 아버지 맹세를 깨뜨려선 안 됩니다. 야훼께서는 암몬 사람을 전멸하시고 승리를 주셨습니다. 아버지가 약속하신 대로 야훼 하나님께 번제를 올리도록 하세요. 하지만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만 제 목숨을 살려서 친구들과 함께 여행 가도록 허락해 주세요. 시집도 못 가고 아이도 낳아 보지 않은 채 죽어야 하는 제 자신을 한탄하기 위해 보내 주세요."

 

이리하여 귀여운 외동딸은 친구들과 산으로 가 모두 함께 가엾은 운명을 슬퍼하였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자 딸은 자기가 말한 대로 아버지 입다의 집으로 돌아왔다.

입다는 싸움터에 나가기 전 이스라엘의 승리를 위해 야훼 하나님께 맹세한 대로 실행하여 귀여운 외동딸을 야훼 하나님께,  <SKTKF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