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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렘브란트 -풍랑

by 은총가득 2020. 4. 12.
 
    렘브란트  그림 -풍랑
 

 

<렘브란트, 캔버스유화, 161×129cm,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 보스턴>  

 

 

렘브란트는 갈릴리 호수의 풍랑이 예수님과 제자들이 타고 있는 배를 집어삼키듯 덮치는 긴장된 순간의 장면을 특유의 빛과 어둠을 대비시키는 명암법으로 표현한다. 배에 부딪치는 그림 왼쪽 부분의 흰 파도와 오른쪽 부분의 어둠이 대조를 이룬다. 그림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돛대의 끝과 호수의 파도로 말미암아 45도 가량 들려 있는 배의 앞머리, 그리고 그림 오른쪽의 배의 뒷머리는 전체가 삼각형의 구도를 이루고 있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림 왼쪽, 곧 배의 앞부분에 돛대를 중심으로 다섯 인물이 있고, 그림 오른쪽, 곧 배의 뒷부분에 예수님과 함께 여섯 인물이 있으며, 이 두 부분 사이에 두 인물이 있다. 그래서 그림의 배에는 예수님을 포함하여 전체 열네 명이 표현되어 있다. 배에 탄 이들은 이 위급한 순간에 각자 어떤 행동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는가


 

 
      <렘브란트, 캔버스유화, 161×129cm>

 

렘브란트는 그림의 중앙에 두 인물을 배치한다. 한 사람은 바닥에 앉아 배 안에 가득 찬 물을 바깥으로 퍼내려 한다. 그리고 푸른색의 옷을 입은 다른 한 사람은 오른손으로 돛줄을 잡고 왼손으로는 바람에 날아 갈까봐 자신의 모자를 붙잡고 있다.

 

그는 기울어진 배에서 돛줄에 자신의 몸을 의지하고 있으며, 배 전체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도 한갓 자신의 모자를 지키려 한다. 비평가들은 이 인물을 렘브란트 자신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는 그림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을 향해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나의 모습이 바로 당신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긴박한 상황을 묘사하는 그림의 왼쪽 부분과는 달리 오른쪽, 곧 배의 뒷부분은 차분한 분위기이다. 인물들의 옷 색깔은 어둡다. 예수님 주변에 여섯 인물이 있다. 렘브란트는 예수님에 대한 이 인물들의 각기 다른 반응을 제시한다.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마르 4,38)라고 표현된 순간을 렘브란트가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두 제자는 예수님을 흔들어 깨우는 듯하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마르 4,38) 한 제자는 예수님을 깨우려고 손을 내밀고 있다. 예수님은 오른손을 당신 가슴에 두시고 매우 평화로운 모습이다. 그분은 당신을 깨우려던 두 제자를 바라보고 계신다. 다른 두 제자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그 중 한 사람은 기도를 하고 있는 순간에도 공포에 질린 시선을 호수의 파도 쪽으로 향하고 있다. 그 중 다른 한 사람은 예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빨간 옷을 입고 있는 한 인물은 심한 배 멀미로 구토를 하고 있다.

 

그림의 맨 오른쪽에 있는 인물은 배의 키를 잡고 있다. 그는 키를 잡고 있기는 하지만 배의 방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배가 위험에 처한 순간에도 예수님 가까이에 있는 그는 두려움이 없는 모습이다. 렘브란트의 그림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 중에서 과연 우리는 누구와 동일시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