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채근담(菜根譚)]- Ⅰ
[채근담(菜根譚)전집 제2장] 군자는 세상을 꾸밈없이 살 뿐, 능란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涉世淺 點染亦淺 歷事深 機械亦深 섭세천 점염역천 역사심 기계역심 故君子 與其練達 不若朴魯 與其曲謹 不若
疎狂 고군자 여기련달 불약박로 여기곡근 불약소광 세파에 부딪침이 얕으면 그 더러움에 물드는것 또한 얕을
것이고 세상사를 겪음이 깊으면 그 속임수의 재간 또한 깊을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세상살이에 능란한 것보다
꾸밈새가 없는 태도라야 하며 지나치게 예절 바르고 너무 겸손한 것보다는 소탈한 자세가 나으리라
[해설] 처세를 잘하는 사람은 대개 자기 자신을 비굴하게 만드는 법이다. 이렇게 하면 나에게
이득이 되고 저렇게 하면 손해가 된다는 계산을 앞세우며 이에 따라 반사적으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활태도가 습관화되면 자신의 언행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인지,
또는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 그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가지 재주가 있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모자라는 편이, 그리고 지나치게
공손한 것보다는 외곬이고 다소 무뚝뚝한 편이 도리어 남으로부터 신용을 얻게 되는 법이다.
물론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상 처세의 지혜도, 또 대인관계의 매너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가는 중심없이 속이 텅 빈 사람이 되기 쉽다.
이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충고이다.
[채근담(菜根譚)전집 제3장] 군자는 오히려 자기의 재능을 감추어 알려지지 않게 한다
君子之心事 天靑日白 不可使人不知 군자지심사 천청일백 불가사인부지 君子之才華 玉穩珠藏 不可使人易知
군자지재화 옥온주장 불가사인이지 군자의 마음가짐은 하늘처럼 푸르고 대낮같이 밝아야 하나니,
어느 누구에게도 알지 못하게 해서는 아니되고 군자의 재능은 주옥이 바위속에 박히고
바다 깊이 잠긴 듯하게 하여 남이 쉽게 알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해설] 자신의 신조에 거리끼는 점이 없으면 매사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며 자신있게
말할 수가 있다. 그런 사람이 하는 말에는 거짓이 없고 자신감이 있기에 남들이 신용하게 되는데,
신용이란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법이다. 이에 반하여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목랑청
睦郞廳이 된다면 실로 곤란하다. 그런 본심이 남에게 알려질 경우 그 사람은 조직 속의 리더가
되어 남을 다스릴 자질이 없음을 입증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사기史記』에 '좋은 상품은
깊이 간직하여 아무것도 없는 양 가장하는 것이 뛰어난 상인이다
良賈深藏苦虛'라는 노자老子의 말이 있다. 사실 훌륭한 학식과 재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세상사람들이 자연히 알게 되고
또 인정해 주는 법이다. 본인 역시 자신감에 차 있기 때문에
굳이 자기PR을 하지 않을 것이니.
[채근담(菜根譚)전집 제4장] 권모술수는 결국에는 사람을 망친다, 알고 있더라도 행하지
말라 勢利紛華 不近者 爲潔, 近之而不染者 爲尤潔 세리분화 불근자 위결, 근지이불염자 위우결 智械機巧 不知
者 爲高, 知之而不用者 爲尤高 지계기교 부지자 위고, 지지이불용자 위우고 권세와 명리의 호화로움에는 가까이
않는 이가 깨끗하다 가까이 할지라도 물들지 않는 이가 더욱 깨끗하다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고상하지만
이를 알고도 하지 않는 사람이 더욱 고상하다
[해설] 자신의 신조에 거리끼는 점이 없으면 매사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며 자신있게
말할 수가 있다. 그런 사람이 하는 말에는 거짓이 없고 자신감이 있기에 남들이 신용하게 되는데,
신용이란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법이다. 이에 반하여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목랑청
睦郞廳이 된다면 실로 곤란하다. 그런 본심이 남에게 알려질 경우 그 사람은 조직 속의 리더가
되어 남을 다스릴 자질이 없음을 입증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사기史記』에 '좋은 상품은
깊이 간직하여 아무것도 없는 양 가장하는 것이 뛰어난 상인이다
良賈深藏苦虛'라는 노자老子의 말이 있다. 사실 훌륭한 학식과 재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세상사람들이 자연히 알게 되고
또 인정해 주는 법이다. 본인 역시 자신감에 차 있기 때문에
굳이 자기PR을 하지 않을 것이니.
[채근담(菜根譚)전집 제5장] 귀에 거슬리고 마음에 꺼리는 말이 나를 옥돌과
같이 만든다. 耳中常聞逆耳之言 心中常有拂心之事, 縡是進德修行的砥石
이중상문역이지언 심중상유불심지사, 재시진덕수행적지석 若言言悅耳,
事事快心, 便把此生 埋在짐毒中矣 약언언열이,
사사쾌심, 편파차생 매재짐독중의
귓속에 항상 거슬리는 말을 넣고, 마음속에 항상 마음속에 꺼리는 일을
지니면, 비로소 이것이 덕망을 닦아 빛나는 숯돌이 되리라.
만일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해주고, 일마다 마음을 즐겁게 한다면
그야말로 생명을 그대로 짐독에 빠뜨리는 소치이니라.
[해설] 귀에 들어오는 말마다 달콤한 말뿐이고, 무슨 일이든 마음먹은 대로 되어 가는
환경이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서운 독이 스며들어서 일생을 망치고 말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입에 쓴 양약良藥은, 가능하면 먹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 경향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두드러진다. 그러므로 부하된 자들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하여 상사가 얼굴을 찡그리게 하는 것보다는, 상사가 기뻐하는 정보만
제공하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벌거벗은 임금님'은 자신 또는 그 조직이
놓여 있는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도 없이, '사상누각砂上樓閣'을 지어놓고 거들먹거리며
기분을 낸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파국을 맞게되니 끔찍한 일이 아닌가.
[채근담(菜根譚)전집 제6장] 하루를 살아도 기쁜 마음으로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疾風怒雨 禽鳥戚戚. 霽日光風 草木欣欣. 可見天地
질풍노우 금조척척. 제일광풍 초목흔흔. 가견천지
不可一日無和氣, 人心 不可一日無喜神 불가일일무화기, 인심 불가일일희신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는 새들도 근심스러워하지만, 갠 날 맑은 바람에는
초목들도 즐거운 듯 싱그럽다. 이와 마찬가지로 천지에는
하루라도 화기가 없으면 안되는데, 사람도 역시 하루라도
기쁨이 없어서는 안되리라.
[해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란 말은 흔히 듣는 말이다. 그렇건만 우리는 웃음에 인색하다
특히 지위가 높아지면 웃지 않는 것이 위신을 세우는 것인 양 착각을 하고 있다 웃는 얼굴은
여유를 자아내게 하고 여유는 상대방을 마음 편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여유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또 남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부모라든가 직장의 리더가 갖춰야 할 태도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유있는 마음이다
가정이건 직장이건 마찬가지인데,
자질구레한 일까지 간섭을 하며 짜증을 부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물이 너무 맑으면 큰 물고기가 없고, 水淸則無大漁
사람이 남을 지나치게 살피면 이웃이 없다. 人察則無從'란 말을 명심해야겠다.
[채근담(菜根譚)전집 제7장] 지극히 덕이 높은 사람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醴肥辛甘 非眞味 眞味只是淡 예비신감 비진미 진미지시담
神奇卓異非至人 至人只是常 신기탁이비지인 지인지시상
술이나 고기, 또 맵거나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다. 참다운 맛은 다만
담담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신기하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지인至人은 아니다, 지인은 다만 평범할 뿐이니라.
[해설] 자극성이 있는 것, 특히 짜거나 맵거나 하여 잠시 미각을 자극시키는 것들은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된다. 또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행동은 한두 번으로 족한 것이다
평범한 가운데에 실로 무궁한 맛이 들어 있다는 것이 홍자성의 철학이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고 있는 밥은 담백한 음식인데, 언제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 역시 신기하거나 범상凡常하다 하여 꼭 훌륭한 사람은 아니다
참으로 훌륭한 인격자는 그 언행이라든가 자세에 있어 결코 지나침이 없이
아주 평범하고 소박하다. 대현大賢은 우愚와 통한다는 말도 있지 아니한가.
♧ - [채근담(菜根譚)]- Ⅲ
[채근담(菜根譚)전집 제8장] 천지는 움직이지 않는 것 같지만 정지하는 일이
없다. 天地寂然不動 而氣機無息少停. 日月晝夜奔馳 而貞明萬古不易
천지적연부동 이기기무식소정. 일월주야분치 이정명만고불역
故君子 閒時要有喫緊的心事 忙處要有悠閒的趣味
고군자 한시요유끽긴적심사 망처요유유한적취미
천지는 적연寂然히 움직이지 않지만 그 활동은 조금도 쉬는 일이 없다.
일월은 밤낮으로 바삐 달리건만 그 밝음은 만고에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가로운 때면 긴급에 대응하는 마음을 가지며,
바쁜 때면 느긋한 멋을 지녀야 한다.
[해설] 인간이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살아간다. 한가한 때에는 그저 빈둥대며 시간을 보내기
쉽고 바쁠 때는 일에쫓기어 주변 일에 눈길조차 주질 못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가지고는
참되고 충실된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발성 自發性, 창조성을 가지고 일에 임하는
사람이라면 출퇴근 길에도 그리고 휴일날 정원에서 풀을 뽑을 때도
일터에서는 떠오르지 않는 아이디어를 문득 생각해내곤 할 것이다. 어떤 기일에 쫓기어가며
일을 할 때에도 슬그머니 일어나서, 창밖 하늘에 떠가는 구름 조각을 바라보다가
계절을 느낄 줄 아는 여유쯤은 가져야 한다. 정중동靜中動과 동중정動中靜은 곧 우주의 원리이다 따라서 평온하고 한가한 때는 불시에 닥쳐올지도 모를 급변에 대비하고,
바쁠때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는 자세가 아쉽다.
[채근담(菜根譚)전집 제9장] 깊은 밤에 홀로 앉아있을 때에야
비로소 진심을 알수 있다.
夜深人靜 獨坐觀心 始覺妄窮而眞獨露 야심인정 독좌관심 시각망궁이진독로
每於此中 得大機趣 旣覺眞現而妄難逃 又於此中 得大懺뉵
매어차중 득대기취 기각진현이망난도 우어차중 득대참뉵
깊은 밤, 모두 잠들어 고요할 때 홀로 앉아 제 마음을 살피노라면 비로소 망령된 마음이
사라지고 참 마음만이 오롯이 나타남을 깨닫게 된다. 매양 이러한 가운데서
큰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참 마음이 나타나고 망령된 마음을 쉽게 버리기
어려움을 깨달으면, 이 가운데에 큰 부끄러움을 얻을 것이다.
[해설] 진심과 망념妄念은 한 개념 속의 둘이지, 두 개념 속의 하나하나가 아니다.
인간의 마음 속에는 상충되는 두 개의 마음, 즉 이성理性-선善과 본능本能-악惡이 있다
진심과 망념이 따로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되, 진심과의 대면을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충고의 말이다. 인간은 모름지기 판단을 분명히 하고 자기 비판에 냉철해야 한다
인간이 진실로 숭고한 인간적 차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기 속에 내재 해 있는 선과 악의
처절한 자기투쟁 없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채근담(菜根譚)전집 제10장] 성공 후에는 꼭 반성하고, 실패한 후라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恩裡由來生害 故快意時 須早回頭 은리유래생해 고쾌의시 수조회두
敗後或反成功 故拂心處 莫便放手 패후혹반성공 고불심처 막편방수
예로부터 총애 속에서 불행이 싹트나니 득의했을 때 모름지기 빨리 머리를
돌리라, 실패한 후에도 간혹 성공할 수도 있으니 그러므로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여, 이내 손을 빼지 말 것이니라.
[해설] 인생이란 유위전변有爲轉變하는 것이다. 즉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또 인간이란 습관적 동물이기 때문에 좋은 상태건 나쁜 상태건 간에 현재의 상태가 그대로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찾아오고 둥근 달은 이지러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며, 이 법칙은 인간에게도 적용된다.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갈 때에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되며, 역경에
처했을 때도 자포자기해서는 안된다. 현란하게 피는 꽃도 한철이요, 폭풍뇌우도 한때라는
생각을 하면서 앞을 바라볼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면, 좌절 속에서
재기할 수도 있고, 낙오되는 비극 속에 빠지지도 않을 것이다.
자왈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면, 유붕자원방래면 불역락호면
子曰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有朋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인부지이불온이면 불역군자호면,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
해석: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 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 하지 않는다면, 이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아르네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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