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박두진 / 하늘

은총가득 2020. 2. 26. 14:40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 박두진, '하늘'

 

 

박두진 (朴斗鎭)

시인. 그리스도교 정신을 바탕으로 초기에는 자연을 읊다가

차츰 사회현실에 대한 의지를 노래했다.

시집으로 박두진 시선(1956)·사도행전(1973)·하늘까지 닿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