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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성경

홍해 사건과 만나, 십계명

by 은총가득 2020. 8. 26.

홍해를 건너서, 10세기초에 그려진 삽화,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158쪽에 있는 글입니다.>

 

23 홍해를 건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낮에는 구름의 기둥으로 밤에는 불의 기둥으로 비추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을 수 있게 인도하셨다.

숙곳에서 출발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멀고 먼 사막길을 걸어 에담에 와서 장막을 치고 쉬게 되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 바다 기슭에 닿았을 때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다. 애굽 군대가 뒤를 쫓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무서운 재앙이 애굽에서 일어났을 때는 바로 왕이 두려움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을 허락했으나 무서운 재앙이 그치자 바로 왕의 마음은 또 변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떠나면 애굽의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맡아 해 줄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걱정이 되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을 내쫓았던가?"

이렇게 생각한 바로 왕은 자기 군사를 보내어 이스라엘 사람들을 도로 잡아오기로 마음먹었다.

전차 600대를 거느린 애굽의 군대는 바로 왕의 명령을 받고 이스라엘 사람들의 바로 뒤까지 쫓아갔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뒤에 애굽 군사들이 말을 타고 쫓아오는 것을 보고 그만 겁을 집어먹었다. 앞에는 큰 홍해가 가로막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애굽 군대에게 붙잡히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을 원망하여 소리소리 지르면서 모세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애굽에는 우리가 죽을 땅이 없던가? 우리들을 이 들판에서 죽게 하려고 데리고 나온 것인가? 공연히 모세는 우리들을 데리고 나와 고생만 시키는 것이 아닌가? 이 벌판에서 죽는 것보다 애굽 사람을 섬기면서 사는 것이 훨씬 낫지 않는가!"

모세는 원망과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에게 크게 외쳤다.

"두려워 말라. 오늘 중으로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구해 주실 것이며, 앞으로는 영원히 애굽 사람을 보게 되지 않을 것이다. 침착하게 있으면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위하여 싸워 주실 것이니까 조용히들 있거라."

그리고 나서 모세가 열심히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는데, 하나님께서 애굽 군대들을 쳐부술 계획을 알려 주시면서 전진하라고 분부하셨다.

 

애굽 군대를 막아선 구름 기둥

 

밤이 되었다. 이때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의 앞에 서서 길을 인도하던 구름 기둥이 갑자기 뒤로 돌아서더니 뒤따라오던 애굽 군대와의 사이에서 그들의 앞을 막아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하룻밤 동안 애굽 군대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뒤를 따를 수가 없었다. 그 대신 하나님은 불기둥으로 전진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앞을 환하게 비추어 주셨다.

 

홍해의 기적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가까지 당도했다. 모세가 하나님께서 일러 주시는 대로 홍해 위에 손을 펼치니까 하나님께서는 세찬 동풍을 불게 하시어 바닷물을 두 쪽으로 갈라지게 하셨다. 갈라진 물은 양쪽에 물의 벽처럼 되고 그 사이에 마른 땅이 열렸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길을 무사히 지나 홍해를 다 건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다 건너자 뒤따라오던 애굽 군사도 군마와 전차를 몰고 홍해 바다 속에 난 길을 건너려고 들어섰다.

 

홍해 바다에 휩쓸린 애굽 군대

 

하나님은 불과 구름의 기둥 속에서 애굽 군대가 홍해 가운데 들어선 것을 보시고 그들이 몰고 온 전차의 바퀴를 모조리 떼어버리셨다. 그러자 애굽 군대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더 이상 뒤쫓을 수가 없었다.

그만 애굽 군사들은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자! 도망치자! 하나님이 이스라엘 편이 되어 우리를 친다." 하고 소리지르면서 뒤돌아서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모세야, 홍해를 향해 손을 펴라!"

모세가 홍해를 향해 손을 펼친 순간 바닷물은 다시 뒤덮여 버리고 말았다. 애굽 군대는 도망치려고 했으나 그 때는 이미 늦었다. 전차와 함께 군대는 한 사람도 남김없이 바닷물 속에 잠기고 말았다.

하나님의 이와 같은 큰 힘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살아났다. 그제서야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과 그의 종 모세를 믿기 시작했다. 그래서 모세와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을 높이 찬양했다.

 

'내가 야훼를 찬송합니다.

그는 높고 영광스러운 분입니다.

말과 그 위에 탄 군대를 바다에 던지셨습니다.

야훼는 나의 힘이요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십니다.

그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찬송합니다.

내 아비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높입니다.

야훼는 용사이시니 야훼는 그의 이름입니다.

그가 바로의 전차와 그 군대를 바다에 던지셨습니다.

바로가 택한 장관이 홍해에 잠겼고

큰 물이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돌처럼 깊이 바다 속에 가라앉았습니다.

야훼시여, 주의 오른손이 권능으로 영광을 나타내십니다.

야훼시여, 주의 오른손이 권능으로 영광을 나타내십니다...'

 

이 때 아론의 누이 예언자 미리암이 손에 소고를 들고 나오자 다른 여자들도 같이 나와 춤을 추면서 노래했다.

'내가 주님을 찬송합니다.

그는 높고 영광스러운 분입니다.

말과 그 위에 탄 군대를 바다에 던지셨습니다.

주님은 나의 힘이요 노래시며 나의 큰 구원이십니다.'

 

 

쓴 물에 나무를 던져 넣는 모세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161쪽에 있는 글입니다.>

 

24 하늘에서 내린 만나

 

모세는 홍해를 건너 이스라엘 사람들을 수르라는 빈 들에 데리고 갔다. 그 빈들은 거친 땅이어서 사흘 동안이나 돌아다녀도 물 한 방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빈 들을 목이 타서 헤메다가 마라라는 곳에 왔을 때 간신히 물구경을 할 수 가 있었다.

"아! 물이다! 아! 물이다!, 이젠 살았다!"

사람들은 서로 앞을 다투며 서로 떠밀기도 하면서 물가로 몰려들었다. 그런데, 모두 정신 없이 그 물을 떠서 입에 대었으나 너무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

"아니 무슨 물이냐? 세상에 이렇게 쓴 물이 어디 있어!"

사람들은 모두 물러서고 말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땅을 마라, 즉 쓰다는 뜻의 이름을 붙였다. 쓴 물을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은 모세를 원망하였다.

 

"아! 물 좀 주시오. 모세여! 목이 타서 우리들은 죽어갑니다. 물 물! 모세여! 빨리 하나님께 기도하여 우리의 목을 적시게 해 주시오."

모세는 목이 타는 이 사람들의 딱한 사정을 보고 하나님께 마실 물을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기도를 들으시고 한 나무를 가리키셨다. 모세가 그 나무를 물속에 던지니까 곧 물은 차고 시원한 물로 변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한 규칙을 정하고 말씀하셨다.

"너희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잘 기울이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옳은 일을 하고, 하나님의 규칙을 잘 지킨다면 옛날 애굽 사람들이 걸릴 병에는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고 기운을 내게 해 주는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아라."

이윽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엘림에 당도했다. 그 곳에는 열두 샘물과 종려나무 70그루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물결에서 장막을 쳤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애굽에서 떠나 먼 길을 걸어온 지가 두 달째 되는 보름에 엘림과 시내 산 사이에 있는 신 광야로 왔다. 이 때 이스라엘 사람들은 또 모세와 아론을 향하여 불평을 말했다.

"우리들은 애굽의 고기 가마 곁에 앉아서 배불리 먹고 있었을 때 오히려 하나님의 손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당신은 우리들을 이 빈 들에 데리고 나와 고생만 시키고 죽게 한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빵을 내려 주도록 하마. 모두 나가서 날마다 정한 분량대로 가루를 모아라. 나는 이렇게 이스라엘 사람들을 시험하고 내 법대로 지키는지 알아보겠다. 그리고 여섯째 날에 모은 것으로 빵을 만들면 그 다음 날은 거두지 않고 먹게 될 것이다. 일곱째 날은 안식일이니 그 날은 쉬면서 먹는 날이다."

모세와 아론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향하여 말했다.

"저녁이 되면 여러분은 애굽에서 구해 준 이가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아침이 되면 주 되신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다. 여러분은 우리를 누구로 알고 있는가? 여러분이 우리한테 부르짖는 것은 즉 하나님에 대한 불평이기도 하다."

 

아론이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벌써 빈 들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구름 속에 나타났다.

그 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불만을 들었다. 모세야,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라. 너희는 저녁 때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배 가득하게 빵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나는 너희의 주 되신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고 말해라."

이 말이 끝나고 저녁이 되자 메추라기가 날아와서 장막을 뒤덮었다. 아침에는 이슬이 가득하게 내리고 이슬이 마르자 빈 들 가득히 조그맣고 동그란 서리 같은 것이 쌓였다.

 

하늘에서 내린 만나

 

"이것은 하나님께서 내려 주신 가루다. 한 사람 앞으로 1호멜씩만 모아 가지고 가라."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쁨의 함성을 지르면서 그 가루를 모으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욕심을 부려 많이 모으고, 또 어떤 사람은 조금밖에 모으지 않았으나 나중에 달아 보니까 많이 모은 사람도 별로 남지 않았고, 조금밖에 모으지 않은 사람도 모자라지 않고 어느 집이나 넉넉하게 되었다.

"먹을 양식을 아침까지 남겨 두지 말아라." 하고 모세가 일러 두었는데도 그래도 아침거리를 남겨 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의 양식은 아침이 되니까 벌레가 생기고 썩어버렸다.

그 다음부터 사람들은 자기 식구가 그날 먹을 빵가루만 아침에 모았으나 해가 떠올라 더워지면 빵은 녹아 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여섯 째 날이 오자, 사람들은 2호멜씩 다른 날의 갑절씩 되는 가루를 모아 놓고 그 가운데 우두머리 되는 사람이 모세에게 찾아가서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모세가 말했다.

"내일은 하나님의 안식일이다. 하나님께서도 쉬시는 날이다. 빵을 구우려거든 구워라. 끓일 것이 있으면 오늘 끓이고, 나머지가 있으면 버리지 말고, 내일을 위하여 남겨 두어라."

사람들은 모세가 말한 대로 이튿날 아침까지 빵을 남겨 두었으나 썩지도 않고 벌레도 생기지 않았다.

이레째 되는 날, 모세는 사람들에게

" 오늘은 하나님의 안식일이니 들에 나가도 가루는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엿새 동안 가루를 모으고, 이레째 되는 날 그것을 먹도록 해라." 하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레째 되는 날 가루를 모으려고 들에 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을 수 없어 빈 손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너희는 언제까지나 내 명령을 지키지 않을 작정이냐? 나는 너희들에게 안식일을 주고, 엿새 되는 날에는 이틀분의 빵을 주고 있지 않으냐, 이레 되는 날에는 아무것도 먹을 것을 찾아 나가서는 안 된다." 하고 엄하게 금하셨다.

그 이상한 빵의 이름을 이스라엘 사람들은 만나라고 불렀다. 그 빛깔은 희고, 맛은 꿀 섞은 과자와 같았다.

모세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했다.

"만나를 호멜에 담아 두어라. 너희를 애굽에서 데리고 나왔을 때 빈 들에서 이 빵을 먹었다는 증거를 자손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이스라엘 사람들은 40년 동안 만나를 먹으면서 가나안 가까이까지 당도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신 광야를 떠나 르비딤이라는 곳에 장막을 쳤는데, 그 곳은 마실 물이 없는 땅이었다. 또 사람들은 눈에 핏발을 세우면서 모세에게 원망을 퍼부었다.

 

"우리에게 마실 물을 주셔요. 왜 당신은 우리를 애굽에서 데리고 나와 이런 데서 죽이려고 합니까?"

모세는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하나님,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이 사람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나를 돌로 쳐죽일 기세입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강물을 치던 네 지팡이를 들고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함께 앞으로 더 가라. 그러면 내가 호렙 산 반석 위에서 너를 만날 테니, 너는 그 지팡이로 바위를 쳐라. 그러면 바위에서 물이 나올 것이다. 그 물을 마시도록 하여라." 하고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반석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스라엘의 장로들을 호렙 산 반석 앞까지 데리고 가서 앞에서 지팡이로 바위를 내리쳤다. 그러자 바위가 갈라지면서 물이 콸콸 쏟아졌다.

그 자리를 '맛사'라고 사람들이 불렀다. 맛사란 시험이란 뜻인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참으로 우리와 같이 계신지 시험을 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르비딤에 장막을 치고 지나고 있는데, 아말렉이 그 군대를 몰고 와서 싸움이 벌어졌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겁을 집어먹고 허둥대고 있을 때 모세는 곧 여호수아에게 명령을 내렸다.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서 아말렉과 싸우시오. 나는 내일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들고 언덕 위에 서 있겠소."

그리하여 여호수아는 모세가 말한 대로 아말렉과 싸웠다. 모세와 아론과 홀은 언덕 위 제일 높은 곳에 서 있었다.

 

모세와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

 

그런데, 모세가 손을 들고 있으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 쪽이 이겼다. 그러나 피곤하여 모세는 손을 오래도록 쳐들고 있을 수가 없었다. 모세의 손이 처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아론과 훌은 부랴부랴 돌을 가지고 와서 모세를 그 돌 위에 앉혔다. 그리고 아론과 훌은, 한 사람은 바른편에 또 한 사람은 왼편에 서서 모세의 손을 받들고 서 있었다.

이렇게 하여 해가 질 때까지 모세의 손은 높이 쳐들려져 있었기 때문에 여호수아는 아말렉 군대를 이길 수가

 

돌에 새겨진 십계명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174쪽에 있는 글

25 십이스라엘 사람들은 애굽을 떠난 지 석 달 후에 시내 산 기슭에 닿았다. 그들은 벌판에 장막을 치고 시내 산 기슭에서 지냈다. 모세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멀리 떠나 하나님께 기도드리기 위해서 산에 올라갔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이렇게 말해라. '너희는 내가 애굽 사람들에게 어떻게 했으며, 또 내가 어떠한 방법으로 너희를 이 곳으로 인도했는지 보았을 것이다. 만약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나와의 계약을 지킨다면 너희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따를 수 없는 훌륭한 민족이 되고 나의 보배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 라고."

모세는 이 말씀을 듣고 산에서 내려와 이스라엘의 장로들을 모아놓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부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다 지키겠습니다."

모세는 다시 하나님께 사람들이 맹세한 것을 아뢰었다. 하나님은 아주 만족해 하시면서 모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나는 두터운 구름 속에서 네게 가겠다. 그 까닭은 내가 네게 이야기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게 하여 너를 언제까지나 따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자, 사람들에게 가서 몸을 깨끗하게 하도록 해라. 사흘째 되는 날 내가 시내 산에 내려가겠다. 그 때까지 옷을 빨아입고, 몸을 깨끗하게 하고 기다려라.

너는 지경을 정하고 사람들이 산에 오르지 못하도록 말하여라. 만약 산에 오르는 사람이나 짐승은 돌과 창으로 죽음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나팔 소리가 길게 나면 모두 산에 오르도록 하여라."

 

모세는 산에서 내려와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전했다. 사흘째 되는 날 아침, 산꼭대기에서는 우뢰가 치고 번개가 번쩍이고 짙은 구름이 끼었다. 그 때 나팔소리가 높이 울려 왔다. 들에서 장막을 치고 자던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모세는 사람들을 데리고 장막에서 나와 하나님과 만나려고 산기슭까지 갔다. 하나님은 불 속에서 산에 내려오셨다. 그래서 시내 산은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그 연기는 옹기를 굽는 솥의 연기처럼 떠오르면서 산을 뒤덮었다.

나팔 소리가 더 높아지고 길게 울려 퍼졌을 때, 모세가 말을 하니까 하나님은 우뢰를 울리면서 응답을 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시내 산의 산봉우리에 내려오셔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를 애굽 땅 노예의 사슬에서 풀어내 온 하나님이다. 너는 나 이외의 어떠한 것이라도 신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너는 우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나 또 땅속, 물속에 있는 것이나 어떤 것의 모양이라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런 것 앞에 절해서는 안 된다. 너희 하나님인 나는 그런 것을 시기하는 하나님이다. 나를 미워하는 자의 자손은 벌을 받을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또 내 법도를 지키는 자는 언제까지나 사랑할 것이다.

너는 주 되신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안식일을 잊지 말아라. 이 날을 거룩한 날로 하여라. 엿새 동안 일하고 이레째 되는 날은 쉬어라. 이레째 되는 날은 거룩한 날로 삼았다. 너희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리하면 하나님이 주신 땅에서 너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

 

간음하지 말아라.

도둑질을 하지 말아라.

네 이웃을 향하여 거짓말로 증언하지 말아라.

너는 이웃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탐내지 말아라."

사람들은 우뢰와 번개를 보고, 나팔 소리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또 산이 연기 속에 자욱하게 휩싸이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은 두려움으로 떨면서 모세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제발 하나님께서 직접 우리에게 말씀하시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당신이 대신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도록 해 주십시오. 당신이 말씀하신 것을 우리가 잘 듣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두려워서 죽을 것 같습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하나님이 너희를 시험하고 계신 것이다. 너희가 하나님을 공경하고 나쁜 일을 하지 않도록 하시려고 내려오신 것이다."

 

사람들은 멀리 서 있었고, 모세는 짙은 구름에 휩싸인 산쪽으로 가까이 나아갔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율법을 모세에게 가르쳐 주셨다.

그 가운데는 이런 것이 있었다.

"사람을 죽인 자는 죽여야 한다. 자기 부모를 때린 자는 누구든지 죽여야 한다. 사람을 꾀어다 팔거나 노예로 삼은 자는 누구든지 죽여야 한다.자기 부모를 저주한 자는 누구든지 죽여야 한다. 너는 다른 사람에게 친절해야 한다. 너도 옛날에는 애굽에서 남의 나라 사람으로 지낸 일이 있지 않으냐? 너는 남편을 잃은 여자나 아버지가 없는 아이들을 도와 주어야 한다. 만약 네가 그 사람들을 괴롭히고 그 사람들이 하나님께 호소를 하면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서 너는 죽고, 너의 아내는 과부가 되고, 아이들은 부모가 없는 고아가 될 것이다.

만약 네가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꾸어 줬을 때는 그 돈에 이자를 붙여서는 안 된다."

 

840년 경에 그려진 삽화. 런던 대영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모세는 산에서 내려와 하나님의 이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했다. 사람들은 큰 목소리로 모세 앞에서 다짐을 했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겠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적어 놓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하나님의 제단을 쌓아 열둘로 나뉘어진 이스라엘 지파를 나타내는 기둥을 세우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그리고 나서 모세는 아론과 칠십 명의 장로들과 함께 일어나 하나님께 경배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산 위에 있는 내게 올라오너라. 계명과 율법을 새긴 돌을 네게 주겠다. 그것을 따라 너는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모세와 여호수아가 일어나서 하나님의 산에 들어가기 전에 장로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기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으시오. 아론과 홀이 여러분과 같이 있을 테니까 싸움 같은 것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가서 재판을 받도록 하시오."

모세가 산으로 올라갔을 때 구름은 산을 뒤덮고, 하나님의 영광이 시내 산에 가득 차 있었다. 하늘은 엿새 동안 산을 싸안고 있었으나, 이레째 되는 날, 하나님은 구름 속에서 모세를 부르셨다. 산 밑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산꼭대기에 타오르는 불처럼 보였다.

모세는 산에 올라가서 구름 속에서 40일 낮과 밤을 지냈다.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 말씀을 들려 주시고 돌로 된 석판 두 개를 주셨다. 모세는 그것을 가지고 내려왔다. 그 속에는 하나님의 계명과 율법이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