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근동의 풍요제의 / 윤사무엘
고대근동에서는 풍요 제의를 통해 인구 증가, 육축 증식, 풍부한 수확(풍년)을 기원했다.
여기서는 이 풍요 제의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I. 고대 근동의 풍요 제의
풍요제의(豊饒祭儀 fertility rites)는 실제로 혹은 상징적으로 성행위나 재생산 과정(reproductive processes)을 재현(reenact)하는 종교적 제의(rituals)이다. 사람, 짐승, 가축, 씨 가진 곡물(grains of seed)의 재생산(reproduction)을 관장하는 여러 가지 기능을 하는 신들의 제의로서 성행위 중독(sexual intoxication)이 의식의 전형적인 요소가 된다. 짐승이나 사람을 잡아 죽여 희생을 드리는 것도 재생산 혹 재창조의 풍요와 관련이 있다. 선사시대(先史時代 prehistoric)의 모계사회에서 있었던 어머니 숭배(mother worship)가 풍요 제의의 기원이 되는 이것이 인신제사(人身祭祀 human sacrifce)와 연관이 되어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많은 성소와 신전들이 있었는데 “하늘의 집들”이라고 이해했다. 고대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투스(Herodotus)의 저서 [역사 The Histories]에 보면 이 신전들은 성창(聖娼, 신성한 성행위, sacred prostitution)이 행해진 곳이었다. 수메르 연구의 전문가인 크래머(Samuel Noah Kramer)의 [신성한 결혼 의식 The Sacred Marriage Rite]에 보면 수메르 후기 시대때 왕들은 신년 축제(Akitu) 기간 중 열흘째 날 밤에 신전에서 풍요 제의에 참석하는 것을 정당화(legitimacy) 했다고 한다. 이 이방 풍요제의는 시대가 달려져도 2000년 이상 근동지방에 계속 지켜져 오다가 주후 4세기 기독교를 공인했던 콘스탄틴(the emperor Constantine)때 여신 신전(the goddess temples)을 없애 버렸다.
헤로도투스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행한 신전 성행위(temple prostitution)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풍요 제의는 바벨론, 이집트, 가나안에서 행해졌는데, 그리스에서도 행했다.
“가장 바보스러운 바벨론 풍습이 농사짓는 모든 여인들이 이쉬타르(미의 여신 Ishtar)의 신전에 앉아 자기 생애에 한번은 낯선 남자(stranger)와 성교를 가지도록 강요한 것이다. 부자며 자존심이 강하고 다른 사람들과 혼합되기를 싫어하는 많은 여인들은 베일에 감추인 수레를 타고 신전에 도착하며 많은 수행원들과 성행위 장소에 서 있는다. 그러나 대부분 여인들은 머리에 장식끈으로 만든 면류관을 쓰고 이쉬타르의 신성한 자리(the sacred plot)에 앉는다, 수많은 여성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여성들이 줄을 서 있는 가운데 복도를 통해 남자들이 들어와 성교할 대상을 선택한다. 낯선 남자는 자신이 선택한 여성의 무릎에 돈을 놓으며, “나는 그대를 미리타(Mylitta,이쉬타르의 앗시리아식 이름)의 이름으로 초청합니다”고 말해야 한다. 돈의 액수는 상관이 없다. 그 여인은 거절해서는 안된다. 거절하면 죄를 짓는 것이다. 이 돈은 일종의 헌금으로 그들의 성교를 신성시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 여인은 그 남자를 따라가서 신전 밖으로 나가 성교를 한 후, 신전으로 돌아와 여신에게 자기의 신선한 임무(her sacred duty)를 행했노라고 보고하고 난 후 귀가할 수 있다. 만약 그 남자가 이 여성과 결혼할 경우 특별히 결혼지참금(bribe)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키도 크고 예쁜 여인들은 속히 임무를 행하고 집에 갈 수 있으나, 못 생긴 여인들은 자기와 성교할 남자가 없기 오래 기다려야 되었다. 어떤 여인은 3년 혹 4년동안 기다려야 했다. 이러한 관습이 구브로섬(Cyprus)에도 남아 있다.
The foulest Babylonian custom is that which compels every woman of the land to sit in the temple of Ishtar and have intercourse with some stranger once in her life. Many women who are rich and proud and disdain to mingle with the rest, drive to the temple in covered carriages drawn by teams, and stand there with a great retinue of attendants. But most sit down in the sacred plot of Ishtar, with crowns of cord on their heads; there is a great multitude of women coming and going; passages marked by line run every way through the crowd, by which the men pass and make their choice. once a woman has taken her place there, she does not go away to her home before some stranger has cast money into her lap, and had intercourse with her outside the temple; but while he casts the money, he must say, “I invite you in the name of Mylitta” (that is the Assyrian name for Ishtar). It does not matter what sum the money is; the woman will never refuse, for that would be a sin, the money being by this act made sacred. So she follows the first man who casts it and rejects no one. After their intercourse, having discharged her sacred duty to the goddess, she goes away to her home; and thereafter there is no bribe however great that will get her. So then the women that are fair and tall are soon free to depart, but the uncomely have long to wait because they cannot fulfil the law; for some of them remain for three years, or four. There is a custom like this in some parts of Cyprus.
수메르의 왕(a Sumerian city-state)과 이난나 여신을 대표하는 여대제사장(the High Priestess of Inanna)사이에 “신성한 결혼” 제의 (“Sacred Marriage" ritual = Hieros gamos)가 공식적으로 행해졌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 이난나를 위한 신전들과 성소들이 많이 있었다. 수도 우룩(Uruk)에 있는 에안나(Eanna, 뜻은 하늘의 집”house of heaven") 신전이 최대 규모였다. 신전마다 여신을 위한 여사제들(priestesses)이 많이 있었는데 모두 여창(female temple prostitute)들이다.
가나안에서 이쉬타르와 같은 여신이 아스타르트(Astarte)였다. 콘스탄틴 황제가 주후 4세기 파괴하기 전까지 바알종교 본산지에서 신전 창기와 성교하는 제의(temple prostitution)가 페니키아 도시 아파카(Aphaca)와 헬리오폴리스(Heliopolis, Baalbek)에게 계속되었다고 교회사가 유세비우스는 전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성창제도(Sacred prostitution)이 행해 졌다. 시칠리(Sicily), 본도 구부로 왕국(the Kingdom of Pontus Cyprus), 갑바도기아(,Cappadocia), 고린도(Corinth)에 아프로디테(Aphrodite 미의 여신, Ishtar 나 Astarte와 같은 여신) 신전이 수없이 있었다. 신전에 바친 송축시에 보면 주전 464년 올림픽 게임 5종 경기 금메달 수상자인 고린도 출신 크세노폰(Xenophon)는 감사제를 신전에서 드리면서 아프로디테 여신전에 100명의 처녀들을 바쳤다.
외경 마카베오하 6:3~4에서 안티오커스 4세때 예루살렘 성전을 타락시킨 일을 보고하며,
“이와 같이 유다인들이 차마 견딜 수 없을 만큼, 악은 날로 더해만 갔다. 이방인들은 이 성전안에서 온갖 방종과 향락을 일삼았다. 그들은 거룩한 성전 경내에서 창녀(hetairai)들과 놀아나고 부녀자들을 농락하였다. 그뿐 아니라 법에 금지된 물건들을 성역 안으로 끌어 들였다.”
16세기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히곡 작품에도 고대근동 풍요 제의가 나온다. 희생양을 바침으로써 사회의 풍요와 그 구성원들의 정신적 재생을 기원하는 목적과 같다. 고대 원시부족 사람들은 사회 전체의 죄악을 왕이나 또는 전쟁포로와 노예 등 복수의 위협이 없는 대상인 파르마코스(pharmakos)로 지목된 자에게 전이하여 이를 죽여 제단에 바치면 공동체의 존속을 가능케 하고 풍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희생양 모티브는 전세계에 퍼져 있다. 프리지저(Sir James G. Frazer)은 [황금가지]에서 동남 아프리카 산악지대에 사는 부족들의 “입문 제의”(the rite of initiation)를 소개하고 있다. 죽은 사람의 고기나 피를 먹거나 마시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 죽은 자의 힘과 용기와 지혜 그리고 덕성이 그 시체를 먹은 자에게 옮겨진다고 믿었다.
이집트의 오시리스 왕은 살해 당한 후 풍요의 신이 되었다. 그리스의 오이디푸스(King Oedipus)는 테베를 역병에서 구하고 죽음을 택한다(소포클레스). 디오니소스도 대지의 풍요를 위해 죽는다.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에서 한 개의 빵을 나누어(쪼개어 break)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부어 주시면서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다”도 풍요 제의적 입장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리스도가 모든 인류의 죄를 지시고 제물이 되셨다. 이후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성찬예식에 참여하는 사람들만큼 그 이상의 죽음을 통한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게 됨으로 더 이상 풍요 제사가 아닌 기독교 예배로 드려진다.
셰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에서 허머이어니의 남편 리온티즈나 “리어왕”에서의 리어 왕, 그리고 “오델로”에서의 데스데모나의 남편 오델로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양가 부모들은 모두 정신의 재생이 필요한 인물들이다.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은 후 질투심 많은 리온티즈는 정신적 깨달음을 얻고 허마이어니와 16년만의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부왕 햄릿이나 병든 덴마크를 정화시키기 위한 햄릿에 대해서는 살해당하는 왕의 “희생양”개념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오델로는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난 후, 이아고의 간계를 알게 되지 깊은 고뇌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재생한다. 코델리아는 아버지의 정신적 재생을 위해 죽음의 길을 걷는다. 오필리어의 역사는 재생을 위한 제의의 준비과정이다,
지라드(Girard)는 희생제의는 새로운 문화 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사회구성원 중 한명 또는 여러 명을 희생자로 선택한다. 이들에 대한 처형이나 추방은 폭력을 행사하는 의식이다. 사회 전체의 질서 유지를 위해 동원되는 기제가 바로 희생 제의이다. 죽음이나 재생을 주제로 한 셰익스피어 극은 “잃었다가 다시 찾는 생명의 꿈”을 표현한다. 셰익스피어 극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는 죽음이나 재생의 이미지를 통해 “생명은 결코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을 거듭하는 순환과정이다”라는 주제가 작품 전반에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겨울과 같은 죽음을 물리치고 봄과 같은 재생이 도래함을 묘사한다. “제의에서의 죽음” 그리고 재생을 그는 극에서 다루고 있다. 그것은 죽음의 무감각으로부터 생명을 재생시키는 이야기이다. 죽음이나 재생을 주제로 한 그의 극이 막을 내릴 때 실제로 그것인 끝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창조적인 꿈과 상상력을 새롭게 해주는 여행이 끝날 때 우리는 희망의 삶으로 귀환할 수 있다,
신화에는 심층 의식 즉 집단적 무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므로 신화와 대면하는 것은 잃어버린 과거로 돌아가서 우리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고도 할 수 있다. 숨겨진 삶의 참 모습, 인류의 원형이나 집단 무의식을 거울로 해서 지금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는가를 볼 수 있다. 죽음이나 재생을 다룬 신화 그리고 오늘의 연국에서 그와 유사한 상징구조를 통해 인류의 삶을 조명해 보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다.
셰익스피어 극이나 신화에서 죽음이나 재생의 과정을 거치는 희생양은 어떤 의미에서는 인류 역사 영속의 원동력이 된다. 또한 그것은 모든 생명체의 생명 연장의 필수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생명은 죽음에서 움터온다. 제물을 신에게 바치고 이 희생양이 부활하는 과정을 재현하는 제의가 농경사회에서 풍요를 기원하는 의식이었다.
그럼 구약성경에서 살펴보자.
성경에서는 창녀에 해당하는 두가지 단어를 쓰고 있다. 조나(zonah)와 케데샤(qedeshah, kedeshah)이다. 조나(zonah)는 일반 창녀를 말한다. 케데샤는 “신성한 창녀”로 주로 가나안 바알종교의 여자 신전 창녀(female temple prostitute)이다. 신 23:17~18에 보면
“이스라엘 여자 중에 창기(kedeshah)가 있지 못할 것이요 이스라엘 남자 중에
미동(kadesh)이 있지 못할지니, 창기(zonah)의 번 돈과 개(kelev) 같은 자의 소득은
아무 서원하는 일로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전에 가져오지 말라. 이 둘은 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 가증한 것(abomination)임이니라“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이방의 성창제도와 동성애를 엄격히 금하신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들은 예배시 음탕한 풍요 제의를 철저하게 차단했다. 남창(male dancer or prostitute)은 “개”(kelev, dog)로 표현한다(왕상 21:19, 22:38).
성경의 풍요 제의는 희생 예배와 관련이 된다. 아벨의 제사, 노아의 제단, 멜기세댁의 떡과 포도주 제의, 그리고 율법의 희생 제물이다. 모세는 출애굽할 때 열 번째 재앙에서 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발라 그 곳에 들어감으로 맏아들 맏배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은 후 언약 체결릉 위해 제물에서 나오는 피의 절반을 제단 위에 뿌렸다. 제물에서 취한 피의 절반을 통하여 그 시대 사람들의 죄에 대한 대가가 지불되었다. 나머지 절반의 피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는 희생양 그리스도의 죽음과 재생을 의미한다. 프레이저도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원형은 신-왕의 살해와 재생을 기술한 이야기로 변형되어서 공동체의 정신적 활동 속에서 나타난다.
픙요 제의는 칼렌더 절기 즉 춘분, 추분과 같은 시기에 왕성했다. 신약시대 에베소나 고린도의 봄의 축제도 풍요 제의가 행해졌다. 겨울의 잠을 깨고 봄에 씨를 뿌려 가을에 추수함으로 봄과 가을의 축제가 풍요제의와 관계된다. 일종의 통과의례(rites of passage)로 여겼다. 동굴 벽화에 보면 동물들의 교접을 주술적인 형태의 제의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보면 자연의 힘이 제의(ritual)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땅의 움푹 들어간 계속이나 분화구와 남근을 상징하는 모형들이 제의속에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스에서 포도주 생산과 관계한 디오니수스(Dionysus) 축제도 풍요 제의의 일종이다. T.S. El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에도 자연의 주기를 표현하면서 풍요 제의를 언급하고 있다.
2. 풍요 제의 순서
고대 근동지역의 제의의 순서에 대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고고학으로 발견한 문서들을 통해 다음과 같은 풍요제의 순서를 재구성해 볼 수 있다. 다신교 위주의 제의(ritual)로 고대근동 제의의 공통점을 찾아 정리해 본 것이다. 풍요제의(fertility cult) 순서는
1) 제의의 초청 - 춘분, 추분, 동지 및 즉위, 취임, 낙성식 등 각종 특별행사로 초청
제의문 낭독 (Introduction) - 제의의 목적, 내용, 순서, 시간과 장소 명시
2) 정결의식 (신전에 들어오기 전) Purification and cleansing rituals - 제의 전 목욕,
손과 발을 씻음, 죄의 고백(참회 penance), 이 정결의식과 희생양의 속죄와 연관됨
3) 각종 악기 연주 (왕하 3:15 “수금”, 단 3:4 “나팔, 피리, 수금, 삼현금, 양금, 생황 등”)
4) 제사장, 왕, 고관백작, 제의 인도자들 입장, 입례송 (processing)
5) 신들 이름을 부름 (invocation) - 초혼, 인사, 접신
6) 탄원기도와 애곡
(바벨론) 여인들이 담무스(Tammuz)의 소생을 위해, Marduk 의 승리를 위해
(이집트) Isis 가 Osiris 의 소생을 위해
(가나안) Anath가 Ba'al 의 소생을 위해
7) 주신의 소생/부활, 소생한 신을 왕으로 즉위 (대왕 즉위식, 면류관, 종려나무), 제정일치
주신의 승리를 축하 (바벨론: Tiamat, 이집트:Toth, 가나안: Mot 를 이기고 소생함)
신정론(신 곧 왕이 통치, theocracy(신정 神政, 신탁(神託)에 의한 정치)
8) 소생한 신에게 찬양, 왕위 즉위, 주신의 연설(혹은 신탁, 찬양)
9) 신에게 제사(짐승번제, 맏배 animal sacrifice), 맏아들 번제(인신제사, 왕하 3:27 모압의
세자, 왕하 21:6, 므나셋의 맏아들); 첫 열매를 바침, 첫 포도주 드림(전제 libations)
(희생 제물을 통해 정화가 되고 새로운 질서가 수립되는 것으로 믿음)
유월절의 희생된 양의 피(출 12:1~28, 요 1:29, 고전 5:6~7, 벧전 1:18~19)
10) 춤과 노래 (참고, 삼하 6:14~18), 재생과 부활의 기쁨, 희망의 미래를 바라보며
11) 거룩한 성행위 (sacred prostitution) = 풍요 제의(fertility rites)
(바벨론) 바벨탑(지구라트) 꼭대기에서 달신(이난난, 이쉬타르)의 여사제와
(이집트) 만신전에서 이시스(풍뎅이)신의 여사제와
(가나안) 신전에서 남창과 여창(cult prostitutes)
갈멜산 위에서 바알선지자 450명, 아세라선지자 400명, 왕상 18:19~22
12) 점술(占術, divination) 무당, 박수들이 나라와 왕, 관료, 지도자, 백성들의 점을 치다
제의 참가자가 가지고 온 기도 제목에 답을 함
13) 주술(呪術, 魔術 magic) 신을 부르고, 무당 푸닷거리, 접신, 강신
치유, 축신, 등
14) 해산 - 탄생과 죽음, 재생과 새로운 생명을 체험하고 삶의 현장으로 가다
(어떤 제의는 몇일씩 가짐)
<제의문 실례>
1) 제의에로 초청
위대한 신, 두 진리의 주님께 문안드리나이다
Hail to you, great God, lord of the two truths.
내 주님, 제가 왔사오니 당신의 온전함을 보게 하소서
I have come to you, my lord, I have been brought to see your perfection.
제가 당신과 두 진리의 홀에서 당신과 함께 하시는 42개 신들의 이름을 아옵니다
I know you, I know the names of the forty-two gods who are with you in the hall of the two truths,
이 42신들은 악을 품고 있는 자들 위에 거하며, 오시리스 앞에서 인물들을 세어보고 그들의 피를 삼키나이다
who live on those who have preserved evil, who gulp up their blood on that day of
the reckoning of the characters before Unnenofer (i.e. Osiris).
그 두 눈들은 딸인 자시며, 마아트의 주인이 당신의 이름이나이다.
The one whose two eyes are daughters, lord of Maat is your name.
당신에게 마아트를 모시고 와서 당신으로부터 부정을 추방한 후 당신에게 나와 옵니다
I am come to you, after I have brought Maat to you and have expelled injustice from you. (E.A.W. Budge, The Book of the Dead, 1898)
2) 바알의 소생, 7년 흉년 후 7년 풍년 시작
바알이 칠년간 패배하기를
구름 타는 이가 팔년간
이슬도 없고 소나기도 그쳐라
두 바다의 합류는 멎고
바알의 목소리도 소용이 없으리니
3. 고대 근동 제의의 정의
고대 사회는 대부분 모든 종교행위가 제사 행위(rite, ritual)로 집약되어 있다. 이 제사 행위 중에 고대 근동의 제사의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희생제사(sacrifice)이다. Martin J. Selman은 고대근동의 희생제사를 이해하기 위해 4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첫째로, 구약성경과 관련한 고대 근동의 희생제사는 메소포타미아와 우가릿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것은 이집트보다 메소포타미아와 우가릿의 희생제사가 보다 더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구약성경과 주변국가의 희생제의가 유사하다 하더라도 단순히 동일시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유사한 종교 현상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형성된 종교전통은 나름대로 독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고대근동의 문서 가운데서 희생제사에 관한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그것은 고대 서기관들이 희생제사의 절차나 종류 등을 묘사하는데 주력했지 희생제의 내적 기능이나 의미를 자세하게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넷째로, 고대 근동의 희생제사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미미한 실정이다. 이것은 고대 근동의 희생제사에 대한 자료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아직도 고고학적으로 발굴이 진행되지 않은 점도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고대 근동 사회에서 희생제사가 사회 공동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4. 고대근동의 종교적 특성
수메르 신관에서 가장 독특한 개념은 신들 중에 제일 큰 일곱 신이 있는데 그들이 세상의 운명을 결정하며 그들에게 서열이 있다는 것이다. 주전 2900년 경에 수메르 도시국가의 통치자들은 도시국가 연맹체를 중앙 도시국가 니푸르(Nippur)를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1) 니푸르의 수호신은 대기의 신으로 엔릴(Enlil)이었다. 니푸르가 무역으로 부유해지자 엔릴도 도시국가 연맹체의 신들의 모임에서 최고의 권위자가 되었다.
(2) 또한 북쪽 키쉬(Kish)의 산기슭 언덕의 여신 닌후르삭(Ninhursag),
(3) 유프라테스 강 하류의 연못으로 둘러싸인 지역의 조금 높은 언덕에 위치한 에리둑(Eridug)의 지하수 신
(4) 항상 지혜의 신으로 등장하는 엔키(Enki)
(5) 에리둑 위편에 위치한 도시 우르(Ur)의 달신 닌나(Nanna)
(6) 우르크 동편에 있는 라르사(Larsa)의 정의의 태양신 우투(Utu)
(7) 우르크의 금성을 상징하는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인안나(Inanna)
이 일곱 신들의 모임에서 세상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한편 바벨로니아인들은 마르둑(Marduk)을 최고의 신으로 숭배하였다. 마르둑은 함무라비 시대에 폭풍의 신 엘릴(Enlil)의 기능을 이어 받아 국가 최고의 신이 되었다. 특히 마르둑은 매년 신년축제 때 온 나라의 사람들이 경배하며 축제하던 신이었기에 온 바벨론이 단합을 주도 하였다. 마르둑은 바벨론이 번영하여 다른 나라의 신들을 흡수할 때 벨이라고 불리워지기도 하였다. 바벨론의 종교적 배경은 앗수르와 페르시아에도 영향을 주었다. 페르시아의 고레스도 2세(Cyrus II)도 바벨론을 정복한 후 마르둑을 숭배하였다. 구약성경은 마르둑을 히브리어 음으로 므로닥(Merodach)이라고 하며 벨과 용으로 묘사하고 있다.
가나안 지역의 풍요신인 바알 역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성적인 배우자를 가지고 있다. 우가릿 문서에서 바알의 배우자는 풍요의 여신 아낫(Anath)으로 소개된다. 그리고 우가릿의 문헌에는 아낫 외에도 아세라(Asherah)나 아스타르트(Ashtarte)도 종종 바알의 배우자로 소개되었다. 이것은 아스타르트와 동일시되는 아세라가 본래 엘(El)신의 배우자였으나 바알이 최고신의 자리에 오르면서 엘이 제거되고 바알의 배우자가 바뀌었기에 생겨난 현상이다. 구약성경에서 바알의 배우자로 아세라를 지칭하는 의미들을 아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 목전에 악을 행하여 자기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바알과 아세라들을 섬긴지라(삿 3:7)
그런즉 보내어 온 이스라엘과 이세벨의 상에서 먹는 바알의 선지자 사백오십인과
아세라와 하늘의 일월성신을 위하여 만든 모든 기명을 여호와의 전에서 내어다가
예루살렘 바깥 기드론 밭에서 불사르고 그 재를 벧엘로 가져가게 하고(왕하 23:4)
가나안에서도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왕과 왕후는 바알과 그의 배우자 사이에 성관계를 극화하는 성혼례 의식에 관여하였는데 이것은 신들의 성관계는 지상에서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바알의 신전에는 이른바 신전창기(temple prostitute)라는 일종의 성직 계급이 있었는데 이들은 바알 신전에서 일반 배우자들을 대상으로 남신이나 여신의 역할을 행하였다.
5. 고대근동지역의 제의
1)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제의
메소포타미아와 가나안 지역의 고대근동인들은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을 제의를 통하여 지상에 그대로 되풀이함으로써 신들의 삶에 참여하고 그럼으로써 그들의 삶을 위협하는 모든 혼돈의 요소들을 극복하고자 했다. 그들은 지상의 것들에 상응하는 하늘의 모델을 제의를 매개로 하여 지상의 차원에 끌어내림으로써 혼돈이 배제된 새로운 질서 속에서 안정된 삶 곧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였다. 혼돈 배제와 질서 회복을 핵심으로 하는 풍요제의의 이러한 기본원리는 농작물과 짐승의 생장 및 인간 생활의 실제적인 풍요함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두 가지의 핵심 주제를 제의 속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고대 초기 페소포타미아 사회에서 성혼례(sacred marriage rite)제도가 있었다. 주전 3500년경 슈메르 도시국가 통치자들은 매년 신년 축제일이면 거룩한 창녀로 일컬어지는 여사제와 도시 한가운데 층계 탑처럼 쌓은 지구라트 꼭대기에 있는 신방에서 성혼례를 가졌다. 그런데 많은 ‘사랑 노래’에서 인안나는 성혼례에 간택된 여사제로 불리며 두무지 역시 왕으로 불린다.
수메르와 아카드 문헌에서 제물(offering)과 희생제사(sacrifice)의 구별이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제물은 일반적으로 성전에서 드려지던 “제사음식”이었고 “희생제사”는 신들에게 드려지는 “동물제사” 이었다. 성전에 바쳐진 제물은 농산물을 비롯하여 가축과 양, 염소, 등이었으며 이들 제물은 성전의 행정과 경제를 위하여 쓰였다. 메소포타미아 희생제사의 주요 관심은 주로 신들을 돌보는 것이었다. 특히 신들을 먹이는 행위로 이해하였다. 인간은 신들에게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신들과의 교제를 유지하였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인들은 신도 인간과 똑같이 음식물을 섭취한다고 믿었다.
몇몇 토판의 기록에 의하면 희생제사의 순서는
(1) 신상 앞에 제상을 준비하고
(2) 손을 씻을 물을 대야에 준비하며
(3) 다양한 음식물과 마실 것 특히 맥주를 제공하였으며 그동안 악사들은 제사에 적합한 음식을 연주한다
(4) 음식이 모두 준비되면 제단에 향을 피워 음식물의 냄새를 제거한다
(5) 제상의 치워지고 신상의 손가락을 씻기 위해 대야에 물을 채운다.
앗수르의 타쿨투 제의는 왕이 성전의 주요 신이나 혹은 성전 집단에 희생제물을 바친 후에 그 도시와 땅 앗수르(Ashur) 시의 왕을 위한 축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6) 타쿨투 제의 부분의 결론은 모든 신이 앗수르의 왕에게 넘치는 축복을 부어줄 것을 요청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희생제물 뿐만 아니라 신에게 옷과 그 밖에 물건을 바치기도 하였다.
(7) 성혼례(풍요 제의)
2) 시리아-팔레스타인(가나안)의 제의
시리아-팔레스타인(Syro-Palestine)지역의 제의는 주전 14~13세기의 우가릿에서 발견된 신화와 서사시로 된 문헌과 관습(practice)에 대한 두 종류의 문헌이다. 신화와 제의에 관련된 문헌에서 종종 발견된다. 그리고 관습 문헌은 다양하게 제물 목록, 만신전, 다양한 비문들을 포함하고 있다. 일정한 제물을 동반하는 제의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가나안의 제의는 주간별 혹 월별로 진행되어 해마다 열리는 축제의 보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우가릿에서 발견된 세 종류의 선물이 제물로 바쳐졌는데 이 제물은 동물, 빵(곡물)과 포도주를 포함한 채소류, 그리고 광물질(minerals)등이 3개 혹은 7개 단위로 바쳐졌다. 가나안의 제의 역시 다른 근동지역의 제의와 마찬가지로 왕과 왕족들이 신들에게 제물을 바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의에서 기도는 신과 인간의 교통(communication)수단으로 활용되었다.
고대 시리아 제의는 각 도시마다 전통과 강조점이 달라서 하나의 형태로 규정할 수 없다. 가나안 제의에서는 구약성경에 비하여 동물의 제사가 현저하게 적다. 우가릿의 공적 제의(official cultus)에서 희생제물이 바쳐진 흔적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우가릿의 희생제사는 미미한(modest)한 수준이다. 우가릿의 제의에는 희생제사(화목제)와 인신제사(human sacrifice)이다. 우가릿 제의의 다바흐(dabah)는 히브리어 제바흐(zebah) 즉 희생제물에 해당하는 용어로 희생제의 음식(sacrificial meal)과 피를 함께 바친 희생제사(sacrificial with blood)를 의미한다.
인신제사의 경우에는 구약성경에서 종종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이스라엘 사회도 이방종교의 영향을 받아 아이들을 희생제물로 바친 흔적을 보여준다.
너는 결단코 자녀를 몰렉에게 주어 불로 통과케 말아서 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레 18:21)
이스라엘 열왕의 길로 행하며 또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쫓아내신 이방
사람의 가증한 일을 본받아 자기 아들을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며(왕하 16:3)
또 자기 자녀를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며 복술과 사술을 행하고 스스로 팔려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며 그 노를 격발케 하였으므로(왕하 17:17)
또 그 아들을 불 가운데로 지나게 하며 점치며 사술을 행하며 신접한 자와
박수를 신임하여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많이 행하여 그 진노를 격발하였으며
(왕하 21:6)
힌놈의 아들의 골짜기에 바알의 산당을 건축하였으며 자기들의 자녀를 몰렉의
불에 지나가게 하였느니라. 그들이 이런 가증한 일을 행하여 유다로 범죄케 한
것은 나의 명한 것도 아니요 내 마음에 둔 것도 아니니라(렘 32:35)
나의 자녀들을 죽여 우상에게 붙여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였느냐(겔 16:21)
인신제사의 행위는 시리아와 가나안지역과 페니키아 인들 사이에서 종종 행해진 흔적이 있다. 인신제사는 주로 위기 시에 제사 행위로 행해졌다. 이스라엘에 패한 모압 왕이 자기 맏아들을 번제로 바친 사건이 성경에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인신제사는 긴급한 상황에서 신의 도움을 간청할 때 행해진 것이었다.
3) 히타이트(헷족속)의 제의
히타이트의 제사의식은 주로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는 신에게 드려졌다. 왕의 결정에 따라 제사가 결정되었으며, 왕은 제사를 위해 날짜와 장소, 제사 형태 등을 결정하고 신전에 제사장과 신전관리를 임명하였다. 제사장들은 제의 행위에서 왕을 보조하였다. 신전에 있는 남자 제사장과 여자 제사장들은 제물을 관리하고 희생 제사를 준비하였다. 신전의 제사장들은 제비뽑기를 통하여 임명되었으며, 제사는 신전 안에서나 혹은 밖에서 거행되었는데 “거룩한 장소”나 “성수가 있는 산”에서 진행되었다.
히타이트 신전에는 두 개의 신을 동시에 섬기는 경우도 있었으며 신전에 제물과 함께 신상들이 봉헌되었다. 신들에게 바치는 제의는 주로 수 주 동안 계속 되는 축제와 함께 거행 되었는데 중요한 축제는 봄과 가을 축제였다. 이 두 축제는 농경사회와 관련된 것으로 봄에 작물을 시작하여 가을에 추수를 즐기는 축제였으며 희생제사와 함께 음료와 빵, 그리고 육류를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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