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 예수님 탄생
마리아와 사자, 다비드(Gerard David, 1460~1523, 폴랑드르)가 그린 유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81 마리아와 천사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 천사
성전 안에서 사가랴가 천사를 만난 지 여섯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천사 가브리엘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갈릴리 지방에 있는 나사렛이라는 마을로 갔다. 그리고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의 집을 찾아갔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는 그 집 안으로 들어가 마리아를 보고 말하였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행복한 여자여, 기뻐하여라. 하나님께서 그대와 함께 계신다. 그대는 모든 여자 중에서 가장 축복을 받은 사람이다."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마리아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리아는 지금 천사가 한 말의 뜻이 무엇인지를 몰랐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마리아의 머리 속을 왔다갔다 하였다.
그때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마리아여, 걱정하지 말아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이다. 그대는 곧 아이를 배어 아들을 낳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 아기는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리어질 것이다.
하나님은 그에게 조상인 다윗 왕의 왕위를 주실 것이며, 그는 영원히 야곱의 자손들을 다스리는 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왕국은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이다."
그때 마리아는 천사에게 말하였다.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요? 저는 아직도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요."
천사는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내리시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힘이 너를 감싸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에게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어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리어지게 될 것이다. 보아라. 그대의 친척인 엘리사벳은 늙었는데도 아이를 배었다. 엘리사벳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소문이 난 여인었는데도 아이를 밴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하지 못하시는 일이 없기 때문이란다."
그 말을 들은 마리아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저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집을 떠나 유대 산골에 있는 마을을 찾아갔다. 사가랴와 그 아내 엘리사벳을 만나러 간 것이다. 엘리사벳과 마리아는 이종사촌간이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찾아와 인사를 하였을 때, 엘리사벳의 배 안에 있는 아이가 뛰놀았다. 그리고 마리아의 말을 들은 엘리사벳은 성령이 그 마음에 가득 차서 큰 목소리로 말하였다.
"마리아는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큰 축복을 받은 사람이어요. 그 배 안에 있는 아기도 축복을 받은 분이어요. 나의 구세주의 어머니인 마리아가 나를 찾아오시다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르겠어요. 마리아가 나를 찾아와서 인사를 했을 때 나의 배 안의 아이는 기뻐서 뛰놀았어요.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 여인은 참으로 행복하여요."
그 말을 듣고 마리아는 노래하듯이 말하였다.
"나의 마음은 주를 찬양하며,
나의 영혼은 구주이신 하나님을 기리어요.
하나님은 천한 여자를 돌보아 주셨어요.
이제 앞으로 모든 사람들은, 나를 행복한 여자라고 할 것이어요.
힘을 가지신 분이 나에게 큰 일을 해 주셨기 때문이어요.
그 이름은 거룩하시고
그 사랑은 대대로 끊임없이
주를 받들어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미칠 것이어요.
주께서는 그 팔의 힘을 뻗쳐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찾아 흩으시어요.
권력 있는 사람을 끌어내리시고
낮은 사람들을 높이시어요.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유한 사람들을 빈 손으로 떠나가게 하시어요.
주께서는 약속하신 사랑을 잊지 않으시고,
그의 종인 이스라엘을 붙들어 주셨어요.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사랑은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영원토록 있게 하시어요."
세례 요한이 태어나다
엘리사벳은 열 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이웃 사람들과 친척들은 모두 하나님이 엘리사벳을 끔찍이 사랑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결같이 기뻐하였다.
아이가 태어난 지 여드레째 되는 날, 아이의 할례(유대교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하는 예식)를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아기 이름을 아버지의 이름을 따라 사가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세례 요한의 탄생, 루카 시노랠리(Luca signorelli, 1441~1523, 이탈리아)가 그린 유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때 아기 어머니가 말하였다.
"아닙니다. 요한이라고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댁의 친척 중에는 요한이라는 이름이 없는데요." 하면서 아기 아버지인 사가랴에게 손짓으로 물어보았다. 사가랴는 쓸 것을 가져오게 한 다음 '그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러자 또 금방 벙어리였던 사가랴의 입이 열리며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사람들은 더욱 놀라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런 이야기가 유대 산골 온 마을들로 퍼져 "이 아이는 대체 어떤 사람이 될까?" 하고 사람들은 서로 말을 주고받았다.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는 성령이 마음에 가득 차 예언하듯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양하여라.
하나님은 그 백성을 돌보아 건지시고
우리를 위하여 구원의 뿔을
그의 종 다윗의 집에 세우셨다.
옛날부터 거룩한 예언자의 입을 통하여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들을 원수들에게서 건지시고
우리들을 미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손에서 건져내셨다.
주께서 우리 조상들을 사랑하시고, 그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다.
이것은 주께서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맹세하여
우리들에게 주시마고 약속하신 것이다.
우리들을 원수들의 손에서 건져 주시고,
살아 있는 동안 끝까지 깨끗하고 올바르게
주를 섬기도록 하셨다.
아가야, 너는 지극히 높은 예언자라고 불리어지게 될 것이다.
주의 앞에 먼저 가서 그 길을 닦고,
죄를 용서받고 구원 얻는 길을
그의 백성들에게 알려 줄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깊은 사랑에서 오는 것이다.
하나님은 아침 해를 하늘 높이 뜨게 하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사는 사람들을 비쳐 주게 하시고,
우리들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신다."
아기는 몸과 마음이 굳세게 자라서 이스라엘 사람들 앞에 나타날 때까지는 빈 벌판에서 살았다.
예수의 탄생, 후고 판 데르 괴스(Hugo Van Der Goes, 1442~1482)가 1476년에 그린 유화.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지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431쪽에 있는 글입니다.>
82 예수님의 탄생
그 무렵,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기원 전 3년~기원 14년 재위)는 모든 사람들에게 호적 등록을 하라는 칙령을 내렸다. 이 호적은 세금을 걷기 위한 것으로, 구레뇨가 수리가 총독으로 있을 때에 처음으로 그 제도를 만든 것이다.
사람들은 호적 등록을 하러 저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요셉도 갈릴리의 나사렛 동네를 떠나 유대에 있는 베들레헴이라는 다윗의 동네로 갔다. 요셉은 다윗 집안 사람이었기 때문에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다윗 마을로 호적 등록을 하러 가게 된 것이다. 그때, 마리아는 이미 아이를 배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베들레헴에 있는 동안, 마리아는 첫 아들을 낳았다. 마리아는 아기를 강보아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사람들이 다 차서 들어갈 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양을 치는 목자들이 밤새워 양 떼를 지키느라고 들에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나님의 천사가 나타나며, 하나님의 영광의 빛이 근처를 비쳤다. 목자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그러자 천사가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모든 사람에게 줄 큰 기쁜 소식을 가지고 왔다. 오늘 다윗의 마을에 구주가 나셨다. 그는 곧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이다. 너희들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눕혀 있는 아기를 보게 될 것인데, 그것이 너희들에게 보여 주는 표징이다."
그러자, 별안간 하늘의 군사들이 나타나 천사와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 있고, 땅에서는 주께서 기뻐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가 있다."
아기 예수를 찬양하는 목자들
천사들이 하늘로 올라간 다음 목자들은 베들레헴으로 가서 천사가 가르쳐 준 일을 보고 오기로 하였다. 그들은 마리아와 요셉, 그리고 구유에 누워 있는 어린아이를 보았다. 목자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퍼졌고,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아기의 이름은 천사가 일러준 대로 예수라고 불렀다. 그리고 모세의 율법대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예식을 올리는 기간 (7일 또는 40일)이 다 된 후, 부모는 아기를 하나님께 드리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갔다.
하나님의 율법에는 '첫 아들은 주께 드려야 한다' 그리고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드려야 한다'고 씌어 있었다.
그때, 예루살렘에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마음이 바르고 신앙이 깊은 사람으로 하나님이 약속하신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었다.
시므온의 찬미, 에어르트 드 겔데르(Aert De Geder, 1645~1727, 네덜란드)가 그린 유화.
그날, 시므온은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성전 안에 들어갔을 때, 마리아의 품에 안긴 예수님을 보았다. 시므온은 아기를 팔에 받아 안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노래하였다.
"주여, 이제는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군요.
저는 주께서 이 백성을 건지신 것을 보았사오니
이 구원은 주께서 모든 사람에게 베푸신 것이오며,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주의 길을 보여 주는 빛이요,
주의 백성인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그리고 시므온은 이상히 여기는 요셉과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의 많은 사람들을 넘어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여러 사람의 반대를 받기도 할 운명을 가졌습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 일이 똑똑히 겉으로 나타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날카로운 칼이 가슴을 찌르는 것 같은 슬픔을 또한 맛보게 될 것입니다."
3인의 동방박사,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 폴랑드로)가 1624년에 그린 유화. 벨기에의 안트워프 왕실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433쪽에 있는 글입니다.>
83 동방의 박사들
헤롯 왕 때 유대의 베들레헴에서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의 일이다. 그때, 동방의 세 박사들이 예루살렘을 찾아왔다. 동방의 박사들은 예루살렘에 이르자 사람들에게 물었다.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나신 분은 어디에 계십니까? 우리들은 동쪽에서 커다란 별을 보고 그 분을 경배하러 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헤롯 왕은 마음이 편안하지가 않았다. 온 예루살렘 사람들도 또한 이 소문을 듣고 모두 불안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헤롯 왕은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물어 보았다.
"구주라는 그리스도는 어디에서 태어나겠는가?"
헤롯 왕의 말을 들은 대제사장과 백성의 율법 학자들은 대답하였다.
"유대의 베들레헴입니다. 예언자가 이렇게 써 놓은 것이 있습니다.
유대의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의 고을 가운데서 가장 작지가 않다.
너의 안에서 한 지도자가 나와
나의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될 것이다."
헤롯 왕은 그 말을 듣고 몰래 동방 박사들을 불러서 별이 언제쯤 나타났는지를 가만히 물은 다음,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그 아기에 대한 것을 자세히 조사해서 알아 보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그곳에 가서 아기를 경배하려 하오."
헤롯 왕의 말을 들은 동방의 박사들은 베들레헴으로 갔다. 그런데 가는 길에 하늘에 그 별이 다시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동방에서 박사들이 본 그 큰 별이었다. 그 큰 별은 하늘에서 동방의 박사들의 앞길을 비추면서 박사들보다 먼저 자꾸 앞으로 갔다. 동방의 박사들은 큰 별이 이끄는 대로 그 길을 따라서 갔다.
이윽고 큰 별은 박사들이 찾는 아기가 있는 곳까지 가서 그 위에 멈추었다.
동방의 박사들은 크게 기뻐하여, 그 큰 별이 가리키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하여 어머니 마리아 옆에 있는 어린 아기를 만났다.
세 박사들은 모두 아기에게 엎드려 경배를 드렸다. 그리고 가지고 온 보물 상자를 열고, 황금과 유향과 몰약들을 꺼내어 예물로 바쳤다.
동방의 박사들은 아기를 찾거든 자기에게도 알려 달라는 헤롯 왕의 말을 듣고 이곳에 왔었지만, 박사들은 꿈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아라." 하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말씀하신 것이었다.
동방의 박사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헤롯 왕에게는 알리지 않고 다른 길로 하여 동방의 나라로 돌아갔다.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된 헤롯 왕은 몹시 노하였다. 그는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부근에 있는 두 살 아래의 사내아이들을 모두 죽였다. 그것은 헤롯 왕이 박사들에게서 들어 알아본 때를 표준하여, 그때 태어난 아이들을 모두 없애기 위해서였다.
이것은 그 안에 새로운 지도자가 될 그리스도가 끼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새 지도자가 나타나면 왕인 자기의 자리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예언자 예레미야가 다음과 같이 말한 대로 되었다.
"울며 크게 슬퍼하는 소리가 라마에서 들려왔다. 라헬이 자기 자식들 때문에 울었다. 자식들이 이미 없으므로 위로를 얻
애굽에의 피난, 틴토레토(Tinto Retto, 1518~1594, 이탈리아)가 그린 유화. 이탈리아 베네치아 로코 상당에 보관되어 있다.
<아래 글은 성서교재간행사, 명화성서 446쪽에 있는 글입니다.>
84 애굽으로 피하시다
헤롯의 손을 피하여
동방의 박사들이 돌아간 후에 하나님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 말하였다.
"어린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달아나거라. 그리고 내가 돌아오라고 일러 줄 때까지 그곳에 있도록 하여라. 지금 헤롯 왕이 아기를 죽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서 일어나 피하여라."
요셉은 얼른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갔다. 그러자 곧 헤롯 왕이 두 살 이하의 모든 어린애를 죽인 것이다.
얼마 후에 헤롯이 죽었을 때, 하나님의 천사가 애굽에 있는 요셉의 꿈에 나타나 말하였다.
"어린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로 돌아가거라. 아기를 죽이려고 하던 사람들은 이제 죽어버렸다."
요셉은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그러나 헤롯의 아들 아켈레오가 헤롯 왕에 이어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돌아가기를 두려워하였다. 그러자 또 꿈에 천사가 나타나 갈릴리 지방에 있는 나사렛 마을로 가도록 일러 주었다. 그는 나사렛 마을로 가서 살았다. 예언자는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이라고 부를 것이다."라는 말을 하였는데 그대로 된 것이었다.
성전에 가신 어린 예수님
어린 예수님은 차차 자라며 슬기롭고 튼튼한 어린이가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항상 그와 함께 있었다.
예수님이 열두 살이 되었을 때다. 유월절 행사를 맞아 그 부모는 예수님을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갔다. 그때의 풍속은 해마다 유월절이 되던 예루살렘으로 가서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유월절 행사가 끝나고 모두들 돌아갔는데도 어린 예수님은 혼자 예루살렘에 남아 있었다.
요셉과 마리아는 그것을 몰랐다. 동무들 틈에 끼어 함께 오려니 생각하고 돌아왔는데, 예수님은 오지 않았다.
성전에서 토론하시는 예수님
이튿날까지도 돌아오지 않으므로 다시 예루살렘으로 갔다. 그리고 사흘 만에 요셉과 마리아는 예수님이 성전에서 그곳 선생들과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묻기도 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듣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이 슬기롭게 말을 잘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예수님의 부모들도 그것을 보고 놀라며, 어머니가 예수님에게 말하였다.
"얘야, 이게 무슨 일이냐? 너의 아버지와 내가 너를 찾느라고 얼마나 걱정을 하였는지 아느냐?"
그때 어린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왜 나를 찾으셨나요? 내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모르셨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의 부모는 어린 예수님이 하는 말의 뜻을 잘 알 수가 없었다. 부모는 예수님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부모를 따라 나사렛으로 돌아온 예수님은 그 후로도 부모를 잘 섬기며 따랐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예수님이 태어날 때부터의 모든 일들을 마음 속에 잘 간직해 두고 있었다.
어린 아이가 태어나 구유에 누웠을 때, 양을 치는 목자들의 앞에 천군 천사들이 나타나서 찬양하던 일, 큰 별을 보고 찾아온 동방의 박사들의 일, 그리고 애굽으로 피하러 갔다 온 일, 그런 일들을 마리아는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예수님은 점점 더 자랐고, 크게 자랄수록 더욱 더 슬기로와졌다. 그리고 예수님은 하나님께도 사람들에게서도 매우 귀여움과 사랑을 받게 되었다.
요셉과 마리아는 그렇게 커가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그를 더 한층 사랑하였고, 예수님은 또 그의 부모들을 더 잘 받들며 섬겼다. <나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