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과 자유

율법과 자유=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에서

 

조성욱 (목사, 히브리대학 히브리성서전공)

 

 

어려운 주제를 받아들고 추운 겨울 만큼이나 지성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법 전공이 아닌 그저 평범한 히브리 성서를 공부하는 학도이며 그리스도를 믿는 무리로 아직 제자군에 들어서지 않은 무능한 사람이기에 두려움이 앞섰다. 더욱이 예루살렘 사람이라는 별칭으로 10년반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머문 경험으로 어찌 수 천년동안 이어진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다 논할 수 있겠는가?

이 글은 논문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소장한 자료들이 별로 없었고 전문성도 갖추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은 견습 화가가 켄버스에 큰 그림을 그리기 전 도제생의 습작과도 같이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이리저리 모아놓은 낙서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여러분들의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성서를 가르쳐온 알렉산더 로페 교수는 토라와 이에 수반하는 구체적인 규례와의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질문으로 제기했다. 둘 사이에 어떤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What correspondence can there be between a brief passage delivered first by God and called "words" and a lengthy address delivered by Moses defined as "instruction, laws and norms"?)

 

히브리 성서 (구약)를 읽어나가노라면 율법과 관련된 다양한 표현들을 접하게 된다.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이러한 여러 가지 용어들에 대해 적지 않은 당혹감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가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가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유언집처럼 전해준 신명기만 보더라도 율법과 관련된 많은 용어들이 나온다: 율법 (히브리어로 토라로 읽는다-4:44), 증언 (히브리어 에둣), 규례 (후킴), 법도 (미슈파팀)-이상 4:45; 명령 (미쯔바)-6:1.

 

율법이 왜 이렇게 다양한 표현을 가질까?

성서 번역본 마다 율법과 관련된 용어들에 대해 번역에 있어서 일관적이지 않다.

 

NIV-율법 (the law), 증언 (stipulations), 규례 (decrees), 법도 (laws), 명령 (commands)

 

Tanakh-율법 (the Teaching), 증언 (decrees), 규례 (laws), 법도 (rules), 명령 (Instruction)-여기서 대문자로 표기한 율법과 명령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개역과 개역개정판은 율법, 증언, 규례, 법도, 명령이라는 용어에 어떠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이는 두 가지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 번역자들이 용어의 용례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바꿀 경우 초래한 혼란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있다.

 

히브리어 맛소라 사본 (현재 우리 손에 남아 있는 구역성서중 가장 중요한 히브리어 사본으로 1009년 레닌그라드에서 발견되었고 B19A(L) 사본이라고 부른다. 이 사본은 중세 유대인들이 필사한 사본으로 가장 권위가 있다. 1929년에 독일학자 Kittel에 의해 Biblia Hebraica (BHK)로 편집되었고 1969년부터 1976년까지 16명의 학자들에 의해 Biblia Hebraica Stutgartensia (BHS)로 재편집되었다.)

 

2010년 본질과 현상의 특집은 [법]이다. 일반적으로 법은 규제이고 일시적으로 억압일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자유에 이르는 길, 자유인이 되는 길임을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통해서 생각하고 확인하는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편집인으로부터 받았다. 본 글의 제목처럼 율법과 자유라는 개념을 대할 때 율법이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가 있다. 율법은 쿠란법이나 유대인의 종교법을 대표하는 개념이고 비종교개념으로 각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헌법, 혹은 실정법, 규례, 관습법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법을 떠올릴 때 구속, 속박의 개념이 먼저 우리 시야에 들어오지 해방, 자유, 해탈의 개념은 법과 전혀 상관이 없는 상반개념이 되고 만다. 우리에게 법은 무엇인가? 준법일 때는 평안이지만 무법일 때는 무질서, 혼란이다.

 

본 글에서는 히브리적 사고에서 율법이 가진 언어적 의미를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려고 한다. 우선 제목부터 바꾸고 싶다. 율법과 자유라는 개념보다 유대인 성경 타낙이 번역한 것처럼 “그 가르침” (The Teaching)으로 이해하여 그 가르침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자유라는 개념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다시 히브리대학 알렉산더 로페 교수가 제시한 질문으로 다가가 본다. 아마도 율법과 규례와의 의사소통은 율법을 "일반적인 규칙" (a general rule)이나 "원리" (the principle)로 이해하나, 규례, 증언 법도, 명령들은 일반적인 규칙을 "특성화, 구체적으로 적용한 것" (its particularizations, its applications)이라는 이해의 틀에서 사고를 전개해 나가고 싶다.

 

히브리적 개념으로 율법은 무엇인가? 히브리어 본문은 율법을 “토라” 라고 부른다. 토라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단어의 뿌리를 찾아가보면 원형 “야라”에서 출발한다. 의미는 “방향을 지시하다, 가르키다” 이다. 율법이란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인 것이다. 우리를 속박하고 구속하는 껄끄러운 대상이 아니라 우리에게 방향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안내자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율법이 말 그대로 위의 의미를 상실하고 법이 될 때는 그리스도의 최초 전파자 중 하나였던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 그 법은 우리를 주관하는 족쇄가 되며 율법은 옳은 자를 위한 것이 아닌 법을 범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구속하고 제한시키는 경계의 의미를 갖게 된다. (로마서 7:1; 디모데전서 1:8-10)

 

요즘 우리 사회에서 법의 공평성과 공정성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시국사범이나 질서문란 사범에 대한 판결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저런 중요 이슈에 대해 법원이 판결을 내려도 사람들은 그것에 순종하지 않는다. 최고재판기구인 헌법재판소에 제소를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헌재의 판결마저도 불복종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가? 법의 공정성이 결여되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법을 집행하는 검찰과 법의 기준을 정하는 재판정 사이에 갈등마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조국 현실이다.

하지만 토라는 무엇인가?

히브리 성서 신명기 5:22은 토라를 이렇게 정의한다.

“여호와께 이 모든 말씀을 산 위 불 가운데, 구름 가운데, 흑암 가운데서 큰 음성으로 너희 총회에 이르신 후에 더 말씀하지 아니하시고 그것을 두 돌 판에 써서 내게 주셨느니라”.

 

성서의 토라 정의에 의하면 토라는 신의 모든 말씀으로 신이 직접 내려주신 것이라는 대 명제를 가진다. 토라를 주신 신은 신약성서 야고보서에 의하면 빛들의 아버지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신 분으로 묘사된다 (1:17)

 

따라서 토라는 완전하고 변하지 않는 다시 말해 늘 변할 수 있고 수정이 가능한 세상 법과 다른 특성을 가진다. 토라는 공정하고 공평하다. 따라서 모든 이들이 토라의 가르침에 순종하고 따르는 특성을 수반한다. 일반적으로 대원칙, 대전제라고 불리는 십계명의 경우 이 법의 특징을 전문용어로 apodictic law라고 부른다. 이것의 특징은 ‘하라, 하지 말라’ 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서 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왜 우리가 그 법에 따라야 합니까? 의 토를 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법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 살인하지 말라, 도적질 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탐심을 품지 말라 고 말씀하면 그냥 따르고 순종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대근동의 다른 법들은 일명 casuistic law라고 부른다. 이것은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법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행동을 하게 될 때 이러이러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는 것이 부연 설명되는 것이 다르다.

이를 근거로 해서 십계명은 절대법으로 이해된다. 헌법마저도 수정과 보완이 가능하지만 십계명은 유대인의 사고로 볼 때 수정불가능한 절대규범이요 규칙이며 원리이다.

 

이러한 십계명 (율법)이 구체화될 때 신명기가 언급한 것처럼 규례, 규범, 증거, 율례, 명령, 법 등으로 세분화되어 율법을 구체적으로 적용한다. 그러면 히브리적 개념으로 세분화된 용어들을 정리해보자.

 

증언-히브리어로 ‘에둣’이라고 불리우는 증언은 율법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는 용어이다. 율법이 증언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고대근동의 계약체결의식을 살펴볼 때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증인을 불러오는 것이다. 그 증인은 사람인 경우보다는 자연만물인 경우가 더 많다. 성서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체결한 후 부른 노랫말 서두에 보면 증인을 불러오는 장면이 나온다. “하늘이여 귀를 기울이라 내가 말하리라 땅은 내 입의 말을 들을지어다” (신명기 32:1) 이사야 선지자도 동일한 특징을 그의 예언 서두에서 사용한다. “하늘이여 들으라 땅이여 귀를 기울이라” (이사야 1:2) 이 부분에 대한 결론은 자명하다. 율법 (토라)을 증언이라 부르는 이유는 토라자체가 증언의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규례-히브리어로 ‘후킴’이라고 불리운다. 이 단어는 “법”을 뜻하는 ‘혹’의 복수형태이다. 개화된 사회에는 법이 존재한다. 법은 사회구성원이 동의한 규칙이다. 회의 중에 논란이 일더라도 누군가 법이요 하면 그 말에 청종하는 기본 예의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법이요 외치는 것이 오히려 무색해 지는 느낌이다. 법을 정했어도 나름대로 입맛과 입장에 따라 법을 무시하는 분위기다. 왜 그런가? 법이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고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공정성과 공평성을 상실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브리적 개념으로 법 (혹, 복수형태 후킴)은 말 그대로 법이다. 마치 예수님의 선언-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처럼 강력하게 끌고 묶는 힘이 있다. 시편 2편 7절에서 하나님의 법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성경의 율법 (토라)는 신이 제정하신 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공평성과 공정성이 내포되어 있기에 만민에게 법인 것이다 는 의미이다.

 

법도-히브리어 “미슈파팀”을 번역한 것이다. “미슈파팀”은 복수형태로 원형 “미슈팥”의 뜻은 일반적으로 재판과 관련이 되어있다. 이 단어에 집을 뜻하는 “베이트”를 더하면 재판정이 된다. 또한 재판관의 단어도 이 단어에서 나온다. 히브리어로 재판관을 ‘쇼펱’ 이라고 부르고 복수형태로 ‘쇼프팀’이라고 부를 때 구약성서의 사사기가 된다. 즉 사사는 재판관인 셈이다. 율법이 법도란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의 삶의 시시비비를 가려주는 재판관이라는 것이다.

 

명령-히브리어 “미쯔바”를 번역한다. 율법 (토라)은 명령이라는 것이다. 명령의 의미는 간단명료하다. 명령에 불순종하면 처벌이 따르고 순종하면 복이 임하고 유익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히브리어 원 뜻을 살리지 못한 번역들이 얼마나 율법이해에 오해를 가져다주는 지를 보게 되었다.

 

자 그럼 율법과 자유라는 원래 주제로 돌아가 보자.

율법을 히브리어 개념으로 바꾸어 자유라는 목표점으로 향하여 보자. 토라는 증언이다. 토라는 법이다, 토라는 기준이다. 토라는 명령이다. 다시 정리해 보면 증언, 법, 기준, 명령이 우리에게 아니 이스라엘 민족에게 자유를 주었는가? 에 질문에 답을 해 보아야 한다.

 

10년간의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예루살렘에 체류하면서 히브리대학에서 유대인들에게서 히브리 성서를 배웠다. 필자의 빈약한 이해에서 비롯된 성서이해는 다음과 같다.

성서는 유대인의 역사이다. 역사는 그들만의 역사만이 아니라 신과의 관계의 빛 하에서만 비로서 이해가 되는 그런 역사이다. 만일 유대인 역사에서 신을 제거한다면 그것을 더 이상 유대인의 역사가 아니다. 특히 유대인의 역사는 성서 속에 담겨있는 역사와 성서가 완성된 후에 성서를 적용시켜온 그들의 역사로 나눌 수 있다. 성서 후의 역사는 그들의 실패와 애환을 담고 있다. 2000년 유랑세월동안 유대인의 정체성을 지켜온 두가지 기둥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하나는 “쉐마”이고 다른 하나는 안식일 준수이다. “쉐마”의 히브리어 의미는 ‘들으라’ 는 뜻의 명령형태의 동사이다. 무엇을 들으라는 말인가? 쉐마의 내용은 신명기 6장 4절 이하에 있다. “쉐마 이쓰라엘 아도나이 엘로헤이누 아도나이 에하드” (들으라 이스라엘아 주 우리의 하나님은 한분이신 여호와시다)

 

두 번째 기둥은 ‘안식일 준수’이다. 안식일 준수는 유대인들에게 아킬레스건이다. 때론 안식일 준수의 철저함 때문에 율법주의라는 혹독한 비평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유대인들은 안식일 준수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신약성서도 예수님과 유대 종교자들 사이에 여러 번에 걸쳐 안식일 준수에 대한 대 충돌이 있었다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먹은 이야기-마태복음 12:1-8;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심-마태복음 12:9-15; 온갖 종류의 병자를 안식일에 고치심-마태복음 12:22)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할 일과 하지 못할 일을 엄격히 구분해 놓았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이 구분을 지었는가에 따라 적용의 범위와 대상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바리새인 (히브리어론 “페루쉼”으로 뜻은 성경을 주해하는 사람들, 요즘 말로 성경학자)들이 예수께 질문한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다. 여기서 하지 못할 일은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가다가 이삭을 잘라 먹은 것이 일하지 말하는 안식일 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바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면 무죄한 자를 죄로 정치 아니하였느니라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 고 대답하셨다. 예수님은 안식일 법도 자비법 안에 포함된 것임을 강조하고 계신다. 즉 법은 자비의 그늘아래 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인 예수님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시면서 랍비들의 안식일 규례의 정당성의 근거를 뒤 흔들어버리신다. 이 후에 안식일 논쟁은 두 그룹 간에 치열하게 전개되고 결국 유대인들은 예수를 죽이기까지 결의하게 된다.

예수님의 안식일 이해는 다음의 특징을 가진다.

첫째, 안식일 법은 인간의 유익을 위해 존재한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인간의 이익이 아니라 유익을 위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이익은 종교를 빙자한 탐심, 구속을 의미한다. 인간의 유익의 의미는 인간을 쉼과 자유로 이끄는 법이라는 것이다.

둘째, 안식일에 선을 행하라고 가르친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하지 못할 것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킨 반면에 예수님은 안식일이 해방과 자유를 가져다주는 긍정적 실행에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예수님은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은 어떠한 날인가? 오늘날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안식일을 적극적 의미로 선을 행하는 날 (Doing Something Good)로 지켜지기 보다는 소극적 의미로 하지 말라 (Don't Do These Things)에 집중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10년간 유대인들의 안식일 준수에 대한 필자의 제한된 경험에서 나온 인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지만 위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수를 셀 수 없는 사례들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안식일에 걷는 길의 길이가 제한된다. 안식일에 불을 피우는 것이 금지된다. 따라서 자동차도 엔진 열로 가동됨으로 운행이 중단된다. 밥을 열을 이용해서 짓는 것도 금지된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도 금지된다. 글씨 쓰는 것도 일이며 의사가 처방전을 발행하는 것도 금지되며 전화 단추를 누르거나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는 것이나 화장실의 물을 내리는 것, 심지어 자녀가 아파도 약병을 손으로 여는 것이 금지된 일이다....

만일 율법 준수의 한 예 안식일 법의 경우 이것은 자유가 아니라 속박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안식일은 과연 유대 사회를 구속하는 법인가? 아니면 자유를 가져다주는 법인가? 성서는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구약의 안식일 법은 크게 둘로 나뉜다.

 

구약의 안식일 (샤밭)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종교적인 의미 (religious meaning)로 거룩한 날이다.

창세기와 출애굽기가 말하는 안식일을 거룩한 날로 창조주 하나님의 쉼 (안식)을 기념한다 (창세기 2:1-3; 출애굽기 20:8-11)

둘째, 인도적인 차원 (humanistic dimension)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날이다. 출애굽기와 달리 신명기에서는 안식일에 주인이 쉬는 것처럼 종도 짐승도 쉼을 누려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신명기에서는 모세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새 세대들을 향해 창세기와 출애굽기에서 말한 안식일 법을 재해석하고 있다. 여기서 두드러진 특징은 다음과 같다.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너를 거기서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너를 명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 (신명기 5:15)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대교 뿐 아니라 어느 종교이든지 자비가 결여된 법은 다시 말해 인도주의를 상실한 경건은 언어적인 뉴앙스로 볼 때 율법이지 토라가 아니다. 법이 율법이 될 때 우리를 옥죄이는 족쇄가 되지만 법이 토라가 될 때는 그것은 우리를 행방한다. 따라서 예수님의 말씀으로 본 글의 잠정적 결론을 맺고자 한다. (잠정적이라 함은 필자의 이 주제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는 의미이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함이로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이라도 반드시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에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마태복음 5:17-20-산상수훈 중에서)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저희가 대답하되 우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 남의 종이 된 적이 없거늘 어찌하여 우리가 자유케 되리라 하느냐” (요한복음 8:31-33)