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서시대의 유물

길가메쉬 이야기-2

by 은총가득 2020. 6. 2.

훔바바와 하늘황소를 죽인 죄값은 두 영웅 중 하나의 몫이었고 그 벌은 엔키두가 받았다. 그날 밤부터 그는 고열에 시달렸고, 최후의 숨을 내쉬며 그는 자신을 유혹해 야생으로보터 격리시킨 창부를 저주했다. 엔키두의 죽음 이후 길가메쉬는 신들에게까지 들릴 정도의 슬픈 노래를 불렀다. 오만한 왕은 자신의 생애에서 최초로 죽음의 돌이킬 수 없는 위력을 깨달았다. 몇날 며칠을 그는 죽은 이의 몸을 지켰고 시신에서 벌레가 나오자 비로소 엔키두를 성대하게 장사지냈다.


이후 왕은 자신의 권세 및 능력에 깊은 회의를 느끼게 되었고 영생의 길을 찾기로 결심한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홀홀단신으로 홍수에 그 아내와 더불어 살아남은 현자 우타나피슈티를 찾아 길을 떠났다.

 

 

 

우타나피슈티는 그를 도와줄 유일한 존재였다. 굳은 결심은 길가메쉬를 먼 길로 이끌었다. 당시의 관점으로 그는 세상의 끝까지 방랑을 해야했고 위험한 난관을 수차례 극복해야 했다.

마침내 그는 땅의 동쪽 끝자락, 하늘과 통해있는 쌍동이산 마슈에 도착했다. 그 가운데 어두운 동굴이 있었는데 그 곳은 태양의 길로 향하는 입구였다. 용기를 추스린 영웅은 그 곳으로 접근했다. 그 태양이 지나다니는 길을 통과할 때 별들이 그를 추월하게 해서는 안되었다. 지키지 못할 경우 그는 타서 한 줌의 재로 변해버리기 때문이었다. 서사시에는 그렇게 새겨져 있다.

 

 

 

학자들은 그 안에서 수메르인들의 세계관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그들의 왕국은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강 사이에 있었다. 세상의 끝은 이라크와 레바논의 산맥을 의미한다. 그 두 개의 가장 높은 산 사이에 기다란 터널이 있고 그 한쪽에서 아침에 태양이 떠올라 저녁이면 그 반대편으로 사라진다. 그들의 세계관이었다. 그 위에는 신들이 사는 일곱 개의 하늘이 있다. 마찬가지로 죽은 자들의 세계도 있었는데 그 곳은 땅의 저 안쪽이었다. 그 더 아래 부분에는 담수로 된 대양이 있었는데 이곳으로부터 샘과 강이 유래한다. 이 죽음의 바다는 그들의 우주를 둘러싸고 있다. 거의 5000년 전의, 이토록 생생하게 묘사된 상상의 세계는 기원전 6세기 경 바빌로니아 시대까지 계속 유효했다.

 

 



길가메쉬가 죽음의 바다에 이르렀을 때 커다란 난관을 만나게 된다. 그 곳을 그는 건너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우선 그는 바위로 된 전설적인 존재들을 물리쳐야 했고 그 다음에 홀로 남은 사공 우르샤나비에게 바다의 저 편으로 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었다. 그 곳에서 그는 우타나피슈티 노인을 만나서 도움을 청하고자 했다.

 

 

그러나 도착하기까지의 여정도 쉬운 것은 아니었다. 길가메쉬는 철인의 일을 요구받았다. 그는 300 그루의 나무를 베었고 그것으로 30미터 길이의 거대한 노를 만들어야 했다. 험난한 여행의 끝에 그는 섬의 기슭에 도달했다. 그 곳에서는 현자 중의 현자라 알려진 우타나피슈티가 있었다. 그는 아내와 더불어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이후 영생에 도달한 사람이었다. 이 사건은 구약 성경 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매우 흡사하다.

 

 

 

 

길가메쉬는 노인에게 질문을 쏟아부었고 속을 내보였다. 일생의 벗인 엔키두의 죽음에 대한 의문과 그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의 공포에 대해서, 그리고 영생을 찾고자 한다는... 현자는 그를 가혹하게 비판하고 그 이기심과 무례함을 꾸짖었다. 그는 그의 능력을 그를 의지하고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써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길가메쉬에게는 과제가 하나 부여되었다. 이레 밤과 이레 낮을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곧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했다. 매일매일 우타나피슈티의 아내는 신선한 빵을 그의 처소에 가져다 놓았으나 그는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죽음의 '작은 동생'쯤 되는 잠조차 이기지 못한다면 우룩의 왕이 어찌 영생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자는 그를 위로하고자 영원한 청춘을 선물하는 약초가 자라는 곳을 알려 주었다. 그러나 왕은 또한번 실패를 한다. 한 마리 뱀이 진귀한 식물의 달콤한 향을 맡고 그에게로 다가왔으나 그 방랑자는 조용한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다. 대양의 깊은 곳으로부터 불로초(plant of rejuvenation)를 획득한 이후의 피곤과 안도감으로 그는 잠이 들어 버렸다. 뱀은 그 약초를 먹었고 곧 허물을 벗고 다시 젊어지게 되었다. 이로써 길가메쉬의 꿈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약초가 자라는 곳도 현자가 사는 땅도 다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생각을 돌렸다.

 

 

 

우룩의 지배자는 심사숙고하며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의 힘든 여정은 자신의 신민들을 보호하고 돌보아 주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깨달음을 가져다 주었다. 신의 권세를 표방한 폭군에서 그는 선한 목자가 되었다. 서사시는 그렇게 말한다. 길가메쉬는 자신도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언젠가는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선행이 영생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도. 그는 깨달음을 실행으로 옮겼다. 거대한 토목공사를 일으켜 그는 꽃피는 도시라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코자 했다. 수백만 개의 벽돌을 만들게 했고 왕국의 모든 노동자들이 한마음이 되어 일을 했다. 그것으로 이루어진 건물들은 메소포타미아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우룩을 감싸고 있던 11킬로미터 길이와 9미터 높이의 성벽이다. 고대의 가장 거대한 성벽. 길가메쉬가 그 건축을 주도한 실제의 왕이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 거대한 건축물의 흔적은 50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확연하다.  ayasofya.tistory.com

'성서시대의 유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가 시작된 땅, 수메르  (0) 2020.06.07
창세기와 메소포타미아  (0) 2020.06.03
길가메쉬 이야기 -1  (0) 2020.06.02
파라오 고향 돌아가기 -  (0) 2020.06.02
신 바벨로니아의 왕들  (0) 2020.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