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프스의 신들
올림포스 궁전
신 중의 신인 제우스는 대신(神)이라고 불린다. 이 대신 제우스 밑에는 주신과 아신(神)과 종신(從)이 있다. 주신은 '으뜸신'이라는 뜻이다. 먼저 대신인 제우스가 있고, 제우스의 아내이자 신성한 결혼의 수호 여신인 헤라, 바다의 신이자 곧 바다인 포세이돈, 저승을 다스리는 저승의 신 하데스, 곡식을 다스리는 여신 데메테르, 헤라 여신을 도와 인간의 가정과 부엌 일을 돕는 헤스티아(Hestia) 등 여섯 신은 제우스와 형제자매간이다. 그리고 나머지 여섯 신은 제우스의 아들딸이다. 태양과 음악과 의술을 관장하는 아폴론,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 천상의 심부름꾼이자 상업의 신인 헤르메스,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지혜와 정의로운 전쟁의 여신 아테나, 무지막지한 전쟁의 신 아레스가 그들이다.
제우스 흉상
으뜸 신들 아래에는 아신(神)들이 있다. 아신은 으뜸 신들에 버금가는 신이라는 뜻이다. 먼저 제우스와 헤라의 딸인 '청춘'이라는 뜻을 지닌 헤베가 있다. 또한 므네모시네(Mnemosyne) 여신의 딸들로 이루어진 무사이 (Mousai) 9자매가 있다. 예술의 여신들인 이들 무사이를 영어로는 뮤즈(Muse)라고 하며 무사이들이 사는 신전을 '무사이온(Mousaion)'이라 하며 영어로는 '뮤지움(Museum)'이라고 한다. 신성한 결혼의 수호 여신 헤라 곁에는 에일레이튀이아(Eileithyia)라는 출산을 주관하는 버금 여신이 있다. 그 옆에는 심부름을 주관하는 이리스(Iris)라는 버금 여신이 있다. 이밖에 으뜸 신들의 몸치장을 돕는 카리테스(Charites) 여신들도 버금신이다. 카리테스 여신의 주위에는 정의의 여신 디케(Dike), 평화의 여신 에이레네(Eirene), 미풍양속의 여신 에우노미아(Eunomia) 가 앉는다. 화목의 여신 이름은 하르모니아 (Harmonia)다. 이 하르모니아가 들어오면 슬며시 자리를 피하는 여신이 바로 '불화'라는 뜻의 에리스(Eris) 여신이다.
운명의 여신은 클로토(Klotho), 라케시스(Lachesis), 아트로포스(Atropos) 등 세 명으로, 그들의 임무는 인간의 운명의 실을 짜는 일이었다. 또 그들은 큰 가위를 가지고 있어서, 마음만 내키면 가위로 그 운명의 실을 끊기도 하였다. 이 여신들은 테미스의 딸로서, 그 어머니는 제우스의 옥좌 곁에 앉아 상담역을 맡았다.
아폴론과 아홉 뮤즈들
복수의 세 여신들(에리니스 혹은 푸리아이)은 정의로운 재판을 피하거나 멸시하는 자들의 죄를 비밀의 바늘로 벌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이 복수의 여신들의 머리칼은 뱀으로 되어 있고, 온몸이 무섭고 소름끼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이름은 알렉토(Alectoe), 티시포네(Tisiphone), 메가이라(Megaera)였는데, 그녀들은 한편 에우메니데스(Eumenides, 착한 마음의 여신)라고도 불렸다.
네메시스(Nemesis)도 복수의 여신이었다. 그녀는 신들의 분노, 특히 거만한자와 불손한 자들에 대한 분노를 상징한다.
판(Pan)은 가축과 목자의 신으로서, 그가 즐겨 거처하는 곳은 아르카디아의 들이었다. 사티로스(Saturos)는 들의 신이었다. 그들은 온몸에 딱딱한 털이 있었고 머리에는 뿔이 돋아 있었으며, 다리는 산양의 비슷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아무도 못 말리는 바람기
제우스는 많은 자손을 보기 위해서 여신이든 님프든 인간이든 미인이면 가리지 않고 관계를 맺었다. 상대가 싫다 해도 교묘한 수단으로 접근하였고 소로 변하면 자기도 소로 변해서 덮치고,뱀으로 변하면 자기도 뱀으로 변해 덮치고, 세상에 위험이 닥치면 영웅을 낳아야 한다며 덮쳤다.
헤라도 싫다고 계속 도망치자 다친 새로 변신해서 헤라가 보듬어주는 틈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냅다 덮쳤다. 심지어 남자(Gany medes, 가니메데스) 한테도 반해서 납치한 전적이 있다.
제우스와 칼리오페.숲의 님프 칼리오페가 자신의 딸아르테미스를 존경한다는 약점을 알고 아르테미스로 변신하여 칼리오페를 유혹하는 장면
유일하게 스스로 제우스에게 벗어난 여자는 아르고스의 님프인 시노페 (Sinope)밖에 없다. 제우스에게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안 시노페는 우선 제우스에게 스틱스의 강에 맹세하고 소원을 하나 들어달라고 한다. 제우스는 기분이 들뜬 상태라서 무엇이든 들어주겠다고 흔쾌히 스틱스의 강에 맹세를 했는데, 이에 시노페가 댄 소원은 “평생 처녀로 남게 해주세요."였다. 결국 제우스는 시노페를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제우스와 헤라_제우스는 헤라와 결혼전 이미 메티스와 테이스두여신과 결혼한 상태였다.
신들의 여왕 헤라
제우스의 누이이자 아내인 헤라는 남편인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질투의 화신이 되었다. 헤라의 어머니 레아는 티탄의 전쟁 중 헤라를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에게 맡겼다. 전쟁이 끝나고 제우스는 아름다운 헤라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그러나 바람
둥이인 제우스를 좋지 않게 여겼던 헤라는 제우스의 구혼을 거절했다. 그 이후로 제우스는 끈질기게 헤라를 쫓아다녔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중 헤라가 혼자 있을 때 제우스는 폭풍우를 일으키고 작은 새로 변하여 다친 척 하였다. 동정심이 일어난 헤라는 작은 새를 자기 방에 데려다 안아주었는데, 순간 제우스는 모습을 드러내어 덮치려고 했다. 이때 헤라의 저항이 완강하자 제우스는 자신과 결혼하면 신들의 여왕이 될 것이라 약속하며 동침을 하였다.
제우스의 끊이지 않는 바람기에 헤라는 만물의 어머니에서 한낱 질투의화신으로 변한다.
제우스와 헤라의 부부싸움
헤라는 사소한 일에도 제우스와 마찰을 빚었다. 제우스와 헤라가 남녀 사이에 사랑의 쾌감에 대한 열띤 논쟁을 벌이던 중, 남자와 여자의 삶을 모두 살아본 테이레시아스(Tainsia)에게 물어보자고 해서 그를 불렀다. 제우스는 여성이, 헤라는 남성이 느끼는 쾌락이 더 크다고 각각 주장했는데 테이레시아스는 여성이 느끼는 쾌락이라면 남성은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논쟁에서 진 헤라가 화풀이로 테이레시아스의 눈을 멀게 하자, 제우스가 자신의 편을 들어준 대가이자 헤라의 저주에 대한 보상격으로 테이레시아스에게 예언의 능력을 줬다. 또한 제우스는 테이레시아스에게 남보다 7배나 긴 수명을 주었다.
헤라와 레토. 제우스와 사랑하여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쌍둥이남매를 낳은 레토를 감시하는 헤라
헤라의 연적들
헤라는 눈이 무척 아름다웠기 때문에 각종 서사시에서는 '황소 눈의 헤라'라고 불린다. 헤라를 상징하는 동물 중에는 흰 소와 공작이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 하얀 팔의 헤라'라고도 불린다. 모두 헤라의 권위를 높이 사는 표현이다. 소는 보통 대지나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헤라의 동물 중 소가 있으니 어느 정도의 권세를 가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 제우스의 제어할 수 없는 바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질투의 화신이 되었다. 그녀는 디오니소스의 어머니 세멜레를 꼬드겨 세멜레가 제우스에게 벼락을 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했다가 그녀를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죽게 했다. 또한 제우스가 사랑한 암소로 변신한 이오도 괴롭혔다. 그리고 레토를 쫓아다니며 그녀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쌍둥이 남매를 낳지 못하도록 방해하기도 했다. 또 제우스가 아르테미스를 수행하던 님프 칼리스토(Callisto)를 사랑하자 칼리스토를 흉측한 곰으로 변하게 했다.
디오니소스, 루브르박물관
바커스, 1497-98, 피렌체 바젤로국립박물관
술을 맛보는 바커스와 어린 목신 새티루스가 포도를 훔치는 장면이다
디오니소스 상, 로마시대, 2세기 , 큐레네, 디오니소스 신전,
리비아, 대리석 ,높이 171, 대영박물관
현재 리비아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그리스 식민도시 큐레네는 로마제국 밑에서 번영했는데, 이 아름다운 조각상은 바로 이곳에서 발견되었다. 덩쿨과 포도송이로 이 신상이 주신 디오니소스임을 알 수 있다. 디오니소스는 샌들을 신고 긴 히만티온(망토)을 왼쪽어깨에서 등으로 늘어뜨려 몸을 감싸고 왼손을 들어올려 탐스러운 포도송이를 들고 있다. 부드럽지만 남성적인 몸매이고 그의 성기는 노출되어 있다. 두텁게 접힌 망토의 질감이 매우 정교히 표현되었다. 뒷면이 평편하게 처리된 것으로 미루어 벽감이나 벽면에 안치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원2세기의 한 유능한 조각가가, 기원전3세기 그리스 조각상을 모델로 모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모든 고대 조각상들이 그랬듯이 이 조각상도 적어도 부분적으로 채색되어졌다고 보여진다. 눈과 덩쿨에 붉은색 안료의 흔적이 남아있다. 고대에는 유두 같은 세부적인 것 이외에 몸 자체는 채색을 가하지 않고 피부의 부드러운 감촉을 대리석 표면으로 충분히 살리고, 채색된 옷과 아름다운 대비를 이루도록 했다. 이 조상과 함께, 디오니소스의 시자인 포도 덩쿨을 두른 표범상과 본상이 세워졌음을 추측케하는 대좌도 발견되었다. 이 조각이 발견된 건물은 디오니소스 신전으로 밝혀지고 있다
바커스 신, 바티칸 박물관
바커스, 로마 캐피톨리네박물관 http://blog.naver.com/jun1s/10436468
바커스, 주후2세기, 런던 대영박물관, http://blog.naver.com/jun1s/10436468
바커스 신, 바티칸 박물관
디오니소스를 표현할 때는 거의 대부분이 머리에 포도 덩쿨을 쓰고 있다. 이유는 그는 술의 신이며, 사람들에게 포도 제배법과 포도주 담그는 법을 가르치며 동시에 자기의 신앙을 전파한다. 디오니소스가 헤라 여신 때문에 미쳐서 돌아다닐 때 제우스와 헤라의 어머니인 레아가 디오니소스의 병을 치유해 주고 후에 디오니소스의 축제 때 행해질 종교 의식을 전수해 주었다. 그 때는 새끼사슴의 가죽옷을 입어야 하기에 디오니소스의 옷은 사슴털 가죽옷이다. 성인이 된 디오니소스의 손에는 삿갓 모양의 손잡이가 달리고 덩굴장식이 화려한 튀르소스(Thyrsos)라는 막대기가 들려져 있다.
디오니소스 축제의 주신제는 차마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광기와 난행에 가득한 것이었다고 한다. 광신도 여성들은 술에 취하면 발광하는 건 물론이고 곁에 있는 사람을 죽이는 일도 저질렀다. 펜테우스가 어머니와 이모들 손에 찢겨 죽은 것도, 오르페우스가 트라키아 처녀들에게 맞아 죽은 것도 모두 디오니소스 축제 때였다. 디오니소스 축제는 12월에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죽음을 통한, 죽음의 극복에 의한 생명을 탄생시킨다는 의미라고 한다. 바코스란 말 자체가 씨앗이다. 그러니 씨앗이 겨울이라는 죽음의 시간을 통해 몸을 썩히고 싹을 내고 대지에 생명을 퍼트려 열매를 맺는것이다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 폼페이 베티에르의 집 벽화
네로 황제 시대(54∼68)의 벽화. 신화에 전해지는 디오니소스 의식을 그렸다. 의식을 받고 있는 헤르마프로디토스(가운데 반라의 인물로 양성이다)의 오른쪽에 서 있는 디오니소스의 신녀 마이나데스가 성욕을 증진시키는 약과 디오니소스의 상징인 솔방울 지팡이 티르소스를 들고 있다. 이 의식을 마치면 여자들은 격렬한 춤을 추며 여러 상대와 성관계를 갖게 된다
디오니소스 신
그리스신화에서 매우 이색적인 성격을 가진 신으로 로마신화에서는 바쿠스라고 한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올림푸스의 신들 가운데서 그 내력이 분명하지 않은 신이며, 호메로스에서도 단지 포도를 재배하는 신으로 등장할 뿐이다. 그는 본래 북방의 트라키아 지방에서 온 신으로 식물의 생성과 번성의 신격이었던 듯하다. 그리스에서는 포도재배와 더불어 술의 신이 되어, 격렬한 도취상태가 따르는 종교적 광란의 제례는 오르페우스교 등의 신비적인 밀의(密儀)와 결부되었다. 디오니소스는 판·사티로스·실레노스 등을 종자로 하고, 횃불과 티르소스라는 담쟁이덩굴을 감은 지팡이를 흔들며 난무(亂舞)하는 신녀(바카이·마이나데스)를 거느리고 산과 들을 헤맨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이다.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세멜레는 질투하는 헤라의 말에 속아, 제우스에게 헤라한테 갈 때와 같은 모습으로 자기 앞에 나타나도록 요구했다. 할 수 없이 제우스가 뇌성벽력과 함께 침실에 나타나자, 그녀는 그 작열에 타서 죽는다. 그때 제우스는 세멜레의 태내에서 6개월된 디오니소스를 꺼내 자신의 넓적다리에 넣고 꿰맸다. 달이 차서 태어나면서부터 헤라의 박해를 계속 받은 디오니소스는 급기야 미치게 되어 이집트와 시리아로 헤매다닌다. 그러나 프리기아의 여신 레아에 의해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그녀로부터 비교(秘敎) 의식을 배웠다. 그때부터 그는 열광적인 신자를 거느리고 포교를 위한 편력과 박해에 대한 싸움으로 세월을 보냈는데, 그것은 이 신의 승리와 영광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그의 종교를 업신여기는 자에게는 가혹한 징벌을 내렸는데 많은 어둡고 비참한 이야기 중에 테베왕 펜테우스의 죽음은 에우리피데스의 《바쿠스의 신녀(信女)》에 잘 묘사되어 있다. 디오니소스는 아폴론과 대치되어 예술의 격정적·본능적인 창작충동을 구현하는 것으로 취급되며, 특히 연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디오니소스 Dionysos
주신(酒神), 포도 재배의 신, 그리스 비극 희극의 수호신. 바코스(Bakchos)라고도 한다.
로마신화의 디오니수스, 바쿠스(Bacchus), 리베르(Liber)와 동일시 되었다. 영어발음은 바카스라고 한다. 원래 고대 리디아, 혹은 트리키아, 마케도니아에서 엑스터시를 수반하는 광란의 의식에 의해 숭배되었던 자연신이었다. 디오니소스는 '뉘사산에서 자란 제우스'란 뜻이다.(여러 뜻의 이름이 있음) 제우스와 세멜레사이에서 태어났다. 디오니소스의 숭배는 사회나 가정에서 억압당하고 있던 여성(마이나스 or 바카이)들 사이에 열광적으로 확산되었다. 사슴가죽을 몸에 두른고 짐승을 찢어 산 채로 먹었다고 한다. 낙소스섬에서 만난 크레타의 왕녀 아리아드네를 아내로 맞이하여 세아들을 얻는다.
테바이 시의 건설자인 카드모스는 죽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인간의 몸으로 여신인 하르모니아와 결혼했다. 인간이 여신과 결혼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이들 사이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처녀 세멜레가 태어났다. 이런 아름다움이 제우스의 눈을 벗어날 리가 없었다. 기회를 노리던 제우스는어느 날 밤에 세멜레의 방으로 숨어 들어 자신이 제우스임을 밝히고 처녀의 싱싱한 육체를 마음껏 즐겼다. 세멜레는 워낙 아름다운지라 제우스는 행복하기 그지 없었다.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세멜레는 곧바로 잉태하였다. 제우스는 자신이 세멜레와 이렇게 달콤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헤라가 모르는 줄 알았다. 그러나 헤라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질투심에 불타는 헤라는 복수를 위해 무서운 음모를 꾸몄다. 모든 일의 원인은 바람을 피운 제우스에게 있었지만 제우스를 상대로 복수할 수는 없었다. 제우스의 유혹을 받아들인 죄밖에 없는 세멜레가 복수의 대상이 되었다. 제우스는 세멜레에게 자신이 얼마나 그녀를 사 랑하고 있는가를 보여 주기 위해 그녀가 원하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다고 맹세했다. 헤라는 복수를 위해 바로 이 맹세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세멜레의 마음에 그녀가 진정으로 제우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 헤라와 마찬가지로 제우스의 본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오만한 마음을 심어 주었다. 세멜레는 제우스에게 헤라와 결혼식 때의 모습 그대로 보여 달라고 졸랐다. 제우스는 참으로 난처했다. 연약한 처녀가 자신의 무시무시한 모습을 감당할 수 없음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세멜레를 달래 보았으나 막무가내였다. 제우스는 하는 수 없이 세멜레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번개와 천둥으로 둘러싸인 전차를 타고 세멜레의 방에 들어서면서 언제나처럼 번개를 던졌다. 세멜레는 무서운 제우스의 모습에 놀라 번개를 미처 피하지 못했다. 번개의 화염이 그녀를 감쌌다. 혼백이 그녀에게서 빠져 나갔다. 헤라의 복수는 성공했다. 세멜레는 임신 육 개월째였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뱃속의 아이가 불에 타지 않도록 궁전 기둥에 넝쿨을 자라게 하였다. 그러는 동안 제우스는 세멜레의 뱃속에서 태아를 끄집어내어 자신의 넓적다리에 넣었다. 달이 차자 아이는 아버지의 넓적다리를 뚫고 세상에 나왔다. 이 아이가 바로 디오니소스이다. 제우스는 세멜레에게 일어난 불행이 모두 헤라의 소행임을 알았다. 헤라가 갓 태어난 디오니소스에게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제우스는 디오니소스를 세멜레의 언니인 이노와 그녀의 남편 아타마스에게 맡기면서 헤라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여자아이로 키우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헤라는 이번에도 속지 않았다. 이노와 아타마스를 미치게 만들었다. 아타마스는 실성하여 아들 레아르코스를 사슴으로 착각하여 쏘아 죽였다. 미친 이노는 아들 멜리케르테스를 끓는 물에 넣어 죽였다. 이노는 제정신이 들자 절망하여 죽은 아이를 안고 바다에 몸을 던져 죽었다. 헤라의 분노와 무서운 복수심에 놀란 제우스는 디오니소스를 새끼 염소로 둔갑시켜 헤르메스에게 맡기면서 아이를 멀리 아시아의 뉘사 산에 사는 요정들에게 데려가라고 명령했다.
디오니소스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러나 헤라의 복수는 집요했다. 이번에는 디오니소스를 미치게 만들었다. 미친 디오니소스는 이집트와 시리아 지방을 방황했다. 디오니소스가 소아시아의 프뤼기아 지방에 이르렀을 때 제우스와 헤라의 어머니인 레아가 디오니소스의 미친 병을 치유해 주고 후에 디오니소스의 축제 때 행해질 종교 의식을 전수해 주었다. 이 제전에서 디오니소스와 신도들은 새끼 사슴의 가죽을 입어야 한다는 것도 가르쳐 주었다. 미친 병에서 치유된 디오니소스는 인도에까지 여행을 계속하면서 포도 재배법과 포도주 담그는 법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자신의 신앙을 전파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미치광이 소년이 아니었다. 표법 위에 올라타고 손에는 삿갓 모양의 손잡이가 달리고 덩굴장식이 화려한 튀르소스(Thyrsos)라는 막대기를 든 당당한 모습의 신이었다. 그의 곁에는 항상 그를 추종하는 한 떼의 무리, 즉 그를 길러 준 뉘사의 요정들과 판 신, 사튀로스, 세일레노스, 그리고 디오니소스를 광신적으로 믿는 마이나데스들이 뒤따랐다.
인도 정복을 마친 디오니소스는 소아시아를 거쳐 트라테 지방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곳의 왕인 뤼쿠르고스는 연인들이 술을 먹고 광기에 빠지는 새로운 종교를 환영하지 않았다. 그는 디오니소스와 여신도들을 소몰이 막대기로 마구 때리고 감옥에 가두었다. 이에 디오니소스를 키운 뉘사의 요정들은 지팡이를 뻐리고 달아났고 디오니소스도 바다로 뛰어들어 테티스에게로 도망쳤다. 그러나 디오니소스의 여신도들은 알 수 없는힘에 의해 감옥에서 풀려나고 왕 자신은 미쳐서 도끼로 포도 묘목을 자른다고 자신의 아이들의 손발을 잘랐다. 제 정신이 들자 전 왕국이 황폐화되어 불모의 땅이 되어 있었다. 백성들이 신탁을 물은즉 디오니소스의 노여움은 죄지은 자의 죽음으로만 풀어진다는 것이었다. 백성들은 뤼쿠르고스 왕을 말에 매어 사지를 여덟 조각으로 갈기갈기 찢어 죽였다.
디오니소스는 테바이에서 가장 심한 박해를 받았다. 인도에서 개선한 디오니소스는 어머니의 고향 테바이로 돌아갔다. 그러나 테바이에는 그의 어머니 세멜레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퍼져 있었다. 괴상한 차림의 젊은이가 이끄는 광기에 찬 무리들을 바라보는 테바이 사람들의 눈이 고울 리가 없었다. 특히 테바이의 왕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 신도 여인들이 산과 들에 나가 미친 듯이 뛰며 춤추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펜테우스는 즉시 대오니소스를 옥에 가두고 키타이론(Kithairon) 산에서 벌어지는 디오니소스 종교제전을 구경갔다가 디오니소스의 여신도들인 마이나데스들에 의해 사지가 찢겨 죽었다. 그를 찢어 죽인 여인은 다름 아닌 펜테우스의 어머니인 아가우에(Agaue)였다. 디오니소스 신앙이 가장 어려운 시련에 부딪힌 것은 아르고스에서였다.
디오니소스가 마침 아르고스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메두사를 죽인 영웅 페르세우스가 다스리고 있었다. 페르세우스는 디오니소스와 함께 자신의 왕국을 나누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헤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디오니소스는 자신의 여신도들인 마이나데스와 아내 아리아드네와 함께 맞섰다.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쳐들어 아리아드네를 돌로 변하게 하였다. 이에 이성을 잃다시피한 디오니소스가 온 아르고스 지방을 황폐케 하려 들자 헤라가 헤르메스에게 중재에 나서 달라고 부탁햇다. 돌이 된 아리아드네에게 하늘에 자리를 내주어 별자리가 되게 하고, 아르고스 지방에서는 디오니소스와 페르세우스가 공동으로 숭배 받는 것으로 신과 영웅 사이에 타협이 이루어졌다.
소아시아에서 시작된 디오니소스 신앙은, 트라케 지방을 거쳐 보이오티아와 펠레폰네소스로 들어와 끝내는 모든 그리스 본토에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디오니소스의 정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디오니소스는 배를 타고 그리스의 여러 섬을 정복하기 위해 떠난다. 디오니소스는 바닷가 바위 위에 홀로 앉아 있었다. 이때 마침 그 앞을 지나던 튀레노이(Tyrrhenoi)족 해적이 그를 발견하고는 몸값을 받기 위해 납치했다. 디오니소스는 해적의 선장을 찢어 죽였고 그 광경을 본 다른 선원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어 돌고래가 되었다. 해적을 혼내 준 디오니소스는 낙소스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마침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버림을 받은 크레타의 왕녀 아리아드네가 있었다. 그녀는 테세우스가 크레타에서 소머리에 인간의 몸을 가진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할 때 도움을 주고 그를 따라 낙소스에까지 오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가 잠든 틈에 테세우스는 그녀를 버리고 달아났다. 버림을 받은 슬픔에 잠겨 있는 아리아드네를 발견한 디오니소스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결혼하다. 디오니소스는 아리아드네에게서 암펠로스(Ampelos:포도밭), 스타퓔로스(Staphylos:포도나무), 오이노피온(Oinopion:술 마시는 사람)의 세 아들을 얻는다.
다프네 Daphne
테살리아의 하신 페네이오스의 딸(아르카디아의 전설에 따르면, 라돈 하신의 딸)인 님프. 아르테미스 여신처럼 사냥으로 나날을 보내는 소녀로, 그녀에 관해서는 두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첫 번째는 다음과 같다. 엘리스의 오이노마오스 왕의 아들 레우키포스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으나, 다프네가 냉담한 태도를 취하자 소녀로 변장하고 그녀에게 접근했다. 그는 머리를 길게 기르고 페네이오스왕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자기는 오이노라는 소녀인데 다프네의 사냥에 따라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이 부탁을 받아들였으나, 그것을 질투한 아폴론이 다프네와 그녀의 여자친구들에게 목욕할 마음을 일으키게 했다. 오이노로 변장한 레우키포스는 목욕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다프네와 그녀의 친구들은 그를 발가벗겼다. 그리하여 레우키포스가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된 여자들은 분노한 끝에 그를 죽이고 말았다.
다프네에 관한 두번째의, 그리고 가장 유명한 이야기에 따르면, 아폴론 자신이 그녀를 손에 넣으려다 실패했다는 것이다. 아폴론이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은, 그가 사랑의 신인 에로스를 조롱한 일이 계기가 되었다. 어느날 아폴론은 강궁을 구사하는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면서, 에로스의 약한 활과 가느다란 몸을 비웃었다. 이에 에로스는 그를 벌하기 위해 파르나소스 산정에서 두 개의 화살을 쏘았다. 그 중에서 황금으로 된 화살이 아폴론의 심장을 꿰뚫어 다프네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납으로 된 또 하나의 화살은 아프네의 심장에 맞았는데, 이 때문에 그녀는 어떤 남자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되었다. 아폴론은 숲에서 다프네를 쫓아 다니다가 그녀 아버지의 강인 페네이오스 강가에서 겨우 붙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그녀는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결사적으로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다프네의 몸에서 뿌리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월계수로 변하고 말았다. 그 후부터 월계수는 그녀의 이름을 따서 부르게 되었다. 아폴론은 그녀를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음악과 활의 신인 아폴론은 그뒤 월계수를 자기 리라(비파)와 화살통을 장식하고, 그 잎으로 관을 만들어 음유시인들의 머리를 장식했다.
갈라테이아 Galatea
바다의 신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딸.
그 이름은 '젖빛 여자'라는 뜻.
시칠리아 섬의 앞바다에 살고 있었는데, 이 섬에는 양과 산양의 무리를 키우는 키클로프스의 하나인 폴리페모스가 있었다.
폴리페모스는 갈라테이아를 짝사랑하여 그녀를 쫓아다녔다.
그러나 판 신과 님프인 시마이티스의 아들이자 양치기인 아키스를 사랑하던 갈라테이아는, 폴리페모스의 무서운 외모가 싫어 그의 구애에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폴리페모스는 아키스에게 격렬한 질투를 느끼고, 애써 사랑의 노래를 불러 갈라테이아의 마음을 끌려고 했지만, 시끄러운 그 노래에 연인들은 조소만 보낼 뿐이었다.
이에 폴리페모스는 어느 날 초원에서 잠자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아키스에게 큰 바위를 던져 깔아뭉개버렸다.
비탄을 견디지 못한 갈라테이아는 바위 밑에 강을 흐르게 하고 아키스를 그 강의 신으로 삼았다. 또 다른 설에는 아키스가 등장하지 않고, 폴리페모스가 사랑의 노래와 피리의 가락으로 갈라테이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