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제자들, 페르디낭 올리비네 (Ferdinand Olivier, 1873~1957, 프랑스)가 1840년 경에 그린 유화. 독일 게오르크 셰퍼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525쪽에 있는 글입니다.>
97 제자들에게 주신 가르침
간질병이 든 아이
예수님께서 그 제자들과 함께 산을 내려오신 이튿날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서 한 남자가 예수님의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외쳤다.
"선생님, 소원입니다. 저의 아들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그 애는 저의 외아들입니다. 그런데, 간질병으로 심한 경련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주 큰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또 몇 번이고 불 속이나 물 속으로 자꾸 뛰어듭니다. 저는 그 애를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데려다 보였으나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아아, 얼마나 믿음이 없는 비뚤어진 세상이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들과 함께 있을 수 있겠느냐? 그 아이를 이리로 데려 오너라."
아이를 데려 오자, 예수님은 그 아이에게 붙은 더러운 귀신을 쫓아 내셨다. 더러운 귀신은 아이에게서 떠나고 그 아이는 간질병이 곧 나았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나중에 예수님께 물었다.
"저희들은 왜 더러운 귀신을 쫓아낼 수가 없습니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진정으로 너희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산을 보고 '여기서 저 쪽으로 옮겨 가라.'고 말하면 그대로 될 것이다. 믿음이 깊고 크면 너희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도하지 않고는 이런 일이 이루어질 수 없다."
예수님과 그 제자들은 그곳을 떠났다. 그리고 갈릴리를 지날 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 십자가에 달려 죽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러나 그 때,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의 뜻을 잘 몰랐다. 그리고 막연한 근심에 싸였지만, 어쩐지 예수님께서 다시 물어 보기를 두려워하였다.
이윽고 그들은 가버나움으로 갔다. 그리고 어떤 집에 들어갔을 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이곳으로 오는 길에 무슨 일을 가지고 서로 말다툼을 하였느냐?"
제자들은 오는 도중에, 그들 사이에 누가 제일 높으냐 하는 일을 가지고 서로 다투어 말을 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먼저 맨 끝이 되고, 종이 되어야만 한다."
어린이들을 축복하시는 예수님, 앙투안 장 조제프 앙시오(Antoine Jean Joseph, Ansianx, 1764~840), 프랑스)가 1820년에 그린 유화. 프랑스 베르사이유와 트리아농궁에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한 어린이를 불러 그들 앞에 세워 놓으시고 그 손을 잡으시면서 말씀하셨다.
"나를 위하여 누구든지 이러한 어린이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그리고 또 나를 소중이 여기는 것은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이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그 때 요한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어떤 사람이 우리를 따르지는 않으면서도 선생님의 이름으로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우리를 따르지 않기에 그런 일을 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래서는 안 된다. 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쉽사리 나를 나쁘게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나는 너희들에게 진정으로 말한다. 너희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라고 하여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너희들에게 물 한 그릇이라도 준 사람은 누구든지 상을 받게 될 것이다.
또 나를 믿고 있는 이 조그마한 어린이들 중의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맷돌에 목이 매달려 바다에 던져져 버리는 편이 그 사람을 위하여 오히려 나을 것이다.
만일 너희 한 손이 너에게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버리거라. 두 손을 다 가지고 지옥의 타는 불 속으로 떨어져 들어가는 것 보다는, 한 손만을 가진 병신이 되더라도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또 만일 너희 한 발이 너에게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발을 찍어버려라. 두 발을 다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 보다는 절름발이로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또 만일 너의 한 눈이 너에게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눈을 빼어버려라. 두 눈을 다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 보다는 한 눈만 가지고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또 만일 너의 형제들이 죄를 지으려고 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 단 둘이 있는 곳에서 충고를 하여라. 그 사람이 너의 충고를 받아들인다면 너는 그 사람을 형제로 다시 찾은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너의 충고를 듣지 않거든, 그 때에는 한두 사람의 증인을 데리고 가거라. 그리하여 모든 일을 똑똑히 증명하도록 하여라. 그래도 충고를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도록 하여라. 그리고 교회의 충고도 듣지 않거든, 그 사람은 외국인이나 세리와 같은 사람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내가 분명히 너희들에게 말해 둔다. 만일 너희들 중의 두 사람이 어떠한 소원이라도, 땅 위에서 마음을 합하여 기도한다면, 하늘에 계신 우리의 아버지께서 그것을 들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이 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반드시 그곳에 있겠다."
용서할 줄 모르는 종
그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와서 물었다.
"선생님,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었을 때에는, 몇 번이나 용서하여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용서하면 됩니까?"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아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 용서하여 주어라."
제자들을 가르치는 예수님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하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왕이 자기 종들과 셈을 맞추게 되었다. 그런데, 그 중에 1만 달란트의 빚을 진 종 하나가 왕의 앞에 나왔다. 그 종은 빚을 갚을 길이 없었다. 그래서 왕은 그 종과 종의 아내, 또 종의 아들 딸, 그리고 종의 전재산을 팔아서 빚을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종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왕에게 말하였다.
'임금님, 제발 조금만 더 참아 주십시오. 꼭 다 갚겠습니다.' 그러자. 왕은 그 종을 가엽게 생각하여 내어 보내며 빚을 탕감하여 주었다.
그런데 그 종은 그곳을 나와 길에서 자기가 1백 데나리온을 빌려준 한 친구를 만났다. 그는 그 친구의 멱살을 잡고 말하였다.
'네가 나에게 진 빚을 갚아라.'
그의 친구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빌었다.
'제발 참아 주게. 틀림없이 다 갚을 테니까."
그러나 그 종은 사정하는 친구의 말을 듣지 않고, 그 친구를 끌고 가서 옥에 가두어버렸다.
옥에 갇힌 그 사람의 다른 친구가 그 일을 알고 매우 화를 내며, 왕에게 가서 낱낱이 일러 바쳤다.
왕은 먼저 빚을 탕감하여 준 종을 다시 불러 말하였다.
'너는 나쁜 사람이다. 나는 네가 간곡히 빌기에 그 많은 빚을 탕감하여 주었는데, 내가 너를 불쌍히 여긴 것처럼 너도 네 친구를 불쌍히 여겼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리고 왕은 그 종을 형리에게 넘겨 옥에 가두게 하고 빚을 다 갚게 하였다.
이와 같이, 너희도 진심으로 형제들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나의 하늘 아버지도, 너희를 진심으로 용서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갈릴리를 떠나 요단 강 건너편 유대 지방으로 가셨다. 많은 사람들이 또 예수님을 따라왔다.
병자들을 고치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병을 고쳐주셨다.
예수님이 길을 가시는데, 어떤 사람이 그 옆에 와서 말하였다.
"선생님,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모시고 가겠습니다."
그 말을 들으신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다. 그러나 나는 머리 둘 곳도 없구나."
예수님께서 또 다른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그 사람은 예수님께 말하였다.
"먼저 저에게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오도록 하여 주십시오."
그 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죽은 사람을 장례하는 일은 죽은 사람에게 맡겨 두어라. 그리고 너는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여라."
또 다른 사람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따라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먼저 집에 가서 식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가도록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은 그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손에 쟁기를 잡고 나서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일흔두 사람의 제자
그 후에 예수님께서 달리 일흔두 사람의 제자를 모으셨다. 그리고 몸소 가려고 하시는 여러 도시와 마을로 이 제자들을 두 사람씩 앞서 보내셨다. 그 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할 사람이 모자란다. 그러니 추수하실 주인이신 하나님께 일할 사람을 더 보내 주십사 하고 간청하여라. 자, 가거라.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은 어린 양을 이리들 가운데에 보내는 것과 같다. 돈 자루도 돈도 가지고 가지 말아라. 가는 길에 아무에게도 인사를 하지 말아라. 그리고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집에 평안이 있기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
그리고 그 집에서 주는 것을 먹고 마시어라. 일하는 사람이 그 삯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한 집에 머물러 있도록 하고 이 집 저 집 왔다갔다 하여서는 안 된다.
어느 마을에 가든지, 그 마을의 병자들을 고쳐 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말하여라.
그러나 어느 마을에 가든지 사람들이 너희들을 환영하지 않거든 그 마을 큰 거리에 나가서 '우리들은 이 마을에서 우리들의 발에 묻은 먼지를 너희에게 떨어버리고 간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은 알아 두어라' 하고 말하여라.
나는 너희들에게 말한다.
그 날, 심판의 날에는 이 마을이 소돔보다도 더 무서운 일을 당하여 망하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너희들의 말에 순종하는 사람들은 나의 말에 순종하는 것과 같으며, 누구든지 너희를 배척하는 사람들은 나를 배척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지 나를 배척하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하나님을 배척하는 사람이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
어떤 율법 교사가 예수님 앞에 나아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하여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율법에는 무엇이라고 씌어 있으며, 너는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
율법 교사가 대답하였다.
"'너의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여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라고 씌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대답이 옳다. 그대로 하여라. 그렇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율법 교사가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다시 예수님에게 물었다.
"그러면, 나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착한 사마리아 사람,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 1798~1863, 프랑스)가 1851년에 그린 유화.
예수님께서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났다. 강도들은 그의 옷을 빼앗고, 그에게 상처를 입혀 거의 죽게 된 채로 버려 두고 달아났다. 그 때 마침 한 제사장이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죽어가는 그 사람이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옆으로 피하여 그곳을 지나갔다. 그 다음에 레위 사람(제사를 돕고 성막을 돌보는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람도 제사장처럼 못본 체하며 그대로 지나갔다.
그런데, 한 사마리아 사람이 그 길로 지나가다가 다 죽어가는 그 사람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사마리아 사람은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상처에 감람유와 포도주를 바르고 싸맨 다음, 자기 짐승에 태워 가지고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다음날, 사마리아 사람은 여관을 떠나면서, 여관 주인에게 돈을 꺼내 주고 말하였다.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내가 지금 드리는 이 돈보다 비용이 더 들게 되면 이 다음에 내가 다시 올 때에 갚겠습니다.'
그러면, 너는 이 세 사람 중에서, 누가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었다고 생각하느냐?"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율법 교사가 말하였다.
"그 사람에게 사랑을 베푼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다시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너도 가서 그와 같이 하여라."
부자 청년
어떤 청년이 예수님께 와서 물었다.
"선하신 선생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어떤 착한 일을 하면 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어째서 너는 나를 '선하신'이라고 부르느냐? 선하신 분은 오직 한 분, 하나님밖에 없다. 네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거든 계명을 지켜라."
그는 또 물었다.
"어떤 계명입니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사람을 죽이지 말아라. 간음을 하지 말아라. 도둑질을 하지 말아라. 거짓말로 증언을 하지 말아라. 부모를 공경하여라. 그리고 너의 이웃을 너의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그 청년은 다시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저는 그것을 어렸을 때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청년을 보시며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직 한 가지 일을 덜 하고 있다. 돌아가서 너의 재산을 모두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너는 하늘 나라의 재물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너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라."
예수를 떠난 부자 청년
청년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슬픈 생각이 들어 걱정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에게는 재산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셨다.
"내 말을 잘 들어라.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귀로 나가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제자들은 그 말씀을 듣고 놀라며 서로 말하였다.
"그러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그러한 제자들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사람은 할 수 없으나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 하나님은 하지 못하시는 일이 없는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우리들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선생님을 따랐습니다. 우리들은 무엇을 받게 되는 것입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새 세상에서 내가 영광스러운 보좌에 앉을 때에 나를 따른 너희들도 또한 열두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하게 될 것이다. 또 누구든지 나의 이름을 위하여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처자나 그리고 땅을 버린 사람은 그 백 배의 값을 받으며, 또 영원한 생명을 이어받을 것이다. 그러나, 먼저 된 사람이 나중이 되고, 나중 된 사람이 먼저가 되는 일이 많을 것이다."
포도원의 농부
"하늘 나라는 마치 이와 같다. 어느 포도원 주인이 저의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고용하려고 아침 일찌기 장터로 나갔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1데나리온을 주기로 약속하고 그들을 포도원으로 먼저 보내었다.
포도원 주인은 아침 아홉 시쯤 되어, 또 장터로 나가 일 없이 서성거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말하였다.
'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적당한 삯을 주겠소.'
그들은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였다.
포도원 주인은 열두 시에 다시 장터로 나갔다. 그리고 서성거리는 사람들을 또 포도원으로 보내었다. 오후 세 시쯤 나가서 또 그렇게 하였다.
포도원 주인이 오후 다섯 시쯤 또 나가 보니 아직도 장터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포도원 주인은 그들에게 말하였다.
'왜 당신들은 아무 일도 안하며, 이렇게 서성거리고 있소?'
그들은 대답하였다.
'아무도 우리들을 고용하여 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포도원 주인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도 우리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적당한 삯을 주겠소.'
해가 저물었을 때, 포도원 주인은 관리인에게 말하였다.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차례차례로 맨 먼저 온 일꾼들까지 품삯을 치르시오.'
약속대로 품삯을 주는 포도원 주인
오후 다섯 시쯤부터 와서 일한 일꾼들이 맨 먼저 와서 1데나리온씩 받았다. 그러자, 아침 일찍부터 와서 일한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들에게도 역시 1데나리온씩밖에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포도원 주인에게 불평을 말하였다.
'맨 나중에 온 일꾼들은 한 시간밖에 일을 하지 않았는데, 하루 종일 찌는 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한 우리들과 꼭 같은 대우를 당신은 하였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그들 중의 한 사람을 보고 대답하였다.
'나는 당신에게 아무런 잘못한 일도 없소. 당신은 나와 1데나리온을 받기로 약속하지 않았소? 당신은 당신의 품삯을 받아 가지고 돌아가시오. 당신들에게 주는 것만큼 맨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 삯을 치른 것은 나의 뜻이요. 나의 돈을 가지고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오. 나의 돈을 가지고 착한 일을 하는 것이 당신의 눈에는 거슬러 보인단 말이오?"
예수님은 여러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먼저 된 사람이 나중이 되고, 나중 된 사람이 먼저가 될 것이다."
잃은 양과 은돈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으려고 모여들었다. 이것을 보고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 학자들은 서로 수군거리며 말하였다.
"이 사람은 죄인을 불러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그러자 예수님은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너희 중에 누가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한 마리를 잃었다고 하면,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들에 두고, 그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다니지 않겠느냐? 그리고 그 양을 찾으면 어깨에 메고 기뻐하며 집에 돌아온 후에 친구들과 이웃 사람들을 불러 모아 가지고 '나와 함께 기뻐하여 주십시오. 잃었던 양을 찾았소' 하고 말할 것이 아니냐.
잃어버린 양을 찾아다니는 목자
나는 너희들에게 말한다. 하늘 나라는 이와 같이 마음을 돌이킬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도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오는 죄인 한 사람을 더 기뻐하며 맞아들일 것이다.
또 어떤 여자가 은돈 열 개를 가졌는데, 그 중의 한 개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겠느냐? 반드시 등불을 켜고 온 집안을 쓸며 그것이 나올 때까지 정성스럽게 찾아보지 않겠느냐? 그리고 잃어버렸던 은돈을 찾으면 친구들과 이웃 사람들을 불러 모아 가지고 '나와 함께 기뻐합시다. 잃어버렸던 그 돈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나님의 천사들은 매우 기뻐하실 것이다."
잃었던 아들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다. 작은 아들이 그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저의 몫으로 주실 재산을 갈라 주십시오.'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었다. 며칠 후에 작은 아들은 자기 재산을 다 가지고 먼 지방으로 갔다. 그리고 술 마시고 방탕한 생활을 하며 돈을 다 써버렸다. 그런데, 그 지방에 큰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어져 아주 궁하게 되었다. 그는 할 수 없이 그 지방에 사는 어떤 사람을 찾아가서 빌붙게 되었다. 그 사람은 그에게 들에 나가 돼지를 치도록 하였다. 들에 나간 그는 먹을 것이 없고 배가 고파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라도 실컷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지경이었다.
그 때 그는 제 정신이 들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버지의 집에서는 그 많은 일꾼들이 먹을 것이 많아, 남아돌아가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나는 돌아가서 아버지께 말하여야겠다. 아버지, 저는 하나님과 아버지 앞에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니 저를 일꾼으로 써 주십시오."
돌아온 탕자,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 van Rinj, 1606~1669, 네덜란드)가 1668년에 그린 유화.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 에르미타슈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리하여 그는 그곳을 떠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아버지는 작은 아들이 집에 닿기도 전에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가엾이 여겨 맨발로 뛰어나가 껴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작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저는 하나님과 아버지에게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이제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제일 좋은 옷을 꺼내다가 나의 아들에게 입혀라. 그리고 반지를 손에 끼어 주고, 신을 발에 신겨 주어라.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서 잔치를 베풀고 이 날을 즐기자. 나의 아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왔다.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은 것이다.'
그리하여 잔치가 벌어졌다. 그런데 밭에 나가서 일을 하던 큰아들이 입으로 돌아오며 들으니 집에서는 음악과 춤추는 소리로 떠들썩하였다. 그는 종 하나를 불러서 물어 보았다.
'어떻게 된 일이냐?'
종은 대답하였다.
'아우님이 집에 돌아왔습니다. 건강한 몸으로 무사히 돌아왔다고 하여 아버지께서 살진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베푸신 것입니다.'
큰아들은 화가 나서 집에도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그것을 본 아버지가 밖으로 나와 큰아들을 달래었다. 큰아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여러 해를 두고 이렇게 아버지를 섬기며 한 번도 아버지의 말씀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라고 염소새끼 한 마리도 주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술을 먹고 떠돌아다니느라고 아버지의 재산을 없애버린 그 아들이 오니까 아버지는 곧 그 아이를 위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아서 잔치를 베푸셨군요.'
아버지가 말하였다.
'아들아,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또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너의 것이 아니냐? 그런데 너의 아우는 죽어서 없어진 줄 알았더니 이렇게 다시 살아서 돌아왔다.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는데, 이 기쁜 날을 어떻게 즐기지 않을 수 있겠느냐?'"
부자와 거지 나사로
한 부자가 있었다. 그 사람은 자줏빛 천으로 만든 좋은 옷을 입고 날마다 잔치를 베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호화롭게 살았다.
그런데, 그 집 대문 앞에는 나사로라는 부스럼투성이의 거지가 누워 있었다. 그는 그 부잣집에서 남는 음식찌꺼기를 얻어 먹으려고 하였다. 부잣집 개들은 거지 나사로에게 와서 그의 부스럼을 핥고 있었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
어느 날 거지 나사로가 죽었다. 하늘의 천사들은 그 거지를 그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품으로 데리고 갔다.
부자도 죽었다. 그런데 그는 지옥으로 갔다. 그리고 고통을 당하다가 문득 눈을 들어 보니 아득히 먼 저편에 아브라함과 나사로가 나란히 함께 있었다.
부자는 큰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나의 조상 아브라함이여,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사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적셔 저의 혀를 시원하게 하여 주십시오. 저는 이 불 가운데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 때 아브라함이 대답하였다.
"돌이켜 생각하여 보아라. 네가 살아 있을 때에, 너는 좋은 것을 다 받았고, 나사로는 나쁜 것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사로가 위로를 받고 있으니, 너는 거기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뿐 아니라, 우리와 너 사이에는 커다란 수렁이 놓여 있기 때문에 여기서 너에게 건너가려 하여도 못 가고, 거기서 우리에게 건너오지도 못한다."
부자는 아브라함에게 자기 집에 있는 다섯 형제들이 이런 지옥에 오지 않도록 나사로를 보내어 타일러 달라고 간청하였다.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의 가르침이 있으니 그들의 가르침을 잘 듣고 지키면 될 것이다."
<SKTK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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