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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신학 1

성경시대의 생활풍습- 베드로가 잡아 성전세를 낸 ‘베드로고기’는 어떤 생선일까? / 외

by 은총가득 2021. 3. 6.

1. 베드로가 잡아 성전세를 낸 ‘베드로고기’는 어떤 생선일까?

 

고기잡이와 그물(1)

갈릴리 호수를 순례하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한 끼 식사로 먹고 가는 생선 요리가 있는데, 일명 ‘성베드로고기’(Saint Peter Fish)다. 베드로고기의 조리법은 아무런 양념 없이 기름에 튀겨 감자튀김 또는 삶은 감자와 함께 나온다. 양념이라고는 소금과 레몬즙이 전부다.

 

왜 베드로고기인가?

 

예수님의 수제자로 알려진 베드로가 갈릴리 호수에서 잡았을 것으로 여겨지는 이 생선에 ‘베드로고기’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마태복음 17장에 나오는 사건과 관련이 있다.

 

변화산에서 내려온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서 성전세 반 세겔 때문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가버나움에 이르니 반 세겔 받는 자들이 베드로에게 나아와 이르되 너의 선생은 반 세겔을 내지 아니하느냐(마17:24)

 

성전세는 유월절이 시작되는 니산 월(4월경)의 전달인 아달 월(3월경) 1일부터 내기 시작한다. 만20세가 넘은 이스라엘 남자들이 의무적으로 납부하던 성전세를 예수님이 지지하셨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베드로에게 낚시를 던져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기의 입에서 나온 세겔로 예수님과 베드로를 위한 성전세를 납부하도록 하신 사건은 무척 재미있고 우화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이 실족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네가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오르는 고기를 가져 입을 열면 돈 한 세겔을 얻을 것이니 가져다가 나와 너를 위하여 주라 하시니라(마17:27)

 

베드로고기라는 명칭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베드로고기는 어떤 물고기일까?

 

갈릴리 호수에서 잡히는 생선은 18종류인데 이중 특별히 3종류가 식용으로 사용돼 상업적으로 중요했다.

 

첫째, 베드로고기란 이름으로 거룩하게 포장된 틸라피아 갈릴레아(Tilapia galilea)이다. 이생선을 유대인들은 ‘암눈’, 아랍인들은 ‘무쉬트’라고 부른다. ‘무쉬트’는 아랍어로 ‘빗(comb)을 가리키는데, 이것은 이 생선의 등지느러미가 빗처럼 생겼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은빛을 내는 몸통은 납작해서 튀김 요리에 적당한데, 굵직한 등뼈와 주변의 가시들이 쉽게 제거되기 때문에 먹기가 무척 쉽다.

둘째, 유대인들의 안식일 정찬에 주 메뉴로 올라오는 바르부스 롱기 셉스(Barbus longiceps)다. 잉어과에 속하는 이 생선은 유대인들이 ‘바르부스’라고 부르는데 입 구석에 난 수염이 특징이다.

 

셋째, 갈릴리 호수에서 잡히는 전체 어획량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갈릴리 정어리(Kinneret Sardine)다. 상업용 생선 중 가장 작은 정어리(sardine)는 1년 중 짧은 기간 동안만 집단으로 다니기 때문에 다량으로 잡아 소금 염장해 장기간 보관해 두고 먹었다. 큰 생선은 성품성이 커서 곧바로 시장에서 팔렸지만, 다량으로 잡히는 작은 정어리는 소금 염장을 해서 오랫동안 보관해야 했을 것이다.

 

베드로고기 속에 숨겨진 오류

 

베드로가 성전세를 내기 위해 갈릴리 호수에 낚시를 던져 잡은 생선에서 유래한 베드로고기는 이스라엘에서 ‘무쉬트’로 알려진 생선이지만, 호수의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는 무쉬트는 낚시로는 잡히지 않고 그물로만 잡히는 생선이기 때문에 베드로가 낚시를 던져서 잡은 고기는 무쉬트가 아니다.

성전세 납부를 위해 베드로가 낚시를 던져서 잡은 생선은 작은 정어리를 미끼로 잡는 바르부스일 가능성이 높다.

 

베드로고기와 함께 갈릴리 호수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으로 오병이어 모자이크가 들어간 접시가 있다. 비잔틴 시대에 발견된 오병이어 모자이크 바닥 위에 세워진 오병이어 기념교회는 지금도 자신의 삶 속에 오병이어 기적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수많은 성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새겨진 오병이어 모자이크에도 오류가 있다.

 

바구니에 들어 있는 빵과 함께 양쪽에 새겨진 두 마리의 물고기는 갈릴리 호수에서는 결코 잡힐 수 없는 생선이다. 모자이크 속의 생선은 모두 두 개의 등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는데, 갈릴리에서 잡히는 모든 생선은 등지느러미가 한 개뿐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오병이어 모자이크를 새겨 넣은 비잔틴 시대의 무명의 예술가는 성경적 지식 외에는 갈릴리 호수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었던 듯하다.

 

지금은 관광객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저수지에서 양식한 무쉬트를 레스토랑에 공급한다.


2. 스데반의 순교 때 바울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겉옷과 사회적 권위

 

사도행전 7장은 대제사장과 산헤드린 공회원 앞에서 행한 스데반의 설교와 이로 인한 그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8장부터는 갑자기 등장한 핍박자 사울을 다룬다.

 

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칠새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 하는 청년의 발 앞에 두니라(행7:58)

 

사울은 스데반의 순교(살인)와 관련 되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스데반을 성 밖으로 끌어내 무리는 돌로 치기에 앞서 자신들의 겉옷을 벗어 사울의 발밑에 두었다. ‘자신의 겉옷을 벗어 나의 발밑에 둔다.’는 행위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를 이해할 때, 스데반의 순교와 관련해서 사울이 단순한 구경꾼 혹은 방관자였는지, 아니면 적극적 가담자 혹은 주동자였는지가 판가름 날 것이다.

 

겉옷, 사회적 권위의 상징

 

한 벌뿐인 겉옷은 그 사람의 사회적 권위를 상징했다. 왕과 선지자, 왕자 등의 권위가 그들이 입는 겉옷을 통해 드러났던 것이다.

 

예수님 당시 로마 제국은 매년 3월 17이면 소년이 자라서 성인으로 데뷔하는 성인식을 가졌다. 이날의 절정은 소년 시절 입던 겉옷을 벗고 성인의 겉옷으로 갈아입는 예식이었다.

 

사울의 발밑에 겉옷을 둔 무리

 

스데반을 성 밖으로 끌고 나온 무리는 스데반을 돌로 치기 전에 자신들의 겉옷을 사울의 발밑에 두었다.

 

성서시대에 ‘겉옷을 남의 발밑에 둔다’는 것은 자신의 권위를 남에게 온전히 맡기고 순복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를 볼 때 사울은 스데반을 글고 나온 무리를 총지휘하는 리더였던 것 같다.

 

로마제국의 압제 하에서 사형 집행권을 빼앗긴 당시로서는 스데반을 돌로 쳐서 죽일 경우에 발생할 문제들이 염려되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무리는 자신들의 수장인 사울의 발밑에 겉옷을 맡김으로써 사울의 재가를 기다렸고, 사울은 이들의 행위를 허락하는 찬성투표를 했을 것이다.


 3. 세례 요한은 왜 예수님의 신발끈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했을까?

신발과 신발끈 풀기

 

성서시대 이스라엘 사람들이 몸에 걸치던 다서 가지 옷 가운데 마지막은 신발이다. 신발을 옷의 분류 속에 넣는 것이 이상할지 모르지만, 신발은 발을 보호하는 옷에 속했다. 지금도 중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샌들이 성서시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발을 보호하는 신발이었다.

 

샌들은 가죽이나 나무로 발바닥 밑창을 만들고 그 위에 ‘신발끈’ 혹은 ‘신들메’로 불리는 끈으로 묶었다.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밖에서는 샌들을 신고, 집 안에서는 맨발로 다녔다. 하지만 종은 밖에서도 맨발로 다녔다.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둘째 아들이 유산을 탕진하고 종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그가 맨발로 돌아온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신을 바꿔 준 것이 아니라 아들의 맨발에 신을 신겨주었다.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눅15:22)

 

집 안으로 들어오고자 신을 벗을 때는 신발끈을 풀어야 하는데, 이것 역시 당시에는 종들이 하던 일이다.

 

예수님 당시에 제자들은 ‘신발끈 푸는 것을 제외하고’ 종이 하던 것처럼 스승을 절대적 존경심을 가지고 섬겼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종이 되어 신발끈 풀어드리는 것도 기쁨으로 하겠으며, 더 나아가 그것도 자신에게는 과분한 직분이라고 고백했다.

 

스스로 자원하여 신발을 벗는 것은 슬픔과 조의를 표하는 행위였다. 다윗은 자신의 아들인 압살롬이 반역하여 예루살렘으로 쳐들어오자 서둘러 요단 동편으로 피신해야 했다. 이때 감람 산을 넘어가며 신발을 벗고 맨발로 울면서 갔는데, 이는 아들의 반역으로 인한 슬픔을 나타내는 행위였다.

 

다윗이 감람 산 길로 올라갈 때에 그의 머리를 그가 가리고 맨발로 울며 가고 그와 함께 가는 모든 백성들도 각각 자기의 머리를 가리고 울며 올라가니라(삼하15:30)

 

신발은 더러움의 상징인데, 이러한 신발을 벗는 행위는 상대방에 대한 지극한 존경심을 나타내는 행위였다. 모세와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사자 앞에서 신발을 벗고 경의를 표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3:5)

 

여호와의 군대 대장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 하니 여호수아가 그대로 행하니라(수5:15)

 

신발이 때로는 ‘소유권’을 나타내는 상징으로도 사용된다. 나오미의 기업 무를 자는 자신의 권리를 보아스에게 팔면서 자신의 신발을 건넸다. 이는 자신에게 있는 소유권을 넘긴다는 의미였다.

 

옛적 이스라엘 중에는 모든 것을 무르거나 교환하는 일을 확정하기 위하여 사람이 그의 신을 벗어 그의 이웃에게 주더니 이것이 이스라엘 중에 증명하는 전례가 된지라 이에 그 기업 무를 자가 보아스에게 이르되 네가 너를 위하여 사라 하고 그의 신을 벗는지라(룻4:7-8)

 


 

 

4.  다윗은 왜 사울의 겉옷 자락을 찢고 마음에 찔렸을까?

 

겉옷 찢기와 권위의 손상

 

사울 왕을 피해 다윗이 엔게디 광야의 한 동굴에서 추종자들과 함께 쉬고 있을 때, 사울이 뒤를 보러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개역한글에서 ‘뒤를 보러’를 ‘발을 가리운다’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용변을 본다.’의 완곡한 표현이다.

 

길 가 양의 우리에 이른즉 굴이 있는지라 사울이 뒤를 보러 들어가니라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그 굴 깊은 곳에 있더니(삼상24:3)

 

다윗은 사울의 겉옷 자락을 벤 것만으로도 마음에 찔려 괴로워했다. 다윗이 사울을 죽인 것도 아닌데 왜 사울의 옷자락을 조금 벤 것 때문에 마음에 찔려 괴로워했을까? ‘겉옷 자락을 베었다’는 다윗의 행동 속에 숨은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다윗의 사람들이 이르되 보소서 여호와께서 당신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원수를 네 손에 넘기리니 네 생각에 좋은 대로 그에게 행하라 하시더니 이것이 그 날이니이다 하니 다윗이 일어나서 사울의 겉옷 자락을 가만히 베니라 그리 한 후에 사울의 옷자락 벰으로 말미암아 다윗의 마음이 찔려(삼상24:4-5)

 

 

옷단 술의 손상은 권위의 손상

 

성서시대 남녀가 걸치는 다섯 가지 옷 중 겉옷은 그 네 귀에 달리 ‘술’(tassel)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었다.

 

즉 네 귀에 달린 술은 그 사람의 종교적, 사회적 권위와 정체성을 대변했다. 술은 네 개가 한 쌍을 이루었는데, 그 중 하나라도 손상을 입으면 4개 전체를 바꾸어야 할 만큼 소중하게 여겼다.

 

다윗은 사울의 몸을 해치지 않았지만, 사울의 겉옷에 달린 술 하나를 ‘싹뚝’ 베어 버림으로써 사울 왕의 권위와 치명적인 손상을 주었다.

 

이것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주권에 온전히 자신의 삶을 맡기던 다윗으로서는 결코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하나님이 기름 부으신 왕의 권위를 손상시킨 자신의 행위 때문에 다윗은 지금 하나님 앞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사울은 왜 갑자기 다윗을 이스라엘의 옹으로 인정했을까?

 

다윗이 사울의 옷단 술을 자른 행위가 당시로서는 ‘범상치 않은’ 특별한 의미가 있음은 사울의 반응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울은 자신의 겉옷에 달려 있어야 할 옷단 술 하나가 싹둑 잘려 다윗의 손에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스라엘 왕의 모든 권위가 실린 옷단 술이 다윗의 손에 들려 있다는 것은, 바로 다윗이 차기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임을 강력하게 암시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울은 훗날 다윗이 왕이 되었을 때 자신과 후손들에게 선대해 줄 것을 간청했다.

 

보라 나는 네가 반드시 왕이 될 것을 알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 견고히 설 것을 아노니 그런즉 너는 내 후손을 끊지 아니하며 내 아버지의 집에서 내 이름을 멸하지 아니할 것을 이제 여호와의 이름으로 내게 맹세하라 하니라(삼상24:20-21)

 

 

사울의 옷단 술이 찢길 것을 예언한 사무엘

 

사울왕은 하나님의 버림을 받았고, 이런 사실은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 분명하게 선포되었다.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행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하신지라 사무엘이 근심하여 온 밤을 여호와께 부르짖으니라(삼상15:11)

 

사울은 사무엘의 겉옷 자락을 붙잡고 하나님의 뜻을 돌이켜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사무엘은 단호하게 이를 뿌리쳤고, 이때 선지자 사무엘의 겉옷 자락에 있는 옷단 술 하나가 찢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무엘이 가려고 돌아설 때에 사울이 그의 겉옷자락을 붙잡으매 찢어진지라(삼상15:27)

 

선지자로서 자신의 권위가 집약된 옷단 술이 찢기자 사무엘은 하나님이 사울을 버렸음을 재 확증하며 선포한다.

 

사무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오늘 이스라엘 나라를 왕에게서 떼어 왕보다 나은 왕의 이웃에게 주셨나이다(삼상15:28)

 

여기서 “왕에게서 떼어”는 히브리어 성경에서 ‘카라’로 씌었는데, 이는 ‘찢는다’는 의미의 동사다. 결국 사울의 옷단 술을 ‘찢어서’왕보다 나은 왕의 이웃, 즉 사울의 사위이기도 한 다윗에게 넘겨주겠다는 말이다.

 

반면 자신이 직접 겉옷의 일부를 찢는 행위는 ‘크리아’라고 하는데, 이는 조문과 슬픔의 표시로서 행해졌다.

 

이에 다윗이 자기 옷을 잡아 찢으매 함께 있는 모든 사람도 그리하고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과 여호와의 백성과 이스라엘 족속이 칼에 죽음으로 말미암아 저녁때까지 슬퍼하여 울며 금식 하니라.(삼하1:11-12)

 

다윗이 요압과 및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띠고 아브넬 앞에서 애도하라 하니라 다윗 왕이 상여를 따라가(삼하3:31)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예배하며(욥1:20)

 

그 때에 사람 팔십 명이 자기들의 수염을 깎고 옷을 찢고 몸에 상처를 내고 손에 소제물과 유향을 가지고 세겜과 실로와 사마리아로부터 와서 여호와의 성전으로 나아가려 한지라(렘41:5)


7장 스데반의 순교 때 바울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겉옷과 사회적 권위

 

사도행전 7장은 대제사장과 산헤드린 공회원 앞에서 행한 스데반의 설교와 이로 인한 그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8장부터는 갑자기 등장한 핍박자 사울을 다룬다.

 

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칠새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 하는 청년의 발 앞에 두니라(행7:58)

 

사울은 스데반의 순교(살인)와 관련 되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스데반을 성 밖으로 끌어내 무리는 돌로 치기에 앞서 자신들의 겉옷을 벗어 사울의 발밑에 두었다. ‘자신의 겉옷을 벗어 나의 발밑에 둔다.’는 행위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를 이해할 때, 스데반의 순교와 관련해서 사울이 단순한 구경꾼 혹은 방관자였는지, 아니면 적극적 가담자 혹은 주동자였는지가 판가름 날 것이다.

 

겉옷, 사회적 권위의 상징

 

한 벌뿐인 겉옷은 그 사람의 사회적 권위를 상징했다. 왕과 선지자, 왕자 등의 권위가 그들이 입는 겉옷을 통해 드러났던 것이다.

 

예수님 당시 로마 제국은 매년 3월 17이면 소년이 자라서 성인으로 데뷔하는 성인식을 가졌다. 이날의 절정은 소년 시절 입던 겉옷을 벗고 성인의 겉옷으로 갈아입는 예식이었다.

 

사울의 발밑에 겉옷을 둔 무리

 

스데반을 성 밖으로 끌고 나온 무리는 스데반을 돌로 치기 전에 자신들의 겉옷을 사울의 발밑에 두었다.

 

성서시대에 ‘겉옷을 남의 발밑에 둔다’는 것은 자신의 권위를 남에게 온전히 맡기고 순복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를 볼 때 사울은 스데반을 글고 나온 무리를 총지휘하는 리더였던 것 같다.

 

로마제국의 압제 하에서 사형 집행권을 빼앗긴 당시로서는 스데반을 돌로 쳐서 죽일 경우에 발생할 문제들이 염려되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무리는 자신들의 수장인 사울의 발밑에 겉옷을 맡김으로써 사울의 재가를 기다렸고, 사울은 이들의 행위를 허락하는 찬성투표를 했을 것이다.

[출처] [열린다 성경(생활풍습이야기 상)] 싸이티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