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 중 가장 많이 본 그림의 소재는 수태고지와 성모자상이였다.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는 아름다운 수태고지 작품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서 보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유명 작가의 작품 외에도 너무 많은 그림이 있어서 중간에 거의 포기 상태가 되었다.
네이버에서 수태고지 미술작품을 조회하니 231개, 위키아트에서는 265개가 보여진다.
사랑받는 대표 도상 수태고지에 대해 살펴보자.
네이버 수태고지
수태고지(受胎告知, Annunciation) 어원
- '알리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아눈티아레'(annuntiare) 에서 유래한 고유명사
- 성모영보(聖母領報) 라고도 한다.
주제
누가복음 1장 26-38에 기록된 것처럼 하느님의 사자인 대천사 가브리엘이 처녀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잉태를 알리는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수태고지는 신의 아들인 예수가 인간으로서의 삶을 얻게 되는 첫순간이자 신을 탄생하게 한 여자로서의 마리아를 예고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26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27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이 마리아라.
28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29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 생각하매
30 천사가 이르되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31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32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33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3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36 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임신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37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38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누가복음 1장 26~38절
수태고지 일자
수태고지가 일어난 일자는 예수 탄신일인 12월 25일로부터 9개월 전인 3월 25일이다. 초기 기독교에서는 수태고지일이 부활절이었다. 유대 전통에서는 선지자나 예언자가 잉태된 날에 죽음을 맞는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예수가 숨진 날을 성령으로 잉태된 3월 25일과 같은 날로 보았다. 현재 부활절은 춘분 후 첫 번째 만월이 지난 첫 주일로 정하고 있다.
초기 그리스도교 미술
- 이콘(Icon, 성상화)과 예배의식에 사용되는 필사본의 삽화, 벽화 등을 통해 표현
4세기초_성모영보_프레스코_카타콤 프리실라_로마 / 400-410_성모영보_대리석 부조_브라치오포르테 묘당_라벤나 [출처 : 네이버]
- 현재의 도상은 성상파괴운동 시기 이후 제작된 것이 대부분
성상파괴운동 : 8-9세기 동방정교회에서 성화상(이콘) 공경이 금지되고 성상을 파괴한 운동이다.
이는 비잔티움 제국을 양분시켜 내전을 초래하였으며 로마교황청은 이를 비난하고 성상 파괴 논쟁이 일어났다.
[출처 위키백과]
- 비잔틴 이콘은 천사 가브리엘과 마리아 두 등장인물을 내세운 수태고지의 기본 구성을 유지
- 성서를 제외하고 수태고지 도상에 영향을 준 문헌은 『야고보의 원복음서』다. 외전성서라고 불리는데 성서에 기록되지 않은 마리아의 출생과 어린 시절에 대한 내용이 수태고지 일화와 함께 담겨있다.
천사 가브리엘이 먼저 우물가에서 물을 긷는 마리아에게 음성으로 축복하고, 그 뒤 집에 돌아와 자주색 실을 잦는 마리아를 찾아와 예수의 잉태를 알리는 두 단계로 되어 있다. 수태고지 도상에 가끔 보이는 우물, 물주전자, 베일, 물레 가락 등은 이에 연유한 것이다.
12세기_성모영보_모자이크_산 마르코 바실카_베네치아 / 12세기말_수태고지_성 카타리나 수도원 [출처 : 네이버]
1150년경_수태고지_스바비아필사본복음서_슈투트가르트_뷔르템베르크 지방 도서관 / 14세기_성모영보_마케도니아 오흐리드
로마네스크와 고딕 미술
- 로마네스크와 고딕 미술에서는 벽화와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수태고지를 볼 수 있다.
- 기독교 초기의 외전성서 이외에도 도미니크 수도원 수도사 야코부스 데 보라지네가 정리한 『황금전설』과 보나벤투라의 『그리스도 일생에 대한 묵상록』과 같은 문헌도 참고되었다.
12세기중반_수태고지_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수태고지 도상
- 외전 성서와 동방의 전설에 영향을 받은 성서 이외의 문헌들은 수태고지 도상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장면의 다양성을 부여했다.
- 초기 기독교 두 단계 외에 제3의 형식이 나타났다. 명상 중인 마리아에게 가브리엘이 나타나는 형식이다. 이때 마리아는 대개 서 있거나 앉았거나 무릎을 꿇고 있다. 천사는 보통 가브리엘만 나타나지만 2-3명의 천사를 같이 그리는 경우도 있다.
< 주요 상징 >
- 중앙의 빛 : 성부를 상징
- 빛줄기와 비둘기 : 성령을 상징
- 가브리엘 천사 : 동방의 그림에는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거나 홀을 들고 있고 서방에는 백합을 들고 있다.
- 백합 : 암수 구분이 없기 때문에 마리아 처녀성의 상징
- 백합 외에 자애의 상징인 붉은 장미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성모의 슬픔을 상징하는 청자색 매발톱꽃을 그리는 경우도 있다.
르네상스 이후
-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부터 19세기까지는 걸출한 작가의 유명한 작품이 많이 그려진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양식의 미감과 작가의 개성적인 표현이 더해져 차이를 보이고 독창성을 띄게 된다.
1333_시모나 마르티니_수태고지_우피치 : 백합은 꽃병에 꽂혀 있고 가브리엘 천사는 올리브 가지를 들고 있는데 이는 백합이 마르티니의 고향인 시에나와 경쟁관계에 있는 피렌체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천사가 하는 말이 글로 쓰여 있는데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라는 누가 복음서의 구절이다.
1420-1440_로베르 캉펭_수태고지_벨기에 왕립미술관 : 프랑드르 미술
1437-46_프라 안젤리코_산 마르코 미술관 : 수도사가 그린 수도원 벽화
1472-1475_네오나르도다빈치_우피치
1489-1490_보티첼리_수태고지_우피치
1571-1576_틴토레토_수태고지_산 로코 성당
1596-1614_엘그레코_유화_빌바오 미술관
1608-09_카라바지오_수태고지
1608-09_페테르_파울_루벤스_수태고지
18세기_들라크루아_종이에유채_외젠 들라크루아 미술관
1785_고야_수태고지
1849_단테 가브리엘 로세티_테이트 브리튼 blog.naver.com/spaceblue7095/221585740714
프라 안젤리코
<수태고지>, 약1434, 160*180cm, 목판에 템페라
쿠리코 미술관, 코르토나
프라 안젤리코의 제단화는 15세기 피렌체에서 탄생한 초기 르네상스 양식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그림은 수태고지를 신선하고 생기 넘치는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약성서에 따르면 천사 가브리엘이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타나 그녀가 그리스도의 어머니로 선택 받았음을 알려준다. 이 그림은 거장의 가장 뛰어난 솜씨를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화가가 보고 그 자리에서 기록한 사물들의 날카로운 관찰로 가득 차 있는, 세상을 향한 창이다. 화가는 이 작품에서 과학적인 관점과 같은 새로운 르네상스 사상들을 실험했다. 그러나 우아함이 느껴지는 화풍 속에는 그의 신앙심이 고요하게 표현되어 있다. http://blog.naver.com/kangnang/100063520780
그림 1 - '수태고지' 작품
김정운 교수의 <에디톨로지> p150~p153에서 발췌
'수태고지'의 마리아는 원래 가제트 형사였다?
'수태고지'는 한자 뜻 그대로, '아기를 잉태하게 될 것을 알린다'는 말이다.
동정녀 마리아에게 아기 예수를 잉태하게 될 것임을 알리는 천사의 모습과,
느닷없는 소식에 놀라는 마리아의 모습이 그려진 <수태고지>는 서양 회화에서 자주 다뤄지는 주제다.
그런데 다 빈치의 <수태고지>에는 아주 이상한 점들이 있다.
이상하다기보다는 말이 안 되는 설정들이 있다.
우선 위의 그림1에서 마리아 앞쪽에 있는 식탁을 보자.
마리아의 손이 닿기에는 식탁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제대로 그렸다면 지금 위치보다 훨씬 더 마리아의 몸 쪽으로 식탁이 붙어 있어야 한다
그림 3 - 다 빈치가 '수태고지'를 그릴 당시 습작용 노트
그러나 이 그림의 '실수'는 다 빈치가 아주 '의도적'으로 한 것이었다.
다 빈치는 대작을 그리기 전, 노트에 다양한 스케치 연습을 했다.
그의 노트를 잘 살펴보면, 반복적으로 연습한 그림이 나중에 그려진 대작 속에 반드시 들어있다.
그런데 그 노트를 보면 위의 그림3처럼 아주 특이하게 옆으로 길쭉한 타원형이다.
도대체 무슨 그림일까?
풀리지 않던 비밀은 이 동그라미를 보며 노트를 넘기다보니 바로 해결됐다.
노트가 거의 넘어갈 정도의 각도에서 그 동그라미를 보니 실체가 드러난다.
밑의 그림4처럼 아주 멀쩡한 아이의 얼굴이다.
그림 4- 습작용 노트의 그림을 기울여서 보면 소년의 얼굴이 나타난다
바로 이것이 '수태고지'에 숨겨진 비밀이다.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소실점이 변한다는 것이다.
'수태고지'를 정면이 아니라 오른쪽 끝에서, 비스듬하게 바라봐야 한다.
그러면 그림의 소실점은 아래의 그림5처럼 하나로 일치한다.
마리아의 왼팔과 오른팔의 불균형도 사라지고, 식탁은 적당한 위치를 찾는다.
살찐 비둘기 같던 천사도 아주 날씬해진다.
그림 5 - 비스듬하게 해서 본 수태고지의 모습
다빈치는 왜 이렇게 그림을 그렸을까?
여러 가설이 있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이 그림이 걸려있던 위치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원래 이 그림은 큰 성당의 앞쪽 높은 벽에 걸려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도 그 그림을 정면에서 볼 수 없었다.
앞쪽에는 제단이 있어 접근 불가능했다.
오른쪽 아래에서 그림을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 빈치는 '이 그림을 누가 어디서 보는가'를 고려해 그림을 그린 것이다.
모든 사람의 시선을 소실점으로 수렴하도록 만든 원근법의 객관성이란,
이 그림을 보는 주체를 반드시 전제한다는 인식론적 통찰이기도 하다.
http://blog.naver.com/whitekgm/220611865131
이 그림은 보티첼리가 그린 수태고지 장면입니다.
어느 날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며
처녀의 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할 것을 이야기 하는 천사.
깜짝 놀라는 성모 마리아의 앳된 모습이 잘 표현된 그림같아요.
뒷걸음 치는 듯 보이고 한쪽으로 몸을 비트는 모습에서 그 정숙함을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수태고지를 그린 작품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같은 소재를 두고도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이 되었죠.
이 그림에서는 천사들이 가득합니다. 비둘기도 보이구요.
수태고지 장면에서 성모마리아는 책을 읽다가 화들짝 놀라는 모습으로 많이 표현이 됩니다.
이 그림또한 비둘기와 천사들의 모습이 보이죠.
뿐만 아니라 보티첼리도 단 한번만 수태고지 장면을 그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또한 보티첼리가 그린 수태고지 장면으로 정말 그낌이 많이 다르지 않나요?
한손에는 책을 끼지만 첫 그림처럼 뒤로 몸을 빼는 것 없이 정숙하게 앞을 여미며
천사에게 응답합니다.
아마 성경구절에 나와있는대로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는 순간을 포착한 것 같죠.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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