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에서의 예수(어린이를 축복하심), 베네베누티(P. Benevenuti)가 그린 유화.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497쪽에 있는 글입니다.>
94 나사렛에서의 예수님
벼랑가에까지 가신 예수님
예수님께서 비유의 말씀으로 가르치신 후 그곳을 떠나 자라나신 고장 나사렛으로 가셨다. 그리고 그 전과 같이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성경을 읽으려고 일어서셨다. 그리고 예언자 이사야의 글이 적힌 두루마리를 들고 이런 말씀이 있는 데를 찾으셨다.
"주의 영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신 것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시려는 것이다.
주께서 나를 보내신 것은
포로가 된 사람을 풀어 주고,
눈 먼 사람을 눈 뜨게 하시고,
눌린 사람들을 놓아 주게 하시며,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시려는 것이다."
예수님은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사람에게 돌려 주시고 자리에 앉으셨다.
그러자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예수에게 쏠렸다.
예수님은 여러 사람들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이 성경 말씀이 오늘 너희에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은 예수님의 은혜의 말씀을 얼른 믿으려 하지 않으며 수군거렸다.
"이 사람이 대체 어디서 이런 모든 것을 받았을까? 그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사람은 목수 요셉의 아들이며,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와 요셉과 유다와 시몬의 형이 아닌가? 또 그의 누이들도 여기 있지 않은가?"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언자가 그의 고향이나 친척이나 가족들에게는 존경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다른 고장에서는 존경을 받는다."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들에게 믿음이 없는 것을 이상히 생각하셨다.
그러나 회당에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아니꼽게 생각하였다. 그들은 일어나 예수님을 마을에서 쫓아내기로 하였다. 그들은 예수님을 동네 밖에 있는 산의 벼랑까지 끌고 갔다. 벼랑 끝에서 예수님을 그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한가운데를 거침없이 걸어서 그곳을 떠나셨다.
풍랑을 가라앉히신 예수님
어느 날,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호수 저편으로 건너가자."고 하셨다.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배는 기슭을 떠났다. 배가 호수를 건너가는 동안에 예수님은 잠이 드셨다.
제자들은 열심히 배를 저었다. 그런데 사나운 바람이 불어왔다. 파도가 높아지고 물이 들이쳐 배에는 물이 가득 차 위험하게 되었다.
갈릴리의 태풍, 둘라크라(Euegne Revacroix, 1778~1863, 프랑스)가 1853년에 그린 유화
제자들이 급히 예수님을 깨우며 소리쳤다.
"선생님, 선생님, 배가 가라앉아 우리들이 빠져 죽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일어나서 바람과 성난 물결을 꾸짖으셨다. 그러자 바람도 물결도 가라앉아 호수가 잔잔하여졌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의 믿음은 어디에 있느냐?"
제자들은 두렵고 놀라왔다.
"대체 이 분은 누구란 말인가? 바람이나 물까지도 그의 말씀을 따르다니!" 하고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이윽고 그들은 갈릴리 호수 맞은편 기슭에 있는 거라사 지방에 가서 닿았다.
뭍에 내리신 예수님은 그곳 마을에서 더러운 귀신이 들린 한 사람을 만나셨다. 그는 귀신에 들려 오랫동안 옷도 안 입고, 집에서 살지도 않으며, 무덤 사이에서만 살고 있었다.
그 사람은 예수님을 보고 큰 소리를 지르며, 그의 앞에 엎드려 커다란 목소리로 말하였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시여, 나를 어떻게 하시렵니까? 제발 나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그것은 이미 그 사람에게 붙어 있던 더러운 귀신에게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고 예수님이 명령을 하셨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에게는 더러운 귀신이 여러 차례 달라붙어서 사람들이 그 사람을 쇠사슬로 묶고 쇠고랑을 채워 얽어 매고 지켜도 쇠사슬과 쇠고랑을 끊고 자꾸 빈 들로 뛰쳐 나가는 것이었다.
군대귀신을 쫓으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물으셨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대답하였다.
"레기온(4천 명 또는 6천 명으로 이루어진 로마의 군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에게는 로마의 한 군단인 4천 명 또는 6천 명만큼이나 많은 귀신이 붙은 것이었다.
그 사람 속에 들려 있는 귀신들은 그 사람의 입을 빌어 저희들을 이 땅에서 쫓아내지 말아달라고 예수님께 간청하였다. 그리고 저희들을 깊은 호수 속에 던져 죽이지 말아달라고 빌었다.
그런데 마침 그 때, 그곳 산기슭에 놓아 기르는 큰 돼지 떼가 있었다. 귀신들은 예수님께 저희들을 그 돼지들 속으로 들어가게 허락하여 달라고 간청하였다. 예수님은 그것을 허락하셨다. 귀신들은 모두 그 사람에게서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귀신들이 돼지들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돼지들은 길길이 뛰며 호수 속을 향하여 비탈을 달려갔다. 그리고 몽땅 물에 빠져 죽었다. 돼지와 함께 귀신들도 빠져 죽고 만 것이다.
돼지를 기르던 사람들은 이 일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들은 마을과 마을을 뛰어 돌아다니며 이 이야기를 퍼뜨렸다.
많은 사람들이 그 동안에 일어났던 일을 보려고 모여들었다. 그들은 예수님이 계신 앞에 와서, 지금까지 더러운 귀신이 들렸던 사람을 보았다. 그는 이미 귀신들이 그의 몸에서 나가버려 멀쩡해졌으며, 옷을 단정히 입고 맑은 정신으로 예수님의 발 앞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매우 놀라며 두려워하였다.
처음부터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본 사람들은 예수님이 어떻게 그 사람에게서 더러운 귀신을 쫓아냈는지를 다시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하여 주었다. 그 말을 들은 거라사 지방 사람들은 점점 더 두려워져 예수님께 이곳을 떠나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은 배를 타고 돌아가기로 하였다. 그 때 귀신이 나간 그 사람이 따라 나서며, 예수님과 함께 가게 해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를 돌려 보내시며 말씀하셨다.
"너의 집으로 돌아가서, 하나님이 너에게 어떤 큰 일을 하셨나를 모두 이야기하여라."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그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 예수님이 하신 일을 낱낱이 온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야이로의 딸을 살리신 예수님
예수님께서 다시 배를 타시고 건너편 기슭으로 돌아오시자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예수님의 앞으로 모여들었다.
예수님이 호숫가에 내려서시자 야이로라고 하는 회당장이 예수님의 발 앞에 와서 뵙고 엎드려 말하였다.
"저의 어린 딸이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으셔서 고쳐 주시고 목숨을 건져 주십시오."
야이로는 간절히 예수님께 애원하였다.
예수님은 야이로와 함께 그의 집으로 향하셨다. 여러 사람들이 예수님을 에워싸고 서로 떠밀면서 따라왔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서 12년 동안이나 혈루증(피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한 여자를 만났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여러 사람의 의사에게 병을 보이고, 돈이 다 없어지도록 많은 약을 썼지만, 병은 낫기는커녕 점점 더 심하여졌다.
그 여자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여러 사람들 가운데 끼어 들어와서 뒤에서 예수님의 옷을 만졌다. 그것은 예수님의 옷만 만져도 병이 나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혈루병 걸린 여인의 믿음
그 여자가 예수님의 옷을 만지자, 병이 금방 나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흐르던 피가 깨끗이 멎었다.
예수님은 그 때, 곧 자기에서 능력이 나간 것을 아셨다. 그리하여 여러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셨다.
"나의 옷을 만진 사람이 누구냐?"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보시는 대로 여러 사람들이 선생님을 에워싸고 떠밀고 있는데 누가 만졌느냐고 물으십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주위를 둘러보시며 옷을 만진 자를 찾으셨다. 옷을 만졌던 그 여자는 두려워 떨면서 예수님의 앞으로 나아가 엎드렸다. 그리고 사실을 있는 대로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 여자를 보고 말씀하셨다.
"여자여, 네가 꼭 나으리라고 믿었기 때문에 나은 것이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건강히 살아라."
예수님의 이 말씀이 채 끝나기 전에 회당장의 집에서 보낸 두세 사람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회당장의 따님이 죽었습니다. 이제 선생님이 와 주셔도 소용이 없습니다. 선생님에게 수고를 끼치지 마십시오."
예수님께서 그 말을 듣고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걱정하지 말고 오직 믿기만 하여라."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 야고보의 동생 요한만 데리고 회당장의 집으로 가셨다.
야이로의 딸을 살리시는 예수님, 일리아 레핀(Illia Repin, 1844~1930, 러시아)이1871년에 그린 유화. 국립러시아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들이 회당장의 집으로 가 보니,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사람들이 울고 있었다. 그것을 보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이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의 그 말씀을 곧이 듣지 않았다. 도리어 예수님을 비웃기만 하였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모두 집 안에서 내어 보낸 다음, 소녀의 부모와 제자들만을 데리고 소녀가 누워 있는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 죽은 소녀의 손을 잡고 "달리다굼"하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하는 뜻이다. 그 말씀이 떨어지자 금방 일어나 걸어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소녀의 부모들의 기쁨은 더 할 수 없이 컸다.
그러나 예수님은 누구든지 이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명령하셨다. 그리고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셨다. <나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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