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봉선화
따리아
해바리갸
소국
분꽃
수국
나팔꽃
ㅇ 채송화
고추잠자리
류시화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김종해 - 가을길
한로 지난 바람이 홀로 희다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지는 가을
서오릉 언덕 너머
희고 슬픈 것이 길 위에 가득하다
굴참나무에서 내려온 가을산도
모자를 털고 있다
안녕, 잘 있거라
길을 지우고 세상을 지우고
제 그림자를 지우며
혼자 가는 가을길
박노해 - 가을날의 지혜
아무리 큰 재난이 닥쳐도 서로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 관계만 살아 있다면 두려울 게 없단다
그러니 우선순위를 바로 해야 한단다
그 가을 어머니 말씀이 새롭게 울려오네
강은교 - 가을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그루 서성서성
뒤에 있는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가보게, 그대의 집으로
김광림 - 가을
고쳐 바른 단청빛 하늘이다
경내는 쓰는 대로
보리수 잎사귀 한창이다
잎줄기에서 맺혀 나온
염주알 후두둑 떨어진다
벼랑 위에 나붓이 앉으신
참 당신 보인다
김종길 - 가을
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
사물의 명암과 윤곽이
더욱 또렷해진다
가을이다
아 내삶이 맞는
또 한 번의 가을!
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
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
해가 많이 짧아졌다
조병화 - 가을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거
가을은 구름 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박태강 - 단풍마중
검붉고 노하얀 행렬이
단풍 마중 위하여
계곡 건너 능선을 흐르고
바위 끝마다 오색물결
단풍과 한몸 되어
넘실넘실 춤 춘다
놀란 다람쥐
색갈이 놓아준 먹이 쫓으며
이리저리 뛰고
싸늘한 한기 몸으로 스며
저들도 단풍 되어
흐느적 흐느적 산넘어 간다
학창시절 책갈피에
넣어둔 단풍이 살아
하느작 하느작 산넘어 간다.
'옹달샘, 쉴만한 물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풍경 (0) | 2020.09.28 |
---|---|
가을의 기도 (0) | 2020.09.22 |
큰 구원 / 친구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0) | 2020.09.16 |
나를 아름답게 하는 기도 (0) | 2020.09.16 |
하나님이 보내신 러브레터 (0) | 2020.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