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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및 신앙 서적

『 책 읽는 사람이 세계를 이끈다 』김영진 지음

by 은총가득 2020. 4. 24.

 


책 읽는 사람이 세계를 이끈다


                                                                                                                    김영진 지음

 

부 위대한 변화

 

시저는 명문장가였다

시저는 용맹스런 장군이자 지략이 출중한 정치가로 이름이 높지만, 간결하고 힘찬 문체의 문필가로서도 기억해 둘만한 사람이다. 그는 간질병 환자이면서도 통치술이 뛰어난 영웅이었고, 또한 당대의 웅변가였다. 그가 남긴 저서로는 <갈리아 전기>,<내란기> 등이 있는데, 그것들은 모두 라틴 문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군인으로서의 기개가 십분 발휘된 문장들은 모두 그의 숨은 독서량을 보여주고 있는데, 명문장가였던 시저의 영웅됨은 사실 책을 통해 이룩된 것이었다.

 

영웅의 독서 편력

죽을 때까지 8천여 권의 책을 읽었다면 그는 대단한 독서가임에 틀림없다. 나폴레옹이 바로 그인데, 그가 태어나 지구에 머무른 시간이 불과 52년 간임을 생각할 때 놀라운 독서량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그는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았는데, 8천여 권에 달하는 그의 독서량은 그가 한낱 전쟁광이 아니었음을 웅변해준다. 무사였던 그는 칼보다 펜이 더 강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그는 달리는 말 위에서도, 전쟁터의 진지 안에서도 책을 읽었다.


또한 그는 원정을 가는 곳마다, 학술 조사단을 제일 먼저 배치할 정도로 학문에 열심이었다. 그런 그의 열정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수많은 유물과 서적이 발굴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집트 문자와 그리스 문자로 새겨진 기원전 196년의 프톨레마이오스 5세의 로제타 스톤이다. 나폴레옹을 만난 괴테는 당신이야말로 참 인간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는데, 그것은 정복욕으로 가득 찬 장군의 모습보다는 견문이 넓고 박식한 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인품은 단시일에 완성되지 않는다. 지식에 대한 애정과 그 애정을 바탕으로 한 사물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내면에서 스며나올 때 인품이 향기로와지는 것이다. 독서 습관을 몸에 배이도록 하라.

 

독서라는 이름의 약

살아가면서 극복하기 어려운 고빗길에 당도했을 때, 고통과 불행의 덫에 포로가 될 때, 우리는 가장 먼저 마음을 추수르기 원한다. 젊은 나이에 음악가로서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청력 상실의 위기에 선 베토벤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살을 하고 싶었지만 어느 책에선가 읽은, ‘아직도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동안에는 누구도 제 인생을 스스로 버려서는 안 된다라는 구절 때문에 다시 살아갈 힘을 부여받았다. 온갖 역경과 육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저 장엄한 <합창>교향곡을 완성시킨 베토벤의 위대한 힘은 바로 이 한 구절 속에 있었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

배고플 때는 한끼의 식사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정신이 허기질 때는 대책이 없는 듯하다. 인간에게 단 일회 뿐인 삶을 부여한 것은 신의 현명한 처사였다. 일회적 삶이 아니라면 누가 책을 고르려 하겠으며, 거듭 살 수 있는 인생이라면 누가 정선된 책을 읽으려 하겠는가? 정신의 갈증과 허기를 다스릴 줄 아는 지혜가 그립다. 책에서 손을 떼지 말라.

 

대스타를 만든 한 권의 책

찰턴 헤스턴 하면 누구나 <벤허>를 떠올린다. 벤허에서 보여준 그의 강렬한 눈빛은 결코 직업적 배우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그로 하여금 살아있는 쥬다 벤허로 변하게 했던 힘을 사실 그의 독서였다. 그는 사생활에 있어서도 여느 배우들과 달리 독특했는데, 특히 정성들인 서재가 그것을 반영했다. 그는 하루 대부분의 휴식을 독서로 보냈는데, 벤허의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는 먼저 루 웰리스의 원작을 거듭 탐독했다. 꾸밈만으로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았았던 것일까? 그는 독서로 닦고 가꾸는 삶을 살았고, 진솔한 내면이 깃든 연기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청중 없는 연설

한 나라의 장래를 점쳐볼 수 있는 바로 미터는 독서열과 교육열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되어 있지만 독서열은 형편없이 뒤져있다. 그렇게 높은 교육열이라면 독서열도 높아야 정상인데, 현실은 왜 정반대일까? 자율적인 독서습관이 쌓아지지 않는다면, 학교 문턱만 벗어나면 당연히 책과는 담을 쌓게된다. 책은 가을에만 읽는 것이 아니다. 여름철에도 책과 더불어 지낸다면 그 다음에 찾아올 정신적 충만감은 결실의 계절을 맞는 가을을 맞는데 한 층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꿈 밭에서 보물을 캐낸 고고학자 슐리만

하인리히 슐리만은 19세기의 뛰어난 고고학자이지만, 그의 명성은 고리타분한 학문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호메로스의 <일리어스>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전설이나 신화가 아닌, 실재했던 사건과 지명이라는 신념으로 연구와 발굴을 계속하여 트로이의 역사를 온 인류 앞에 드러낸 위대한 고고학자인 것이다. 1873년 슐리만의 발굴로 인해 일리어스 속에 인물과 사건들은 우리의 상상력 속의 신화로서만이 아니라 실제 사건으로 찬란하게 우리에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가난한 집에서 어렵게 자란 슐리만은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로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았는데, <어린이를 위한 역사 이야기>라는 책이었다. 호기심 많은 슐리만은 트로이 목마 이야기를 읽고, 분명 어딘가 그 흔적이 남아있으리라고 믿었다. 가정 형편으로 일찍이 학교를 그만 둔 슐리만은 열 네 살 때부터 잡상상 점원, 선원, 사환 노릇을 하다가 스물 네 살때는 무역회사를 차려 한 밑천을 잡게 되었다. 서른 여섯 살이 되자 그는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트로이 발굴에 나섰다. 사람들은 그의 발굴단을 보고 비웃었으며, 정신병자 취급을 했다.


 돈키호테라는 별명 속에서도 그는 몇 배나 노력해서 6개 국어에 능통하게 되었고, 50년의 집념 끝에 마침내 전설의 진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헬레네의 문장으로 알려진 조개무늬 금관을 필두로 히사트리크 언덕 7군데에서 트로이 유적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던 것이다. 인간 집념의 위대한 승리인 동시에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순간이었다. 그 후 슐리만은 1876년에는 미케네를, 1880년에는 오르코메노스를, 1884년에는 티린스를 발굴했다. 예순 네 살의 노구를 이끌고 폼페이 발굴에서 객사하고 말았지만, 신화가 역사로 변모할 때마다 그의 명성은 높아만갔다. 어린 시절 한 권의 동화가 고고학계 큰 별을 만들었던 것이다.

 

사랑의 실체

가끔씩 마음을 울려주는 글을 만난다. 진실의 힘이 가득한 진솔하고 소박한 마음의 글들 말이다. 꽉 짜여진 일상의 틀 속에서 반드시 방대한 내용의 책으로 스스로에게 짐 지울 필요는 없다. 시간과 공간이 허락한다면 정도의 독서는 물론 짬짬이 읽는 그런 진솔한 글로 대하소설 못지 않은 감동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베스트셀러의 허와 실

책이 잘 팔리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베스트 셀러가 반드시 좋은 책인가 하는 물음 앞에서는 누구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고전이나 양서는 시간을 초월해서 영원히 남는 책들이지 한 때의 인기 순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요즘 서점가를 휩쓰는 베스트셀러가 독자들의 요구만큼 충실하지 못해 안타깝다. 그러니 베스트셀러를 제 때 잘 찾아 읽는다고 충실한 독서가라고 칭찬하기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베스트 순위에만 의존하여 책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자신의 안목에 따라 베스트 북을 선정하기 바라며, 고전은 영원한 베스트 북임을 귀띔하고 싶다.

 

모국어 사랑을 일깨우는 독서

독서가 지니는 미덕 중 하나는, 모국어를 아름답게 가꾸고 순화시킨다는 것이다. 어떤 정책이나 공세보다 효율적인 식민방법은 언어 말살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모국어를 지키는 일은 국가 존립과 직결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도 이제는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 각처를 누비며 살고 있다. 그러나 진실로 세계 속의 한국이 되려면 우리 민족이 있는 곳마다 우리 문화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


몇 년 전에 스웨덴의 구텐버그에서 며칠을 머문 적이 있었다. 그곳 국제 상사 지사장으로부터 스웨덴의 행정 교육을 들은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그 분의 세 자녀는 구텐버그에서 국민학교를 다니는데, 하루는 학교에서 연락이 왔더란다. 모든 어린이는 어느 나라에서 살던지 자신의 모국어를 교육받을 수 있는 의무와 권리가 있으니, 어머니가 일주일에 두 시간씩 학교에 나와 한국어를 강의해 달라는 강사 위촉이 그 내용이었다. 그 이후 정식 강사로 초청받은 그 분의 부인은 한 달에 여덟 번씩 자기 자녀만 가르치는데, 20만원 가량의 보수까지 받는다고 한다.

국어를 사랑하는 노력만이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고 세계 속의 한국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줄 저력이 될 것이다.

 

노예를 해방시킨 책

책은 말없는 스승이다. 성급한 꾸지람도 없고, 포기하는 일도 없다. 좋은 책이 사람을 움직이는 일은 그리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세상은 결국 사람이 움직이니 책이 세상을 움직이는 셈인 것이다. 세상을 움직인 책으로는 노예 해방을 몰고 온 <톰 아저씨의 오두막 집>을 단연 꼽을 수 있다. 스토 부인이 톰 아저씨의 오두막 집을 집필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세계의 역사가 달라졌지 않을까?

 

짧은 인생 길게 사는 법

인생을 짧고 예술은 길다. 예술의 영원성은 비단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1세기 전, 노일 전쟁의 승리는 일본에게로 돌아갔다. 전쟁이 끝나면 승전국은 패전국의 모든 물자를 노획한다. 그런 관례대로 일본은 러시아를 피폐시켰다. 이 때, 러시아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일본으로 흘러 들어갔다. 톨스토이, 투르게니에프, 푸시킨, 도스토예프스키 등 많은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들이 일본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흡수되었다. 러시아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늘어났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일본 문학을 연구하거나 일본 작품이 러시아어로 번역되는 현상은 불행히도 일어나지 않았다. 비록 전쟁에서는 일본이 승리했지만 문화 전쟁에서는 러시아가 승리한 것이다. 러시아는 문화면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위대한 학자와 예술가를 배출한 나라는 나라가 망해도 그 예술가와 학자에 의해 생명이 살아남는다. 힘에 의한 지배는 끝나지만 정신의 지배는 면면히 이어지는 것이다. 문학, 미술, 건축, 음악.. 인간의 영혼을 쏟아부어 남긴 것은 그 사람의 육신보다 훨씬 긴 수명을 누린다.

  

      사랑의 승리

빌헬름 텔과 발터 부자는 스위스 건국의 전설적인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들이다. 14세기 초, 빌헬름 텔은 오스트리아 봉건 영주의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3주 동맹을 맺고 합스부르크가의 학정에 저항한다. 그는 악명 높은 합스부르크가의 총독인 게슬러의 모자에 경례를 하지 않은 죄로 체포되어, 아들의 머리 위에 얹은 사과를 쏘아 떨어뜨리라는 명령을 받는다. 인간의 자유를 말살시킴으로 자신의 권력을 극대화하는 게슬러의 비정과 폭력에는 정면으로 도전한 빌헬름 텔이었지만 자식의 목숨 앞에서는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신의 정의와 자유와 인간 의지를 아들에게 물려주었고, 아들 또한 담대하게 화살 앞에 설 수 있게 하였다. 아버지를 믿는다는 발터의 믿음과 용기 속에 텔은 발터의 사과를 명중시킨다. 그 힘은 아버지와 아들에게 똑같이 심어진 믿음의 결과로 나온 것이었다. 교육의 목표가 이것이고, 독서를 하는 의미도 결국 여기에 있다. 텔의 용기와 신념이 아들에게 전파되었듯, 그 부자의 이야기를 읽는 독자인 우리에게도 전파된다. 그 책을 읽는 우리 속에 혁명이 전파되는 것이다.


 

2부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독서법

 

과학적인 책읽기

사람의 눈은 가시 범위의 사물을 빠짐없이 보도록 되어 있지 않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눈은 한 번에 한 자씩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글자를 동시에 본다. 이 때, 이미 뇌에 저장된 기억 세포에 의해 의미 전달의 정확도와 읽기 속도가 결정된다. 다른 읽기 체험을 통해 익숙해 있는 사실이나 내용, 의미가 현재 읽기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잘못 표기된 글자를 바로 읽게 되는 것도 과거의 도움을 받은 결과이다.


뇌의 활동은 상당히 능동적이다. 눈을 거쳐 들어오는 글자를 글자 그대로 파악하기보다는 그 글자가 지닌 의미를 찾아내려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런 능동적인 뇌의 기능을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계속적인 독서 습관이다. 뇌의 이러한 기능은 띄어쓰기를 무시한 문장을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하게 읽기를 수행하려면, 뇌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독서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서류 한 장, 광고 문안 한 구절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의지와, 언외의 의미까지도 짚어내겠다는 탐구 정신이 요구된다. 한 권의 책을 온전하게 독파하려면 수십 권의 참고도서가 필요하다는 어느 독서가의 말은 두고두고 새겨들을 만 하다.

 

진리로 가는 길 찾기로서의 독서

문자로는, 언어로는 진리를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언어의 뒤편에 숨어 있는 말하는 자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진리를 표현해주는 책은 천천히 씹어 읽어야 한다. 그렇다고 의욕이 없어서도 안 된다. 분노하는 사자처럼 진리를 향해 달겨드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요, 황소처럼 느린 듯하면서도 끊임없이 지속하는 정진의 마음이 동시에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 진리로 가는 길찾기로서의 독서라면 마땅히 읽기가 아닌 호흡하기라야 한다.

 

넘칠 수 없는 사랑의 고백

책은 단순한 물체나 사물로서의 그 무엇이 아니다. 그 이상의 것을 안겨주는 생명체이다. 책이란 무엇인가? R.V.갤리언은 말했다. “나의 벗, 나의 사랑, 나의 교회, 나의 주막, 나의 유일한 재산이요, 나의 정원이다. 그렇다, 나의 꽃이요, 벌이요, 비둘기다. 또한 나의 의사요, 유일한 건강이다.” 책 사랑에 대한 고백은 아무리 지나쳐도 넘칠 수가 없는 그 무엇이다.

 

책과 나

젊은 날, 칼릴 지브란을 만날 수 있었음은 내 생애의 축복이었다. 가까운 친구처럼 속삭여주는 그의 시구들은,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우울도 모두 함께 용광로에 담아 녹여버리는 기적을 발휘하곤 했다.

독서는 새로운 인간과의 만남이다. 책이 있기에 우리는 훌륭한 선생님을, 누구보다 다정한 친구를, 배반을 모르는 애인을 가질 수 있다. 그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는가?

 

사로잡힘의 마력

사로잡힌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옷자락을 스쳤을 뿐인 어느 낯선 여인에게 홀연히 마음을 빼앗기는 것도 사로잡힘이고, 빼어난 풍광에 넋을 잃는 것도 사로잡힘이다. 인생이 살만한 까닭은 사로잡힘의 덫이 여기저기 놓여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을 고양시키는 사로잡힘이 있고, 타락시키는 사로잡힘이 있다. 예술이나 종교, 자신의 직업에 사로잡히는 것과 술, 도박, 향락에 사로잡히는 것은 다르다. 똑같은 사로잡힘이라도 아름답고 멋진 사로잡힘을 당하자. 책이라는 보다 값진 영혼의 학교에 입학서를 내자.

 

변함 없는 에너지원, 고전

관자(管子)작은 푸대는 큰 물건을 용납할 수 없고, 짧은 두레박 줄은 깊은 우물을 길어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고전을 읽지 않고서는 작은 푸대, 짧은 두레박이 될 수 밖에 없다.

영원한 베스트 셀러이며 고전인 성서는, 인류를 밝히는 가장 큰 등불이다. 구약은 한 민족의 피어린 애환인 동시에 우리 자신의 선과 악, 나약함과 강인함, 불결과 순결, 허위와 진실, 절망과 환희를 고스란히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구약은 인간사의 진상을 리얼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인생의 모든 문제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동시에 제공한다.

독서의 진가는 고전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고전은, 짧은 인생을 살면서 5천 년 인류 문화를 두레박질하게 하는 두레박줄이다.

 

책의 선택이 인생의 선택이다

고전은 시대와 시대를 건너오면서도 살아남은 책이다. 불필요한 불순물이나 인간에게 이익을 주지 못하는 책은 이미 걸러지고 도태된 결과가 바로 고전이다. 때문에 고전을 모두 섭렵한다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간은 다르다. 신간은 칼날과도 같다. 잘 사용하면 유익함으로 연결되지만 잘못 쓰면 상처를 입게 된다. 똑같은 이슬이라도 벌이 먹으면 꿀이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고 약이 될 수 있는 책들이 많다. 아니 거의 모든 책이 다 그렇다. 책의 가짓수 만큼이나 많은 선택의 길에서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의 질이 결정된다.

 

산이 높을수록 골짜기가 깊듯이

묵묵히 선 채로 만물을 길러주는 산!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다. 그러기에 높은 산의 품속에 안긴 인간은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지고 또 숙연해진다. 책을 많이 읽어 덕망과 지혜가 있는 사람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

 

울타리 넓히기

임어당은 그의 <생활의 발견>에서 장조의 경구 십개조를 들어 유감스럽고 화가 나는 열 가지 일을 꼽고 있다. 그 첫째가 책 겉장에 좀이 슬기 쉬운 일을 꼽고 있으니,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의 면모를 유감 없이 드러낸 셈이다. 독서는 지식의 습득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색과 사유를 할 수 있는 심성을 기르는 데 있다. 자신만이 옳다는 독단을 피하고 지식의 보편성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작업에서라야 과학과 사상과 예술이 꽃피고 울타리가 넓어지는 것이다.


초대받은 손님들

독서란 책을 매개로 한 독자와 저자의 만남이다. 어떤 사람이 두문불출하고 책에 파묻혀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고 해도 엄밀히 말하면 그는 여러 사람과 만나고 있는 셈이다. 그 사람은 책을 쓴 저자를 자신의 안방에 초대한 셈이고, 책 안에 나타나 있는 여러 유형의 인간들, 동물들, 자연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책을 쓴 수많은 저자들은 언제 어느 때라도 나 자신의 안방에 초대할 수 있는 손님들이다. 세상과 인생에 대해 그 누구보다 뛰어난 통찰로 나의 앞길에 충고와 조언을 해줄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능동적인 책읽기

읽기 요령의 절반 이상은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보는 독해법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전체를 헤아리면서 읽는 법이다. 문맥을 헤아리면서, 구성을 생각하고, 주제와 요지를 간추리면서 읽는다는 것은 북한산에 올라가 서울 시내의 지도를 보는 것과 같다. 반면, 그런 생각 없이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은 지도 없이 길거리를 헤매는 것과 같다. 능동적인 책읽기는 전체를 생각하면서 읽는 것이다. 한 시대에 대한 비전이나 전망은 전체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의 몫이다.

 

다독과 정독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여 역사물이나 과학서, 수필집 등을 닥치는 대로 읽어댄다면 진정한 독서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많이 읽되 더 깊이 감동하고, 그 감동의 폭을 생활에 끌어들일 수 있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서둘러 읽기 전에 한 문장 한 문장 정성 들여 읽는 정독의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축지법과 독서

미국의 대학에서 교육심리학을 가르치는 재미교포 한 분을 만나 인상깊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곳 초등학교에서는 독서력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것이 이야기의 요지였다. 학교 공부에 뒤처지는 학생이 있으면 무엇보다도 그 학생의 독서력을 가장 먼저 측정해 본다. 그곳에서는 모든 학과목의 중심이 독서였다. 산수나 사회, 자연 과목이 부실하다해도 일단은 독서 수준을 문제삼는다고 했다. 독서력이 따라가지 않는다면 자연 학습에 흥미를 잃고, 흥미를 잃으면 자연 부진아가 된다는 결론이다.

우리에게는 과연 독서 수준을 평가할 기준이라는 것이 마련되어 있는가? 독서가 학습의 중심점에 자리잡고 있는가?

 

 

3부 책 속에서 길을 찾은 사람들

 

책이란?

책은 속담과 마찬가지로

주로 그들이 지나온 세월의 검인과

평판을 통해

존경을 받는다. W.템플 경<잡문집>

 

우리는 모두 책이 불탄다는 것을 알지만

책은 불로 죽일 수 없다는 더 큰 지식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죽어도 책은 결코 죽지 않는다.

아무도 어떤 힘도 기억을 제거할 수는 없다.

삶의 전쟁에서, 아시다시피 책은 무기다. F.D.루스벨트

 

책을 남용하면 학문은 죽는다. 루소

책은 독자에 따라 의식의 상태가 변하는 풍경화이다. E.딤네

책의 진짜 좋은 점은

정서의 경작지라는 데 있다.


아니 오히려

정신의 수목과도 비슷하여

몇 년, 몇 세대씩 이어가며

해마다 새로운 잎사귀를 낳고,

그 잎 하나하나가 주문의 표시 같이

기적을 낳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 칼라일

 

책의 선택에 대하여

현명한 사람은 책을 가려 읽는다.

모든 책을 친구라는 신성한 이름 아래

등급을 매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를 알고 있다.


몇 권의 책은 붕우지기로 받아들이고

가장 소중한 소유물로 아낀다. 그 밖의 책들은

잠깐 동안의 소일거리로 하고는 젖혀놓는다.

그러나 결코 잊지는 않는다.

J. A. 랭포드 <책을 기림>

 

보기 드문 지식인을 만났을 때는

그가 무슨 책을 읽는가를 물어보아야 한다.

에머슨 <문학과 사회의 목적>

 

친구를 선택하듯 작가를 선택하라.

W. 딜런 <로스크먼 백작>

 

독서에 대하여

읽은 책이 한 권이면 한 권의 이익이 있다.

하루 종일 글을 읽었다면 하루의 이익이 있다.

과문절

 

당신들은 책이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당신들은 분명히 부질없는 야심과

쾌락의 추구에만 열중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또 그 세계가

책에 의해 통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볼테르

 

검은 구름을 열고 햇빛이 나타나면

만물은 그 모양을 감출수가 없다.

서적을 펴놓고 고금을 생각하면

천지도 그 진상을 감출수가 없다.

포박자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끈이다.

에머슨

 

독서는 다만 지식의 재료를 줄 뿐이다.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

J. 로크 <인간 오성론>

 

독서는 충실한 인간을 만들고

회의는 각오가 선 인간을 만들며

저술은 정확한 인간을 만든다.

베이컨



독서의 방법과 기술에 대하여

단지 도착하기 위한 여행이라면 불쌍한 여행이며,

그 책이 어떻게 끝을 맺을 것인가 만을 알기 위한 독서라면

가련한 독서이다.

A. 콜턴 <리더>에서.

 

천천히 읽는 법을 배워라.

모든 다른 장점들이 적당한 곳에서 따라올 것이다.

W. 워커 <독서의 기술>

 

작품을 이해하거나 해명하기 위한 이론 따위는 없다.

또 있을 수도 없다. 읽는 기술이란

이미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쉴 새 없이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독서를 한 번 할 때마다

그 때 그 때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재창조다.

미쇼

 

독서는 종종 사색하기를 회피하기 위한 교묘한 수단이 된다.

A. 헬프스

 

양서와 악서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독자를 항상 기쁘게 할 수 없다.

마음은 마음의 양식을

언제나 갈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G. 크래브

 

유익한 책이란

독자에게 더 많은 관계 서적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끔 하는 책이다.

볼테르

 

링컨은 그가 가지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책에 몰두하였다.

웹스터 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독파했다.

잘 소화된 양서는

수가 적더라도

마음을 잘 기르는 법이다.

W. 차몬드

 

베스트셀러는 평범한 재능인의 금박입힌 무덤이다. L.P스미스 <추상>

정말로 중요한 책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대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다.

E. 허버트

 

책을 간직하고 모으는 일에 대하여

책이 없는 방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

키케로, 루보크 <생의 기쁨>

 

장서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장한다.

A.비절 <부수적 의견>

 

소유할 수 있는 책 전부를 읽을 수 없는 한,

읽을 수 있는 만큼의 책만을 소유하면 충분하다.

세네카 <푸킬리우스의 서한집>

 

큰 도서관은 인류의 일기장과 같다.

G. 도슨

독서 생활과 지혜에 대하여

단 한 권의 책 밖에 읽은 적이 없는 사람을 경계하라.

디즈레일리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그 말이 아니라,

그 말 뒤에 있는 사람이다.

S. 버틀러

 

책 없는 궁전에 사는 것보다

책 있는 마굿간에 사는 것이 낫다.

영국 격언

 

사귀는 벗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듯이

읽는 책을 보면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다.

스마일즈

 

사람들은 책을 샀다는 것만으로

그 책이 자기 것이라고 착각한다.

쇼펜하워

 

책이 없다면

하나님은 말이 없고,

정의는 잠들고,

자연 과학은 멈추고,

철학은 절름거리고,

문학은 벙어리가 되며,

모든 것이 칠흙의 어둠 속에

묻혀버릴 것이다.

T. 바르틀린 <성도전>

 

독서에 빠지면 기르던 양이 없어져도 모른다. 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