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히 다루어야 할 복음(2:1-4)
“그러므로 모든 들은 것을 우리가 더욱 간절히 삼갈지니, 혹 흘러 떠내려갈까 염려하노라”-‘그러므로’라는 말은 그리스도께서 천사보다 더욱 우월하시기 때문에'를 말하며, ‘들은 것'은 그리스도를 통해 전해진 최종적인 계시인 '복음'을 말한다(Bruce, Lane, Morris).
그리고 '더욱 간절히 삼갈지니'라는 말은 '더욱 많이 주의하여 숙고하라'는 의미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그리스도께서 모든 천사보다 우월하시므로 천사를 중개로 해서 주신 율법보다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된 복음을 더욱 주의하고 열심히 상고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흘러 떠내려간다‘는 말은 '’흘러가다', 또는 '반지가 손가락에서 빠져나가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독자들이 복음에 대한 관심 부족과 부주의로 인해서 진리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라는 것을 말한다.
“천사들로 하신 말씀이 견고하게 되어 모든 범죄함과 순종치 아니함이 공변된 보응을 받았거든”-모세는 시내(Sinai)산에서 천사들의 손을 통해서 하나님께로부터 율법을 받았다(갈 3:19). (신 33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일만 성도 가운데 오셨다”고 선포하였고, 70인역에서는 '천사들이 그 오른편에 함께 하였다'고 언급하고 있다(LXX 신 33:2;시 68:7).
랍비들은 천사들이 율법의 중개자 역할을 한다고 전한다(Lane, Bruce).
'범죄 함과 순종치 않는 것'은 하나님의 음성 듣기를 거부하며, 하나님의 뜻을 의도적(意圖的)으로 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Lane).
'공변된'은 ‘공의의 판단으로 이루어지는'이란 말이며, '보응'은 ’응당히 치러야 할 '보수'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공변된 보응‘이란 말은 율법을 범한 죄인들에게 공의대로 임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을 말한다(롬 2:2-12). 하나님께서 옛 언약 아래서 천사들을 통해 전해주신 율법을 어길 경우에는 이에 상응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이같이 큰 구원을 등한히 여기면 어찌 피하리요, 이 구원은 처음에 주로 말씀하신 바요 들은 자들이 우리에게 확증한 바니 하나님도 저희와 함께 증거하셨느니라”-'큰 구원'이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취된 구원을 말하며,
'어찌 피하리요'라는 말은 '도무지 피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은 그리스도보다 열등한 천사를 통해 전해준 율법을 거역해도 공의의 심판을 받았다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주어진 큰 구원을 거절할 때에는 얼마다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인가를 강조하는 말이다.
이 구원은 처음에 ‘그리스도를 통하여’ 선포되었으며, 그 후에 그 말씀을 들은 사도들을 포함한 모든 전도자들이 독자들에게 확증해 준 것이다.
'확증한 바니'라는 말은 법률 용어로서 '보증인을 세우다'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복음에 대한 확실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 뿐 아니라 복음 전파자들이 복음을 전파할 때에 하나님께서도 그들과 함께 그 복음의 확실함을 증거해 주셨다. 하나님께서 복음 전파자들의 복음을 확증시켜 주신 방법은 네 가지이다.
가. “표적들”: ‘표적’은 기적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적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 주었다. 결국 이 표적들은 복음의 진실됨을 증명하는 도구였다.
나. “기사들”-“기사들”('테라신')은 가시적(可視的)으로 나타나는 경이로운 기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초자연적 현상을 통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역사이다.
다. “여러 가지 능력”-'능력'('뒤나메신')은 본래 자연적인 현상에서 나타나는 힘을 의미했지만 후에 표적과 기사를 내포하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힘(마8:13), 또는 하나님의 역사 하심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이와 같은 초자연적인 이적 현상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계시하기도 하며 또한 계시하신 말씀을 확증하고 보증하시기도 한다(Lane, Hewitt).
라. “성령의 나눠주신 것”-이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선물로 주어지는 성령'을 의미할 수도 있고(갈3:5), 또는 각 사람에게 성령께서 나눠주신 은사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전12:11). 그러나 하나님께서 복음을 확증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 전체 문맥으로 볼 때 본 절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성령께서 그리스도인에게 부어주시는 은사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도께서 천사보다 잠시 낮아지신(육신을 입고 죽으신) 이유(2:5-10)
가. 그리스도의 비하와 승귀(5-8)
“장차 오는 세상(그리스도께서 왕으로 등극하시고 온 우주를 구원하시는 새롭게 창조된 세상)에서 천사들은 세상을 다스릴 권한이 없다. 그러므로 세상은 천사들에게 복종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시 8편)을 인용하여 그리스도께서 잠시 찾아지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시는 하나님께서 연약한 인간을 만물이 주관자로 세우시고 그를 사랑하시는 것을 찬양한 시이다. 하나님께서는 연약한 인간을 도아 주시기 위해서 기억해 주시며('생각하시며': '밈네스케'), 기억해 주시고 찾아와 주신다('권고하신다': '에피스케프테').
(시 8편) 기자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잠시 천사보다 못하게 하셨다“고 하였는데, 맛소라 사본은 ”천사“라는 단어를 엘로힘(하나님)이라고 기록했다. 이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하나님보다 잠시 못하게 하셨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히브리서 기자는 70인역 성경을 인용하여 ”저를 잠깐 동안 천사보다 못하게 하시며“라고 기록하였다. 이 경우 사람이 천사보다 못하게 되었다는 말이 된다. 그것은 바로 육신을 가지고 있는 점에서 그렇다. 이 말은 그리스도께도 적용이 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도 잠시 동안 육신을 입으셨으며, 죽음을 당하셨기 때문이다(빌 2:7).
그러나 구원받은 사람들은 죽은 이후에 천사들보다 높은 하나님의 자녀들의 신분이 된다. 그러므로 (시 8편) 저자는 하나님께서 인간들에게 '관을 씌우시며'('에스테파노사스‘)는 영광과 전귀로 옷을 입히셨다고 기록하였다. 이 말은 그리스도께도 적용이 된다.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잠시 죽음을 당하셨지만, 구원을 이루시고 부활하신 후에는 죄와 죽음을 이기신 승리자로서 왕위에 오르셨다. 그리고 영광과 존귀로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권한을 소유하셨다. 그리하여 이제는 그리스도께 “복종치 않은 것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아직 우리가 그리스도의 왕국이 완성되는 재림 때까지는 “만물이 그리스도에게 온전히 복종한 것을 볼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는 날에 우리들은 모든 만물이 그리스도께 복종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나. 낮아지신 이유(1)-하나님의 은혜의 섭리(대속자로서의 죽으심)(9)
그리스도께서 천사들 보다 못하게 되신 것은 오직 잠깐 동안으로 이는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죽으심을 가리킨다. 히브리서 저자는 주님께서 잠깐 동안 천사보다 낮아지신 것, 즉 그의 성육신과 죽으심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대속적인 죽음을 당하셔야만 했던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로우신 섭리와 계획을 따른 것이었다.
다. 낮아지신 이유(2)-하나님의 본성에 부합하며 그 영광을 높이는 일이다(10)
하나님께서는 '만물'의 존재의 근원‘이시며(만물이 인하고), '만물을 창조하신 분’(만물이 말미암은)이시다.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수많은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그리스도(구원의 주)를 고난을 받게 하심으로 구원자로서의 완전한 자격을 갖게 하신 일은 그 분의 본성에 부합하는 일이다. 이러한 일은 하나님의 온전하신 사랑과 지혜를 드러내 준다.
라. 낮아지신 이유(3)-성도들을 형제라 부르시기 위해서-(11-13)
* 거룩함에서 하나된 형제들(11(상))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대제사장으로서 자신의 피로 성도들을 거룩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는 질적인 차이가 있을지라도 양자는 한 성령 안에서 모두 공통된 기원을 가지고 있다.
* 가족 관계에서 하나된 형제들(11(하)-12(상))
아들인 그리스도와 그리스도를 통해서 양자가 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은혜에 뿌리를 둔 영적 가족 관계를 형성한다(Kogel, Sqicq, Michel). 예수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형제 관계를 이루며, 가족 중에서 맏아들이 되신다(1:6).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성도들을 형제라 부르는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시지 않는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자기 백성들을 형제라 부르기 위해서는 그들과 똑같이 육신을 입고 그들 대신 고난을 당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이 일을 위해서 잠시 낮아지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일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용기를 주기에 충분하다(11:16).
* 예배드리는 일에 하나된 형제들(12(하))
“내가 주의 이름을 내 형제들에게 선포하고 내가 주를 교회 중에서 찬송하리라. 본절은 초대 교회가 메시야 시편으로 해석한 (시 22:22)의 인용이다(마 27:26; 막 15:34; 요 19:34).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후에 하나님의 이름과 섭리와 영광을 그의 영적인 형제들(사도들과 신자들)에게 선포하셨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을 “형제들”이라고 부르셨다(요 20:17). 본절은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의 형제가 된다는 사실의 증거 본문이다. 또한 주님께서는 교회 가운데 계셔서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실 것이다. '교회'('에클레시아)'는 구원받은 성도들의 모임을 말한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리스도인들과 더불어 하나님을 찬양하실 것이다.
* 믿음에서 하나된 형제들(13)
내가 그를 의지하리라”-그리스도께서는 구원을 이루신 후에 또 다시 “하나님을 의지하실 것이다”. 이 말은 (사 8:17)을 인용한 것으로 이사야가 하나님을 의지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이 말이 그리스도께서 구원받은 형제들과 함께 마지막 구원이 완성될 때까지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신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또 다시 볼지어다 나와 및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자녀라”-이 말은 (사 8:18)을 인용한 것으로 이사야가 자기 자녀인 스알야숩과 마할살렐하스바스를 가리켜 한 말이다. 이 자녀들은 이사야 당시에 끝까지 신앙을 버리지 않고 남아있던 자들을 상징하였다. 그러나 히브리서 저자는 이사야를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보고 그의 두 아들은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형제들의 모형으로 보았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믿고 구원받은 형제들을 자랑스러워하며, 그들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것이다.
마. 형제들과 같은 육신을 입으심(3)-마귀로부터 형제들을 해방시키기 위해서-(2:14-16)
하나님의 자녀들이 육신을 입었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도 같은 육신을 입으셨다. 그 이유는 바로 “사망으로 말미암아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마귀가 사망을 다스리는 권세를 본래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 권세는 인류를 꼬여 인류로 하여금 하나님께 대해 반항하게 함으로써 얻게 된 것이었다(창 2:17; 3:19; 롬 5:12, Lane, Morris). 그리스도께서 이러한 마귀의 권세를 무효화시키신 방법은 '사망으로 말미암아' 즉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였다. 그리스도의 죽으심은 인간과 같이 반역(反逆)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인 마귀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형제들과 같이 육신을 입으신 것은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주기 위한 것”이었다. 사람은 원래 죽지 않는 존재였으나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마귀를 말을 따르다가 하나님께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마귀는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자기의 노예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자기 피로 죄값을 지불하시고, 죽으셨다가 죽음을 이기시고 살아나심으로 이러한 사단의 모든 권세를 무너뜨렸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이제 사단의 권세와 죽음의 공포로부터 자유롭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이같은 일을 하신 것은 “천사들을 붙들어 주려 하심이 아니요 오직 아브라함의 자손을 붙들어 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스도의 대속적 사역은 천사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 모든 일은 아브라함의 영적 후손인 하나님의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와 함께 한 형제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천사들보다 더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바. 시험을 당하는 면에서 같이 되심-시험받는 형제들을 도우심-(17-18)
히브리서 기자는 “그리스도께서 모든 일에 형제들과 같이 되심이 마땅하다”(17(상))고 선언하고 있다. '마땅하다'('오페일렌)는 말은 '...할 의무가 있다' 혹은 '빚지다'라는 의미로서 책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서 반드시 성육신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리스도께서는 구속 사업을 이루셔야 했기 때문에 그의 성육신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이러한 일들은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구원의 일을 위해 “자비하고 충성된 대제사장이 되어 백성의 죄를 구속하기 위한 것이었다”(17(하)). 대제사장은 하나님과 언약 백성 사이의 중보적 역할을 수행하여 대속을 위한 제사 행위를 주관하며(민18:19; 렘33:20-26),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의 성결을 보존하는 일을 했다(출28:38; 민18:1). 한편 '자비하고 충성된'에서 '자비'가 먼저 나온 것은 강조의 의미로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그리스도께서 구속 사역을 이루셨음을 나타내며 '충성'은 하나님께 대한 대제사장으로서의 신실하심을 의미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자기 몸을 제물로 삼아 인류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일에 자비롭고 신실하신 대제사장의 역할을 감당하셨다.
히브리서 기자는 “그리스도께서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기 때문에 시험받는 형제들을 능히 도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18). 예수께서는 성육신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로서 인간들이 당하는 모든 고통과 유혹을 맛보셨다(마 4:1-11; 눅 4:1-13), 그리고 그분의 시험과 고난은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절정을 이루었다(4:15; 5:2,7-10). 그리스도께서 당하신 모든 고난과 시험은 그리스도께서 친히 고통받는 사람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러므로 시험과 고난을 당하는 형제들은 언제든지 그리스도께 나아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것은 세상에서 살아가면 시험과 고통을 받는 성도들에게 큰 위로와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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