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참회詩
그댈 닮고자 하지만 내 몸에 베이는 것은
거룩한 허울의 가식 그리고 타성과 침닉
새벽, 닭이 울어도 난, 울 줄도 모르는
비통함도 모르는 인격에 철갑을 두른
감각조차 없는 인간의 모양을 한 잘 다듬어진 조각품
가시밭길 걷겠다
십자가길 걷겠다
고난의 길 걷겠다
눈물의 길 걷겠다
어디든지 가라시면 감옥에도 가리다
내 가진 것이라곤 이 몸 밖에 없어
이 몸 바치옵니다
이제사 돌아보니 다 입에 발린 소리
아~ 나는 그의 영광과 그의 후광을 입고
어둔 세상에서도 광명의 날을 살았고
삭막한 세상에서 사랑받고 살았고
울어야 할 세상에서 웃고 살았으니
내가 삯꾼이요 현대판 가룟유다다
아픈 자의 고통과 애통하는 자의 눈물
가슴에 맺힌 한(恨)그 자리에 내가 있어
그들의 애잔한 아픔과 그들의 절절한 눈물을
내 손과 마음으로 훔쳐 닦으리라 했건만
어찌 눈물의 쓴잔은 뱉고 꿀물에
중독되어버린 회칠한 돌무덤이어라
이제 또 나를 본다
내가 높이 달려야 할 그 수욕의 십자가에
올해도 여전히당신을 달아야만 하는
이 원통함과 비통함에 통곡하여도 시원찮은
어둠의 철가면 뒤로 내 얼굴을 감추며
당신의 용서를 다시 한 번 엎드려 구하나이다.
- 옮겨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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